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8dbc7c5305ce01cb050497cc27081fa32e6f02667ae9a11c



그 동안 러시아의 모더니즘 이야기를 하면서, 마야꼬프스키처럼 활발하게 정치적으로 활동하던 작가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그저 '그새끼'의 탄압을 받는 예술가들이 많았던 걸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20세기, 모더니즘이 태동하던 시기의 유럽은 많은 전쟁도 있었고, 혁명도 있었으며 여러 사상의 아수라장이기도 하였다. 과연 마야코프스키만이 예외적인 것일까?



물론 그렇진 않다. 사실 정치참여를 하거나, 적어도 정치와 관련된 글을 안 쓴 작가를 찾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당장 한국인들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우리의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경우 대표적인 슬라브 극우였으며 당장 <작가일기>에서 수많은 똥글을 싸지르기도 하였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8dbc7c5305ce01cb050497cc27094ff7736457607ae90ff9

모더니스트들 중 정치와 관련 깊은 작가론 역시 대표적으로 조지 오웰이 있을 것이다.


"근데 오웰이 모더니스트였어요? 아니잖아."


"응, 맞아~ 모더니스트야."


그러니까 너...사실 모더니즘을 좋아하는 거 아닐까?



물론 오웰은 정치적인 소설과 글을 쓰고 언론인으로 활동했지, 정치가로 일한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케이스의 다른 모더니스트도 있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8dbc7c5305ce01cb050497cc745b1af57f34026b7ae98d09

.음......그냥 그런새1끼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모더니스트이자 혁명가였던 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오늘 이야기할 모더니스트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8dbc7c5305ce01cb050497cc70581af77235066a7ae9af14


빅토르 르보비치 키발치치는 1890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이름만 봐도 알겠지만, 빅토르는 러시아인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벨기에에서 태어난 것일까?



만약 혁명가에게 성골과 진골 혈통이 있다면, 우리의 빅토르는 진짜배기 성골 혁명가였다.


우선 그의 아버지는 제정 러시아에서 차르에게 반대하던 혁명종자였고, 당연히 살기 위해 러시아를 떠나 유럽에 망명온 혁명가였다.


거기에 더하여, 빅토르의 가문인 키발치치는 놀랍게도 러시아의 차르 알렉산드르 2세를 암살할 때 쓴 폭탄을 제조한 이를 배출한 '혁명 명문가'였다.


당연히 이 제조범은 다른 암살범들과 함께 사형되었는데, 대충 세르주의 아빠와 사촌 정도였다고 추정된다. 


이미 빅토르의 핏속엔 혁명이 숨쉬고 있었다.



거기에 빅토르의 어머니는 사실 빅토르의 아버지와 정식으로 결혼한 사이가 아니었다. 원래 러시아에서 온 유부녀였는데, 요양차 스위스에서 머물던 도중 빅토르의 아버지와 눈이 맞아 사랑의 도피를 했다.



빅토르가 벨기에에서 태어난 것 또한 전적으로 우연이었다. 이러한 러시아에서 도망쳐온 혁명가와 유부녀는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었고, 어린 빅토르 또한 찢어지게 가난하게 배를 계속 곪는다. 빅토르의 동생은 영양실조로 죽을 정도로 가난한 생활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빅토르의 마음 속엔 선조 때부터 내려온 혁명의 불꽃이 자라나고 있었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e0d17d580fc521e6ff75298194f14bea45e638e151021d


축하한다! 빅토르 키발치치는 혁명가 빅토르 세르주로 진화하였다!




이런 집안 덕분인지, 당연하게도 빅토르 키발치치는 빅토르 세르주라는 필 자라면서 혁명 노선에 뛰어든다. 물론 자신의 친척처럼 폭탄을 제조한 것은 아니고, 아나키스트가 되어 관련 잡지와 신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벨기에에서 프랑스로 이주하여 신문에 기고도 하고, 러시아 소설을 번역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등의 일을 하던 도중,


아나키스트 운동에 열렬히 가담하였기에 잡혀가서 5년간 수감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8dbc7c5305ce01cb050497cc295b4aa3733256317ae965d4


그대로 빅토르 세르주는 자신의 혈통적인 고향 러시아로 가 혁명에 본격적으로 가담한다.


볼쉐비키에 가담하면서도 많은 이들과 교류를 하였고, 끝내 코민테른에 고용된 언론인이 되어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하지만 이대로 평탄하게 쭉 지속되었다면, 빅토르 세르주는 예술가였고, 예술가들은 대개 반골이다.



그는 곧 당의 적색테러나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하였고, 모나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트로츠키 등의 인사들과 친하게 지냈지만, 이러한 친목질은 사실 잘못된 선택이었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8dbc7c5305ce01cb050497cc200a48f472640b377ae99f22

곧 아이언맨이 권력을 잡았으니까.



안 그래도 볼쉐비키와 소련의 행보를 비판하던 빅토르 세르주의 눈에 스탈린은 최악이었고, 그는 매섭게 비판을 한다.


그리고 그대로 감옥에 갇힌다. 자신이 쓰던 원고들까지 모조리 빼앗긴채.



한 가지 다행이라면, 빅토르 세르주는 러시아에서 태어나지 않고, 국제적으로 놀던 인싸였기에, 러시아 밖에서도 수많은 동지들이 있었고,

세르주의 투옥은 국제적인 비난으로 이어졌다.

끝내 스탈린은 못이긴 듯 빅토르 세르주를 석방하였고, 그대로 빅토르는 자신의 부모가 그랬듯, 러시아를 떠난다.


참고로 2편의 소설 원고를 비롯한 빼앗긴 원고들은 못 돌려받아서 지금도 영원히 유실되었다.



오웰이 스탈린주의를 비판하듯, 그대로 빅토르 세르주는 스탈린이나 떠오르는 위협 파시즘 등을 쭉 비판하면서 계속 혁명활동을 이어나간다.


역시 같이 쫓겨난 트로츠키와도 여전히 교류를 하지만 여러 의견 차이로 끝내 결별한다.



대표적인 견해차이론 예술에 대한 견해 차이였다.


모더니즘 자체를 경멸하던 트로츠키와 달리, 프루스트와 조이스를 좋아하며 동시대 여러 작가들도 좋아하던 빅토르 세르주는 모더니즘을 옹호하였다.


그 외에도 반-트로츠키주의자들과도 두루두루 친분을 유지하던 빅토르 세르주를 트로츠키는 점점 멀리하기도 한다.




예술가로서 빅토르 세르주는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작가들에게 자유가 주어질 것을 외쳤으며, 예술가들은 본질적으로 감정적인 존재이므로 정치적 판단으로 가름하기 어렵다고 여겼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8dbc7c5305ce01cb050497cc215f49fe786257337ae9d7b4


사이가 소원해진 듯하면서도, 트로츠키 암살 이후 트로츠키의 부인과 함께 트로츠키의 삶과 죽음을 저술하는 등, 사실 완전한 결별은 아니었다.


아무튼 러시아를 벗어난 빅토르 세르주는 계속 스탈린을 비판하였고, 소비에트는 그를 '트로츠키주의자'라며 비난하였지만, 세르주는 멈추지 않았다.


스탈린에게 세르주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들 중 하나였다. 더 성가신 점이라면, 러시아와 달리, 프랑스에 있는 세르주를 숙청할 수는 없었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d85fa11d028314c091b806630224048cd6fbd135ec69ee0c2c32c8eb34f60a3e3e0d17d580fc521e6ff752986ccf41ee810b26be1510210


"형, 내가 도와줄게."




물론 스탈린의 염원은 아이러니하게도 히틀러의 도움으로 성사된다.


2차 대전이 일어나고, 프랑스를 침공한 히틀러 덕분에 빅토르 세르주는 살기 위하여 멕시코로 다시 망명을 떠난다.


태어날 때부터 가난했던 빅토르 세르주는 멕시코에서도 여전히 가난하였고, 때마침 미국과 소련이 2차 대전의 동맹이 되고, 멕시코에서 점점 그를 덮치려는 스탈린의 하수인들 덕분에 더는 정치적인 글을 신문 등에 연재하기 힘들어졌다.


대신, 그는 이전부터도 쓰던 소설들을 쓰는 것이 집중하기 시작하였고, 그러다가 가난 속에 죽는다.


스탈린의 암살이었다는 루머도 있지만, 일단은 정설은 그저 가난 속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다.





빅토르 세르주는 여러의미에서 아이러니한 인간이었다.



그는 실패한 혁명가이자 아나키스트였으며, 러시아인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


그는 러시아의 혁명가이자 프랑스의 작가였고, 수많은 혁명과 아나키즘에 관한 논픽션들, 그리고 혁명의 일원으로서 혁명들을 회고하는 연구자료들을 남기면서도,


자신이 비판하는 볼쉐비키의 적색 테러나 스탈린 지배 하의 수많은 사람들의 고난을 다루는 <정복된 도시>, <용서 없는 세월> 등의 소설들을 남기기도 하였다.



자신의 전반적인 삶과 러시아 혁명을 회고하는 <혁명가의 회상>이나 일명 '증인-소설'로 불리는 혁명 속에서 고난받은 이들을 다룬 7편의 소설들로 그는 오늘날 기억된다.


프랑스어로 글을 썼지만, 러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버릴 수 없던 까닭인지, 마치 나보코프가 그러했듯, 프랑스어로 된 러시아 소설을 썼으며


모더니즘에도 생각 외로 많은 관심을 가졌기에, 모더니스트이자 혁명가로서 이 모든 과정을 증언하는 소설들을 쓴다.


이런 까닭인지 국내에 소개중인 빅토르 세르주 선집 또한 <한 혁명가의 회고록>을 비롯한 그의 소설들로 목록을 이룬다.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 20세기 최고 시인 예이츠의 환상록과 자서전 읽으쉴?

- 프루스트와 조이스의 자존심 강한 제자 대결

- <율리시스>는 어떻게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는가?

- 냉혹한 이탈리아의 마피아 작가

- 폴란드식 기묘한 모더니즘 작명법

- 조이스의 기묘한 유언

-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

- 유교 탈레반은 파시즘을 꿈꾸는가? (1), (2)

- 뿌슝빠슝 안아키를 하던 극작가가 있다?!

- 위대한 피츠제럴드 (1), (2)

- 아일랜드인들의 아름다운 전통이란?

- 본인 오늘 마초 되는 상상함

-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약이 필요한가?

- 냉혹한 남아공의 파시스트

- 모더니스트란 누구인가?

- 그렇다면 모더니즘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공무원

- 오 빅보스 마이 빅보스

- 작가는 권력가를 꿈꾸는가?

- 토끼공듀의 삶

- 오 캡틴 마이 캡틴

- 양키인 내가 대영제국 시민?

-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것은?

- 오늘은... 바람이 소란스럽

- 테에에엥 마망 (ᗒᗣᗕ)՞

-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 슈르레아아아아알 - 다다다다(2)

- 초현실대전 - 다다다다다슈르레아아아알(3)

- 1억의 비명을 대신 쏟아내는 지친 입

- 자동차박이들의 찬가

- 특성 없는 제국, 특성 있는 남자

- 나보코프가 뽑은 4대걸작을 알아보자

- 켈트의 동정 대마법사 (1)

- 너 나 지큼 동정해?

- 연극이여 신화가 되어라

- 부조리를 기다리며

- 주나, 살아있니?

- 나치참기 LV 99

- 독일 소설은 어떻게 노잼의 대명사가 되었는가?

- 밤 끝으로의 파시즘 여행

- 잔혹한 위뷔가 지배한다

- 베케트는 배우들을 좋아해

- 내가 엠마 보바리다

- 하늘에선 시인의 왕, 그러나-

- 뿌슝빠숑! 비트겐슈타인이 찬양하던 시인이 있다?!

- "대충 알았다 너희들의 레벨"

- 영국적인, 가장 영국적인

- 모더니스트들이 즐기던 게임

- 레닌이 매료되고 스탈린이 반한 참된 시인

- 러시아에서의 흑사병 연대기

-"사실 할로윈이란 것도 아일랜드에서 온 거거든요."

- 조이스가 매료되고, 쇼가 반한 민중의 적

- 트렁크 속에 우주를 숨긴 남자

- 안데스에서 온 전령

- 달리야, 나도 순정이 있다.

- 원고는 불타지 않는다

- 만델스탐의 노래

-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 악어들의 거리

-저를 슈베이크라고 소개시켜주시겠어요?

- 독일인이 오리라


모더니스트의 선조들

-지나간 모더니스트는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