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법서를 읽는데 실존주의 철학이 언급 되어서요.
1. 사르트르의 말마따나 희소성, 즉 보편적이고 영속적인 결핍이야말로 실재의 본질이다.
2. 하이데거가 말한 대로 시간은 실존의 기본 범주이다.
3. 사람이 외적인 욕구를 어떻게든 충족시켜서 바깥 세상과 큰 무리 없이 지낸다 하더라도 그 평온함은 얼마 못 가 지루함으로 바뀐다. 이 경우 갈등의 부재 자체가 사르트라가 말한 <결핍>의 내용을 이룬다.
이렇게 세 문장이 나오는데, 혹시 이 내용과 관련된 사르트르와 하이데거의 책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르트르가 희소성과 결핍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 하이데거가 시간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네요.
아래는 작법서에서 위 문장이 언급되는 부분입니다.
갈등의 법칙은 단순히 미학적 원칙 중 하나가 아니다. 그 자체가 이야기의 정수이다. 이야기는 삶의 은유이고 산다는 것은 곧 쉴새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사르트르의 말마따나 희소성, 즉 보편적이고 영속적인 결핍이야말로 실재의 본질이다.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 충분한 건 이 세상에 없다. 음식도 사랑도 정의도 더 더욱 시간은 충분치 않다. 하이데거가 말한 대로 시간은 실존의 기본 범주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수축하는 시간의 그늘 안에서 살아간다. 혹여 짧은 인생이나마 허비하지 않고 살았구나 싶게 살려고 들면 어김없이 우리의 욕망을 거부하는 결핍의 위력과 한바탕 충돌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작가들 가운데도 인생무상이라는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근대 세계가 주는 헛된 안락함에 속아 일단 제대로 처신하는 법만 알면 인생도 만만할 줄 안다. 그 탓에 이야기 안에서 갈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 이들이 쓴 대본이 실패하는 이유는 둘 중 하나이다. 무의미하고 터무니없이 폭력적인 갈등으로 범벅되어 있거나, 아니면 의미 있고 정직하게 표현된 갈등이 아예 없거나이다.
초호화 특수 효과로 도배된 대본들이 전자의 경우이다. 이런 대본을 쓴 사람들은 교과서에서 시키는 대로 갈등을 만들어내기는 한다. 하지만 자신이 인생에서 정직한 분투에 무관심하거나 무감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깨고 부수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가짜로 구실을 쥐어짜 내기 급급하다.
한편 갈등 자체에 대한 반발심에서 쓰여진 지루한 인물 묘사들이 후자에 속한다. 갈등만 없다면 인생이 정말 멋질거라는 낙천적인 몽상이 이런 작가들의 생각이다. 때문에 이들이 쓴 영화들은 갈등을 회피하고 두루뭉술한 묘사로 일관한다. 인간이 조금만 더 서로 소통할 수 있다면, 조금만 더 너그러워진다면, 또는 조금만 더 환경을 아낀다면 세상이 다시 낙원처럼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역사에서 배운 건 한 가지 뿐이다. 악몽 같은 유독 물질들이 깨끗이 사라지고 집 없는 사람들에게 묵을 곳이 제공되고 태양열이 지구상의 모든 에너지 공급을 대체하는 세상이 온다 해도 인간은 각자 내 한 몸 지키느라 전전긍긍하리라는 점이다.
이런 양극의 작가들이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다양한 층위에 따라 갈등의 질이 변할지라도 인생 전체에서 갈등의 양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언제나 무언가는 부족하게 마련이다. 풍선을 손으로 꽉 누른다고 공기의 양이 줄지 않는 것처럼 갈등도 마찬가지다. 다른 방향이 불룩 튀어나올 뿐 갈증의 양은 변함이 없다. 인생의 한 층위에서 갈등을 덜어내면 다른 층위에 가서 열 배로 불어나는 것이다.
가령 사람이 외적인 욕구를 어떻게든 충족시켜서 바깥 세상과 큰 무리 없이 지낸다 하더라도 그 평온함은 얼마 못 가 지루함으로 바뀐다. 이 경우 갈등의 부재 자체가 사르트라가 말한 <결핍>의 내용을 이룬다. 인간이 부족함이 없어 욕구를 상실할 때 겪는 내적인 갈등이 바로 지루함이다. 그러니 날이면 날마다 느긋한 만족감에 젖어 사는 어떤 인물의 갈등 없는 생활을 영화로 옮긴다고 해보자. 그걸 보는 관객들은 지루함으로 오죽 고통스럽겠는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존재와 시간인데
철학책 읽은 경험이 없다면 읽기 힘들 수도 있고...
존재와 무도 들어가겠네요...
다행히 철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근대철학이 상당히 난해하고 전문적인 해설없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은 겪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밑에분 말씀처럼 하이데거를 사르트르 방식으로 읽는 게 틀렸다는 분들도 많고... 그래도 한 번 직접 읽어 볼 가치는 있겠죠
하이데거도 저자가 언급했으니 한번은 읽어보려구요ㅇㅇ
하이데거는 그 틀에서 보면 안되는데..
아마도... 하이데거의 철학이 실존주의 범주와는 다르다는 말씀을 하려고 하셨던걸까요?
하이데거가 말하는 실존범주로의 시간은 흔히 말하는 시간과도 다르고 또 한번 방향을 틀어서리... - dc App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사르트르 존재와 무 읽어 - dc App
님이 읽는 작법서 제목은 뭔가요???
Story - 로버트 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