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내 다소 예민한 마음으로 바라건대, 내가 거리의 악사 옆에서 재롱떠는 원숭이처럼 대실 해밋이나 케인의 주변을 맴돌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해밋은 괜찮아요. 그라면 뭐든지 양보할 수 있습니다. 비록 해밋이 이루지 못한 것도 많지만 본인이 손댄 부분에서만큼은 정말 대단했어요. 하지만 제임스 케인이라니, 맙소사! 그가 건드리는 것들은 전부 숫염소처럼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그 사람은 내가 싫어하는 모든 요소를 다 지닌 작가예요. ‘얌체’이자, 기름때 낀 작업복을 입은 프루스트이자, 보는 사람 없는 널빤지 울타리 앞에 분필 하나를 들고 선 지저분한 꼬마예요. 그런 사람은 문학계의 쓰레기입니다. 더러운 것들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 아니라 더러운 방식으로 썼기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견고하고 깔끔하고 시원하고 분명한 맛이 전혀 없어요. 대기실에는 싸구려 화장품 냄새가 진동하고 뒷문에는 오물이 넘쳐나는 매춘부의 집 같아요. 도대체 내가 어딜 봐서 그렇단 말입니까?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 레이먼드 챈들러, 안현주 저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98800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