오늘 이야기할 모더니스트는 아흐마토바와 마찬가지로 시궁창 같은 삶을 살았으므로 유머 없이 짧고 굵게 가겠다.
20세기 소련이 낳은 가장 위대한 시인 4인방에 대해선 아흐마토바 편에서도 언급했고, 계속 언급했다.
럭키-파스테르나크를 제외하곤 하나 같이 시궁창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20세기의 대표적인 시인들이었다.
사실 파스테르나크도 목숨만 건진 걸 빼면 나름 수난을 겪었지만, 아무튼 이 4인방 중 오늘 이야기할 모더니스트는 바로 마리나 츠베타예바다.
마리나 츠베타예바는 1892년, 혁명을 앞둔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폴란드 귀족의 후예였다고 하는데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병으로 죽는 등 벌써부터 수난을 겪기 시작한다.
그녀는 공부를 하며, 프랑스어에 좋아 죽는 러시아인들 중에서도 특이하게 소르본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시기, 러시아에선 안드레이 벨르이나 알렉산드르 블로흐 등의 등장으로 러시아 상징주의가 시작되었다.
츠베타예바 본인도 이 흐름에 동참하여 18살 때부터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다.
좋은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는 시인들 중 하나가 되고, 그렇게 잘 될 것만 같았다. 러시아 혁명이 터지기 전까지는.
혁명은 츠베타예바 본인에게 무척이나 비극적인 일이었다. 대개, 마야코프스키나 혁명을 환영하던 지식인들과 달리, 러시아 혁명은 츠베타예바 본인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어버렸다.
일단, 츠베타예바의 남편이 러시아 백군, 즉 반-소비에트 세력에 가담하였다.
그리고 당시 모스크바를 덮친 빈궁에 츠베타예바와 그녀의 딸들은 직격타를 맞고 만다.
굶주림을 피하기 위하여, 그래도 고아원에선 먹을 것이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딸들을 고아원에 맡겼는데, 딸 중 한 명은 끝내 굶어죽는다.
결국 다시 가족들을 데리고, 러시아를 떠나 츠베타예바는 파리로 망명을 떠난다. 다행히 여기에서 남편과 다시 재회도 하고, 릴케나 파스테르나크와 편지로 교류도 하고, 시도 게속 발표하면서 모든 것이 잘 될 것만 같았다.
츠베타예바의 시인으로서의 명성은 계속 높아졌지만, 그 가운데 그녀와 가족들은 고향을 떠났기에 심한 향수병을 앓고 만다.
이 즈음에 소비에트에선 외국으로 도망간 러시아인들에게 돌아오라며 츄라이 츄라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네가 돌아와도 괜찮아, 아무 것도 하지 않아요~ 란 말에 끝끝내 츠베타예바와 가족들은 러시아로 귀국한다.
하지만 스탈린 동무께서 인도하는 러시아는 알고 있다네, 누가 반동인지, 인민의 적인지~
그리고 지옥이 펼쳐진다.
사실 츠베타예바의 딸들 중 한 명의 러시아인 약혼자는 사실 그녀와 가족들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NKVD 공작원이었고, 앞서 말했듯 츠베타예바의 남편은 백군파였고, 그녀 또한 딱히 소비에트가 원하는 시를 쓸 인재는 아니었기에 처음부터 감시는 있어왔다.
그리고 러시아로 귀국한 후, 2년만에 츠베타예바의 남편과 딸은 수용소로 보내지고, 남편은 그대로 처형된다.
츠베타예바는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그녀 또한 곧 숙청될 것은 분명해보였다. 그녀의 가족과 아는 지인들 하나하나가 숙청되고 수용소로 보내지는 걸 보면서, 끝끝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츠베타예바는 1941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다.
물론 그녀가 죽은 당일, 그녀의 집에서 NKVD 요원들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사실 '자살'당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는 스탈린 동무에 대한 모욕일 것이므로 거짓말로 여기자 ^오^
츠베타예바는 러시아 상징주의로부터 시작하여, 파스테르나크나 아흐바토바 등 당대 러시아 시인들로부터 추앙받았고, 그녀 스스로가 파에드라 등의 번역등을 남기기도 하며 오늘날까지도 비극적인 삶과 함께 작품들이 기억된다.
한 가지 희소식은, 일단 그녀의 대표작 <끝의 시> 등 시 선집이 국내에도 번역 예정이란 점이다. 러시아 시인 4대장 중 만델슈탐과 더불어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산 20세기의 대표적인 시인을 곧 만날 준비를 하자.
햄릿과 그의 양심의 대화
-마리나 츠베타예바
그녀가 저 아래 누워있어, 뻘과
수초에 덮여선...그녀는 꿈꾸기 위해
내려갔지 - 하지만 저곳엔 꿈조차 없는데!
-그래도 나는 그녀를 사랑했지
그녀의 오라버니가 4만 명일 진들, 그들보다 더!
-햄릿!
그녀는 저 아래 뻘 속에 누워있어요,
뻘 속에! 그녀의 마지막 화환은
개울가 그루터기에 파묻혔죠.
-하지만 난 그녀를 사랑했어
4만 명의....
-그러나
한 명의 연인보단 부족했죠.
그녀는 저 아래, 뻘 속에 누워있어,
-하지만 과연 내가
(당황하며)
그녀를 사랑했을까?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 20세기 최고 시인 예이츠의 환상록과 자서전 읽으쉴?
- <율리시스>는 어떻게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는가?
- 위대한 피츠제럴드 (1), (2)
- 토끼공듀의 삶
바실리스크도 끝의 시 있다면 이 사람꺼도 있는갑네
역시 스탈린동무야 가차없으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