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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다비, <북호텔>

 

Book 호텔이 아니라, 北호텔이었다.

제목에 그냥 한글로 북호텔이라 써 놓으니 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 생각하게 된다.


내용은 별다른 게 없다. 

호텔 손님, 주인, 일꾼들의 일상적 모습이 매 장마다 에피소드로 담담히 그려진다. 

극적으로 전개되는 사건도 없이 호텔의 시간은 그렇게 익어간다. 

기차처럼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토막들이 언제 끝나나 궁금할 즈음, 난데 없이 호텔이 개발업자에게 팔려 헐리게 된다. 

그리고 호텔은 시간과 공간에서 사라지고 인간마저 실종된다. 

호텔은 단지 건물만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장소가 품고 있던 수많은 일상의 숨결들이 함께 갈 곳을 잃어버렸다. 

호텔이 사라지고 일상의 환영들만 떠돌 때, 그제서야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호텔과 함께 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일상을 살아왔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들의 삶을 그저 무의미하게 관조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그들의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호텔이 헐리고 나서야 나는 인물들에게 sympathique(공감, 동정, 호감, 연민, 같은 마음을 이룸) 하고 있음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