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르가 문학성이 있다, 없다는 우리가 쉽게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음. 한때 문학 취급 못 받았던 작품들이 이후에 명작으로 남게 된 경우는 수도 없이 많음. 모비딕은 처음 서점에 나왔을 때, \'문학\'이 아닌 \'과학\' 장르로 분류됐다 함. 해리포터는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작품치고는 너무 문장이 길다며 퇴짜를 맞았음. \'어떤 작품이 어떤 흐름을 몰고 올 것인가\'의 문제는 지금의 우리가 논리적으로 분석한다 해서 결정될 영역이 아닌 것 같음.

그렇기에 문학은 최대한 다양하게 영역을 넓혀가야지 않을까? 러시아 19세기는 문학의 황금기라 할 수 있음. 아마 독붕이들도 인정할 거임. 푸시킨, 고골, 이반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체호프 등등. 그런데 이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다 똑같은 분위기의 작품을 쓰지는 않았음. 오히려 상극이었으면 상극이었지. 장편을 잘 쓰는 똘이나 도끼도 있고, 체호프처럼 단편, 희곡 위주의 작가도 있고. 정치 성향도 제각각이고, 등장하는 담론도 제각각이고. 그런 다양성 속에서 노문학은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음.

사실 난 과거 한국 문단의 리얼리즘 경향, 현재 문단의 사소설 경향을 나쁘게만 보지는 않음. 다만 하나의 장르에 지나치게 치우치기 보다는 다양한 장르, 다양한 형식, 다양한 분위기의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함.

장편 잘 쓰는 작가, 철학적 주제를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작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작가가 더 많이 나와야 할듯.

그냥 뇌피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