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을 꿨는데


 꿈에서 내가 중딩? 고딩? 암튼 교복 입은 학생이 되어 있었다.


 마침 학교에서 체육대회가 있던 날이라 인싸에 운동 잘하는 애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나 달리기 등 여러 운동 종목들을 수차례 하면서 뛰어댕기는데


난 꿈에서도 아싸찐따라 참가를 못하고 운동장 주변에서 구경만 하다가 중간에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에 들어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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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B48의 차세대 센터 오구리 유이가 교복을 입고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근데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좀 찐따스럽게 구부정하게 앉아서 '독서를 하느라 체육대회 같은 거 못해' 이런 말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옆에서 독서라는 얘기를 듣고 우리 범균이... 아니 유이유이가 (오구리 유이 별명이 정범균이라서 한국 한정 애칭이 범균이다) 독서하는 찐이었구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가 "너 혹시 독붕이니? 독갤하니?" 라고 말할 뻔했다.


그러다가 순간 아차 싶었다. 독붕이라는 말은 디씨인이라는 증거이고 우리 유이유이가 디씨를 싫어할 수도 있고 너무 인터넷 폐인 같은 별칭이니까 다르게 말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한 2초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너 독서 좋아하니? 나도 독서 좋아하는데^^? 무슨 책 좋아해???"


라고 말하려는 순간에


알람이 울렸고 잠에서 깨어났다.


꿈에서조차 나는 독서하는 (여자)친구를 만들 수 없었고, 은유적인 의미가 담긴 멘트를 내뱉을 수 없었다.


알람음으로 저장되어 큼지막하게 울려대는 주주클럽의 센티멘탈이 이토록 원망스러웠던 적은 처음이다.


마음 같아서는 폰을 집어던져 부수고 싶었지만 돈도 없고 소심한 독붕이인 나는 조용히 알람을 끄고 유이유이를 뒤로 하며 새 하루를 맞이해야만 했다.




너무 뻘 얘기라서 추가로 올리는 책 얘기: 게르트루트 개꿀잼이다. 뭔가 주인공 얘기가 남의 얘기 같지가 않다. 왜 이걸 이제야 읽게 됐는지 스스로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별 기대를 안 했는데 헤세 아저씨의 필력 덕분인지 꽤 괜찮은 수작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