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단순히 유희를 위해 독서를 하기도 하지만 어떤 책이든간에 대부분의 책을 통해 독자는 작가의 생각과 자신의 경험을 결부시키며 끊임없이 사색해 나가는 것이 독서의 의의라고 생각 함..
근데 솔직히 난 책읽으면서 끊임없는 사유를 하는가에 대해 자문해보면 깊은 사유까지 들어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듬.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1. 매일 귀에 이어폰을 끼고 다님.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때에도 노래를 들으며 읽음. 그래서 책을 읽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그게 길어지지 않고 아 그렇군 이런 생각만 하고 넘기는 것 같음. 생각 좀 하다 보면 귓속에 노랫말이 들어오게 되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냥 글을 읽게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될까? 이게 오래 된 습관이라 노래를 안듣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할듯
2. 책을 많이 읽어야된다는 강박관념. 한 권을 읽더라도 그것을 통해 내 사유의 폭이 커지고 생각이 깊어지면 굉장히 가치 있는 것인데 단순히 독서량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음. 쉽게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아직도 읽은 책의 수와 지적능력(?)이 비례한다는, 지적 허영이 크다고 생각함. 이건 어떻게 고쳐야 할까..
3. 사유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점. 책에서 어떤 구절을 읽고 그와 관련해서 경험이나 다른 책에서 읽었던 것을 떠올리며 '아 이럴때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 혹은 '아 이 어구는 마음에 든다' 같이 단편적이고 단절된 생각만 하게 됨.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유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게 해보질 않아서 못하는 건지, 아니면 내 능력 밖의 일인건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지속적이고 연결된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움.
꾸준히 독서하는 습관을 들인 것은 좋은데 책 권수가 쌓여도 내 머리속에 남는 것은 대강의 줄거리와 와 이작품 좋다!라는 감상 같은 허울뿐인 내용들. 뭔가 갑자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주절주절 써봤음
이렇게 고민하였으니 한발짝 나아간 것 아닐까
오락으로서의 독서는 무의미하다. 이런 결론으로 빠지는 게 바로 지적 허영임. 이것부터 버리고 이어폰 뽑으면 될 듯.
나도ㅜㅜ 노래는 화이트 노이즈로 바꿔봐 파도소리나 빗소리 ㅊㅊ
그래
명상을 추천함
난 노래듣는게 더 생각 잘 나던데 외부와 차단시켜서
'깊은 사유' 이전에, <어떤 생각을 길게 끌지 못하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생각하는 주제에 관한 지식과 경험 부족. 2. 생각의 수단인 언어에 대한 집중력 부족. 3. 생각하는 주제가 자신에게 생생하거나 절실하지 못함.
1. 어떤 생각이든 그 재료가 되는 관련 지식 혹은 경험이 모자라면 생각을 연달아 이어나가기 어렵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생각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사고 재료를 조금씩 변형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사고 재료의 연결 방식이나 접근 각도를 바꾸는 등등의 형태로 말이죠.
2. 언어에 대한 집중력이 모자라도 생각을 길게 끌기 어렵습니다. 그럴 경우, 그 생각을 직접 입으로 말하거나, 손으로 쓰거나 하면 생각의 징검다리인 언어에 대한 집중력이 올라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길게 생각을 끌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방금 위의 본 글에서 글쓴이가 실행한 것처럼 말이죠.
3. 위의 두 경우가 아니라도, 나 자신에게 아주 절실하거나 심각한 고민이 생기면, 생각을 하기 싫어도 생각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누구와 사귀거나 함께 살다가 헤어지는 상황에서 생각이 잠깐 나고 말까요? 내가 죽을 위기에 처했다면? 나와 가까운 사람이 죽었다면? 특히, 문학작품이 다루는 어떤 내용에 관하여 생각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그 내용이 가리키는 상황에 대한 직접 경험이 없어서, 그 내용이 나에게 전혀 생생하지도 절실하지도 않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다루는 주제에 관하여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면, 소위 <깊은 사유>는 위의 세 가지 경우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나의 생각을 길게 끄는 경험>을 할수록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만약 억지로,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빨리 <깊은 사유>에 도달하려고 발버둥치면, 반작용으로 <가짜 생각> <껍데기 생각>에 빠질 위험이 커집니다. <깊은 사유> 이전에 <진짜 생각>을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관한 가장 간단한 훈련 방법은, 되도록 담백하고 솔직한 형태로 내 생각을 글로 적는 연습을 하는 거지요. 바로 위의 글을 쓰는 것처럼 말입니다.
<조장>이라는 중국의 고사가 있죠. 맹자에 나온 내용이라는데.. 어떤 농부가 싹이 빨리 자라게 하려고 싹들을 살짝 뽑아 올렸습니다. 그 결과 싹들이 더 잘자라기는 커녕, 뿌리가 뽑혀 모두 말라죽었죠. 생각의 깊이 역시 싹이 자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히 물을 주어야지, 뽑아 올리는 어리석음을 범하면 진짜 생각은 말라죽게 됩니다. 나의 생각에 물을 주는 방법은? 구양수가 말했듯이, 세 가지를 많이 하면 됩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거지요. 억지로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꾸준히 해야겠죠.
ㄴㅂㅅ
노래도 익숙한 노래 틀어놓으면 훨씬 집중 잘됨. 것보다 나는 책도 책이지만 노래 듣다가도 어떤 땐 웬만한 문학보다 삶에 대한 철학이 확 치고들어오는 게 있던데. 책에 너무 의미부여하고 피곤하게 살 필요 있나 싶다.
주변에 있는 상병신새끼랑 술마시고 얘길 해도 정신이 확 드는 얘길 할 때가 있게 마련임. 책 많이 읽는다는 건 그런 남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을 수 있다는 것 뿐인듯.
하나 더 생각나서 적습니다. 생각을 많이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을 속이는 겁니다. 어떻게? 모르는 것을 안다고 속이고, 알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속이고, 와닿지 않는 것을 와닿는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거지요. 생각을 오래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를 속이려는 욕망에 휘둘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나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죠.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칭찬받고 싶은 욕망의 뿌리로부터,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려는 욕망이 나옵니다. 그 욕망이 자기를 속이면서 <진짜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듭니다.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을 알 수 없는지, 무엇이 와닿고 무엇이 와닿지 않는지 뚜렷하게 자각하고, 자각한 것을 즉시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결국, 생각이라는 경험을 하는 동안 내내, 생각하는 자신을 관찰하는 연습을 해야하는 거지요. 자신을 관찰하는 연습을 더 집중적으로 하고 싶으면 여러 가지 명상법을 배우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모르는 것, 알 수 없는 것, 와닿지 않는 것은 솔직하게 내버리고, 아는 것, 알 수 있는 것, 와닿는 것에 집중하여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 역시 어떤 인연이 필요합니다. 인연이 아닌 것을 붙들면 가짜가 됩니다.
예전 댓글이지만, 감사합니다
노래 듣는 건 개인적으로 진짜 안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 - dc App
ㅂㅅㄷㅎ버드(223.62)/ㅂㅅ=박사? 박수?ㅋㅋㅋㅋ 자근언덕의 조근조근 댓글들 보니 셤 답안지 같다는ㅋ <문제:책 읽을 때 깊은 사유에 들가지 몬하는 eu는 몰까 서술해바라잉>에 대한 답안ㅎ
근데 난 음악과 독서 병행은 좀 짱나는디. 각각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는. 이어폰 끼고 읽다 보면 소리 의식 안 하게 되고 책 내용에 몰입하게도 되지만.
독서의 효능은 음식물 섭취와 유사한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더랬음. 우리가 먹는 음식물이 부지불식간에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고 에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처럼 독서도 은연 중에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있을 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