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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생활자의 수기를 3번째 읽었다
사실 제대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에는 노래들으면서 읽거나 읽다가 말거나 훑거나 했으며,
오늘 2부의 내용을 읽으며 처음본듯한 기분이 들었으니, 이제야
제대로 처음 읽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이상하다. 이 한마디로 인간을 표현한다고 할 수 없다.
어떻게, 얼마나 이상한가. 그것을 정밀하게 묘사한 것이 1부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1부가 사회주의를 비판한 것이 확실하지만, 몰개성으로 향하는 현대의 공리주의에도
이 비판이 닿아있다는 말이 있다. 그건 지금도 도스토옙스키가 읽어 마땅하다는 하나의
증명이다. 다만, 책의 문장중 '나의 도전은 시대 착오를 은폐하고 해명하려는 교묘한
문장에도 불구하고, 추악하기 짝이 없는 시대착오임에는 틀림없었다.'는 말이 있었다.
이 문장은 수기의 주인공이 2년전 있었던 사소한 일로 끙끙대는 것에서 비롯된것이다.
위 주인공이 이 문장에 갇혀있는 것 처럼, 나 역시도 동시대 주류에 속하지 못하고,
바라고, 염증을 느끼며, 19세기의 책을 햝으며, 이 문장에 갇혀있다고 생각했다.
1부의 내용은 요전에 잘 읽었고, '인간실격'이상의 감명을 받았다. 그것은 '개조인간도시'라는
짧막한 만화와, 공모전에 냈던 짧은 자소설인 '나는 곰팡이 냄새를 모른다'를 쓰는데에
많은 기여를 했다. 그리고 도스토옙스키 전집을 사고, 전집을 읽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주게한
글이었다. 다시읽으며, 전보다는 훨씬 잘읽힌다는 것은 한가지 안도로서 작용했고,
깊은 공감을 가지고 읽었다는 것은 한가지 경계로 작용했다.
나는 구덩이를 지켜보면서도 구덩이에 빠지면 안된다는 강한 자각을 항상 지녀야한다.
2부의 내용을 읽을 때는, 얼마전 읽었던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가 떠올랐다.
그 책은 결국....다른척... 약간 요런 바이브 였는데, 책 2부의 내용은 미묘하게 달랐다.
차이는 결말, 즉 리카가 집에 찾아왔을 적의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인데,
결국...다른척...이라기보다 비교적 반보편적이고 순수한 결말을 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남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자기고백적 문장은 감격스럽기 까지했다.
자조적인 1인칭 주인공시점 소설이라는 점에서 인간실격과 비교해보자면
인간실격은 조금더 예수지향적인 면이 있다. 재수없는 면이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은 조금 덜 재수없다. 왜인지 생각해본다면, 마냥 당하기만 하는게 아니라
대놓고 리카를 조롱했고, 그런 마음을 스스로 기만하지 않았고, 그게 자기고백적으로
서술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걸 용기있다고 쓰기까지했다.
아니 진짜 용기가 있는거다이건. 이게 러시아 마초구나 느꼈고, 나도 용기가 있고자한다면
이정도까진 가야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어떤 모순점들을 엮어서 한점으로 향하게 한다면,
그곳에 내가 찾는게 있겠다 느꼈고, 인스타나 유튜브 그런 좆같은거에 일희일비 할게 아니라
2년뒤를 바라보면서, 그 바라보는 공간이 사이버세상에 있지 않고 내 눈앞의 책이나
현실을 바라봐야한다는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리고 지금은 필요로 내가 지하생활-요컨대, 번데기-를 하고있지만
2년뒤 벗어나고자하고, 벗어나려면, 그에대한 대비를 간간히 해야한다는 생각.
정말이지, 유튜브에서 철지난 인터넷방송인들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다시금 올라왔다. 다만 그때 그감정이 그들의 백치에서 올라왔고, 이번에는 나의 반현실적인 감각과 책의 주인공이 닿아있음에 올라왔다는것이
다르다. 하지만 그감정의 결은 거의 다르지않다. 어떻게 보면 같다. 나락, 공포, 낭떠러지, 눈부심,
도스토옙스키의 책을 마저읽어봐야 알겠지만, 마지막 옮긴이의 글에서
이책이 나머지책을 쥐고있는 키라는 말을 읽고는
아 도스토옙스키 전집을 사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말이 옳으면 옳은대로 아니면 아닌대로 많은걸 배울만하다.
나머지 두달동안 열심히 읽어보자.
오늘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읽다가
유로지브이? 유로지브이가 뭐지하면서 검색하니까
이 갤러리가 뜨더라구요
인터넷에 이런 공간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잘 쓴글도아니고 누구한테 보여줄생각하고 쓴글도 아니긴한데
개념글에 지하로부터의 수기 읽은 분이계셔서 저도 감상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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