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보코프의 강한 의견이라는 에세이집을 읽으면서 느낀 건데 전반적으로 나보코프는 평론에서 시인 선호 경향이 눈에 띄게 나타남.
그래서인지 문장력 떨어지는 작가는 작가 취급도 안 해주는 느낌임.
나보코프가 좋아하는 조이스, 프루스트, 플로베르, 에머슨, 호손, 멜빌, 키츠, 보르헤스, 밀턴, 셰익스피어, 업다이크, 카프카
뭐 카프카는 논란이 좀 있겠지만 주관적으로 그도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라고 생각하고 이들 전부 문장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작가들임
난 처음엔 나보코프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요새 토마스 만의 변비 걸린 듯한, 발자크의 바퀴벌레 들어간 커피같은 문장들을 읽다보니 문장력의 중요성이 상당하다는 생각이 듦
멜빌, 호손, 조이스, 플로베르의 찰진 문장력이 없다보니 도저히 페이지가 넘어가질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끼도 저 둘에 비해 딱히 문장력 나쁜 작가는 같지는 않음.
읭 토마스만 독일어 구사 능력으로 상까지 받았는데
독어를 배워야 하나...
하지만 번역소설에 문장력을 따지는 것만큼 무의미한 게 있을까요
원저자의 문장력도 번역에 반영될 수밖에 없지 않음? 일대일 대응이 불가능한 거고
그렇긴한데 어차피 누가 번역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져서...
번역소설은 원저자가 아니라 번역자가 쓰는 것이기 때문에....
영미권 소설은 원서로 읽을 수 있는지라 잘 모르겠음. 독어권, 불어권 작가들에 대한 평가는 언어를 배울 때까지 보류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특히 발자크, 이 한 명은 그 어느 영역본을 봐도 지리멸렬한 문장을 자랑했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굉장히 고전적인 관점이다만 일단은)로 인도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아닐까함. 결론이든 말하고자 하는 바든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감상이든 결론부까지 붙잡아둘 수 있는 저력이 부족하면 그것의 전달... 통신 따위가 실패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