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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책과 세계>의 서문. 강유원-
끼니, 물, 집, 정도로 간추릴 수 있을 만큼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그 세 가지만으로 삶을 영위해나가기 힘듭니다.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라는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라는 존재는 유한하며, 서로의 생각을
꺼내서 확인할 수 없듯이, 외롭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적표상은 문명적으로 많은 것을 이룩했지만, 반대로 개인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위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몇 만 년전 살다가 멸종한 보스콥인이라는 현생인류의 아종이 있습니다.
현생인류의 뇌용량 평균은 1350cc이고, 보스콥인의 뇌용량은 1900cc이상으로 추정됩니다.
뇌용량만이 지능을 판가름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만, (이 지능에 관한 것도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뭐가 더 가치가 있고 없고의 문제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게다가 아인슈타인의 뇌용량도
1300cc로 평균 이하였습니다.) 인류와 다른 동물 종들을 비교했을 때, 신체 대비 뇌용량의 차이가
극명하기 때문에, 뇌용량'만'이 지능 혹은 내적표상의 정확도를 판가름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은 사실을 증명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사실을 증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과학은 관조의 속성에 가깝습니다. 실험으로 관찰한 결과를 신중하게 축적하여
답에 도달하는 것이 과학의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뇌용량과 내적표상의 관계(정확히는 전전두엽의 크기와 내적표상의 관계입니다.)를 생각해보았을 때,
보스콥인은 대체적으로 현생인류보다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뛰어났을 것입니다. 그런 관찰 결과들을 종합해보아
우리는 원시시대의 몽상가들을 떠올릴 수 있고, 생존이 최우선 순위였던 그 시대에, 깊게 생각하는 능력은
그들의 자멸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가능성도 열려있지마는, '빅 브레인'이라는 책의 저자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런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대의 야만성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멸하고 마는 인물들이
현시대에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생 인류보다 생각이 깊은(적어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멸종한 고대 인류라니.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