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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공부하려고

전통문화연구회에서 나온 동몽선습, 격몽요결을 보고 있다.(두 권이 한 책에 묶여있다)

추구, 계몽편, 천자문을 떼고 나면 소학으로 들어가는게 과거의 한문 교육과정인데

소학으로 바로 들어가는게 초심자에게 어려워서

동몽선습이라는 징검다리에 해당하는 교재를 1400년경에 조선의 박세무란 사람이 지었다.

격몽요결은 5000원권 지폐의 주인공인 율곡 이이가 1500년경에

역시 아동 및 초학자를 위해 지은 일종의 교과서다.


흥미로웠던건 격몽요결에서 이이가 당시 사회상을 비판하던것 중

사람들이 유학을 배우는게 성인(성스러운사람)이 되려고 함이 아니라

과거급제를 위해서 배우는 걸로 여기는 걸 마땅치 않아한 부분이다.

공부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한다는 그의 말은

공무원 열풍이 부는 현대 한국 사회에도 통용이 될 것 같다.


동몽선습은 유교의 기본 규범을 다룬 파트와, 중국 및 한국의 역사를 개괄한 파트가 나뉘어있다.

모두 신분제 사회의 안정을 목적으로 지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륜이 사회 및 가정의 질서를 나타낸다면, 중국과 한국의 역사적인 관계에서는 나라 사이의 질서를 나타낸다.

애들이 배우는 교과서라면 윤리 규범이나 역사 말고도,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이념 말고도

사물이나 문화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하는 것 같은데 그런 게 없는게 아쉬웠다.

계몽에서 나오는 걸 심화하는 방향으로 문화나 자연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오륜을 말하는 부분에서, 부부유별에 관한 부분은 성차별적인 생각이

현대의 감각과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종지도나 칠거지악이라며 여자의 행실을 다루는 부분은 고쳐져야 할 것 같다.

예를 들면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식으로.

역사 파트의 마지막에는 한국을 소중화라고 일컬으며  중국에 대해 사대주의를 나타내는게 별로였다.

다만 시대상을 감안하면 유학이라는 문명을 전수해준 나라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격몽요결은 동몽선습에 비해 훨씬 더 엄격한 자세를 공부하는 이에게 요구한다.

평소 지녀야할 몸가짐, 마음가짐 이나 공부를 할때 가져야할 생각, 마음 가짐 같은 것들.

애초에 공부를 수단이 아니라 성인이 되기 위한 목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학자의 태도와 구도자의 태도가 함께 섞여 있다.

학자는, 배운것에 대해 치열하게 궁리를 끝까지 하라는거고

구도자는, 일용지간에 정욕을 절제하고 쾌락에 휘둘리지 말며 죽을 때까지 하라는 거다.

둘 중 하나도 어려워 보이는데 둘 다 하라는건 곱빼기로 어렵겠지.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하는 것이며 게으르면 안된다고 하는데에서는 뜨끔했다.

학문이나 혹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어떤 분야에 대해 진지하게 열심히, 끝까지 하자 정도의 생각은 알겠지만

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그렇게 해야하는가? 는 아직 잘 모르겠다.

몸과 마음을 닦는다는 수양의 부분은 끌리지만, 사회질서를 공고히 하려는 부분은 설득이 잘 안된다.

다만 학문을 하는 진지한 태도나 자세는 어떤 분야에 있는 사람이든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어려운 것은 포기를 빨리하는 편이라 끈기를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에 본 책인 추구, 계몽편은 한시의 재미와 일상적인 단어들의 한자를 알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번 동몽선습, 격몽요결은 그런 내용이 없는게 아쉽다.

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만 조선시대에 초딩들이 이런걸 배웠다는 게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