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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침팬지와 함께한 나의 인생
제인 구달
사이언스 북스
(서명/저자/출판사)
원제: My life with the chimpanzees(1988)

이 책을 산 건 언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을 것이다. 생물학에 심취했을 때, 내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이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들의 다양함과 통일성, 진화, 그리고 인간에 의해 파괴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옮겨졌다.

그러나 나는 철저하게 도시에서 자라왔고, 단 한 번도 삭막한 도시숲을 떠나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으로 가본 적이 거의 없다. 동식물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 식물, 곤충들의 생태는 내게는 너무 막연한 허상같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한반도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분포를 조사하는 업에 종사하고 있다. 도시생활에 적응한 몸은 곧잘 피곤해지기 일쑤지만, 여러종류의 새와 동물들을 관찰하고 구분하는 일은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제인 구달은 나와는 아주 다른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동식물을 관찰하기를 좋아했으며, 영국인이지만 아프리카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어했다. 그리고 좋은 기회들이 찾아와 침팬지를 연구하게 되었고, 그 후 침팬지의 습성과 행동에 대한 연구로 캐임브리지 대학에서 동물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고, 환경과 동식물 보전 운동으로 명성을 얻었다.

wikipedia에서는 이 책이 Children's book이라고 소개하지만, 성인독자들에게 수준이 낮지도 않고 유치한 표현도 없어서 나처럼 자연에 익숙하지 않은 성인들에게 좋은 책인것 같다.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이 책이 쓰여진 88년도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이라는 게 놀라움) 침팬지의 생태와 환경보전을 위해 외길을 개척해온 영장류학자의 자서전을 읽으며 숭고한 느낌을 받기까지 한다.

이 책에서 얻은 첫 번째 울림은 먼저 야생 밀림의 동식물을 직접 관찰하고 싶다는 것이다. 제인 구달이 침팬지를 관찰하면서 겪은 우여곡절과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두렵기는 하지만 생생한 표현에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인간과 생각보다 많이 다르지 않은 이 동물들의 삶을 보고 느끼는 것은 굉장히 부러운 일이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리고 제인 구달처럼 평생 애정을 쏟고 인생을 바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에 대한 존경과 부러움이다. 가능만 하다면 나도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고, 힘들겠지만 그 과정 자체가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루츠 앤 슈츠라는 그룹이 책에 소개되는데, 뿌리와 새싹이라는 뜻의 이 학생들의 모임은 자연과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활동이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열대지방은 아니지만, 환경과 생태 연구가 활발한 국가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나도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들을 통해 루트와 슈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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