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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읽고 있는데
읽다가 한숨 쉬면서
책장 덮는게 한두번이 아니다.

내 자신이
벌거벗겨진채 거리에 내쫓겨진 기분이다.
내 온갖 추한 본모습과 허영심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내 몸에서 갓 뽑은
생피를 다시 입으로 가져다
마시면 이렇게 불쾌할까.

더 절망적인 것은
불쾌하고 추한 바로 그것이
진실이라는 거다.

120년전에 쓰였던 책이
2017년을 살아가는 나에게
어떻게 이런 수치심을
안겨줄 수가 있나.


스마트폰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한 시대라고는 하나
2년만 지나도 구형이 되어 먼지처럼 사라지는 그것과
12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이것...

진정
스마트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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