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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는 극도로 침울한 소설이었습니다..

콘래드 소설의 인물들(특히, <<로드 짐>>의 짐)의 비극을 접할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긴 소설의 내용을 극도로 축약하자면, 주드라는 청년의 인생 실패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드는 이 소설에 대한 많은 평론들이 지적하듯이 대학 교육의 위선과 결혼제도에 의한 희생양입니다.

그토록 대학을 갈망하고, 또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없는 시간 짜내서 공부했지만 결국 대학은 

 '석공으로서의 당신 직책에 충실하는 게 좋을 것' 이라며 주드의 노력을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듭니다.

또한 완전히 실패한 결혼으로부터 구속을 풀었지만, 결국 자신의 연인 수는 수 자기 자신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고 주드를 떠납니다. 


한편으로 그는 끊임없는 실패의 표상입니다. 그가 무엇을 선택하든 항상 실패로 끝이 납니다.

한동안 좋아지는가 싶다가도 결국 모든 것이 파탄나 버립니다. 

그는 갈망하지만(학문이든, 성직이든, 사랑이든) 인습에 의해, 개같은 수의 배신에 의해 연인의 변심에 의해 모든 것이 파국에 치닫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한편으로 주드는 이상주의자입니다. 

대체 누가 갓 견습을 끝낸 가난한 석공 주제에 그 당시의 대학에 진학할 용기를 냈을까요.

또 누가 빅토리아 시대에 그런 사랑을 꿈꿨을까요..

물론 분명 주드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조르바같은 자유인은 아닙니다.

조르바보다 훨씬 더 인습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고, 현실의 절벽에 더 크게 좌절합니다.

하지만 조르바처럼 마치 태생이 저 하늘 위로 훨훨 나는 것같은 사람보다는 

주드처럼 인습과 사회적 제약에 묶여 갈등하지만 이를 이기고 나아가려 하는 사람이 더 공감가기 마련이지요. 

비록 그 대가는 혹독했지만요.


솔까 소설은 자체는 비극이었지만, 제게는 어떤 위안이 되었습니다..

저도 바라는 이상이 있지만 '남들이 다 하는 길' 을 따르지 않는 데에는 대가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그 대가란 사실 주드가 겪은 파국과 죽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죠..

그러한 이유로 그의 이야기는 <<미들마치>>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But the effect of her being on those around her was incalculably diffusive: for the growing good of the world is partly dependent on unhistoric acts; and that things are not so ill with you and me as they might have been is half owing to the number who lived faithfully a hidden life, and rest in unvisited tombs."

(그러나 그녀의 존재가 주변에 미친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파급적이었다. 이는 이 세상의 선이 늘어나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역사적이지 않은 행동에 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눈에 뜨이지 않는 성실한 삶을 살다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 향하기에, 상황이 생각한 것보다 당신과 나에게 그렇게 끔찍하지는 않다.)



덧붙임.


* 소설 자체는 정말 우울합니다.. 너무 울적할 때 읽진 마세요..


*<<미들마치>>는 아직 안 읽고 줄거리만 얼핏 아는 정도입니다. 마지막 문장이야 워낙 유명해서 어쩌다보니 알게 된거고요. 미들마치가 최근에 번역된 거로는 원작의 1/15 로 분량을 줄인 거밖에 없습니다.. 이 책을 한번 읽고 싶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는 이 책을 원서로 읽기도 좀 부담스럽네요.. 쩝..


* 아라벨라보다 수가 더 끔찍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인습의 피해자라고 이야기 했으면서 결국엔 주드를 떠나버립니다.

수도 인습에 얽매인 희생양이라는 인상이 소설 맨 마지막에 비치기는 합니다만... 솔직히 수는 좀 공감하기가 어려운 인물이었습니다.

온갖 일은 다 벌려 놓고 걸핏하면 "오빠! 제발 절 미워하진 말아요." 할 때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소설 막판부에 가니 피꺼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