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죽음, 특히 자살에 대해 사색을 해보고 싶어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 제게 자살의도는 전혀 없고, 단지 항상 한 주제에 꽂히면 쓸데없이 깊이 생각하는 편인데 이번에 꽂힌 주제가 suicide일 뿐입니다.)
주제만으로도 불쾌할 분들이 계실진 모르겠지만,
여기 갤러 분들의 의견을 듣고싶어 몇자 적어봅니다.
이런 질문은 주위 사람에게 함부로 하기도 조심스러워서요.
종교인/비종교인 할 것 없이 대부분이 자살은 죄악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살시도를 하거나 그 성향을 보이면 말리는 것이 도덕적 의무이며, 자살은 끔찍한 일이라고요.
그런데 자살이 왜 잘못인가요?
삶보다 죽음이 더 가치있다 여기고 본인 자유의지에 의해 자살을 선택한다면 말릴 수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살인이나 상해, 도둑질은 남에게 명백한 피해를 주지만
자살은 어떤 명백한 피해를 주나요?
주위 사람이 슬퍼하므로 자살이 나쁜 것이라면, 자연사나 기타 사망 또한 죄악이 되어야하는 것 아닌가요?
자살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로 피해를 주기 때문인가요?
그렇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도록 깊은 산에서 자살한다면 죄악이라고 할 수 없는 건가요...
자살이 ''윤리적''으로 정말 문제가 되는 일인가요?
왜 사회는 자살을 죄악으로 규정할까요?
제 생각이 짧아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싶습니다.
그냥죽든 자살하든 비용이 들어서 그런듯. 그냥 죽는건 사람힘으로 어찌 못하는 거니까 자살이라도 막아보려고 나쁘다 정한거아닐까?
고대 로마, 중세 일본에선 명예로운 자살이 미덕이었던 걸로 안다. 종교인 비종교인 할 거 없이 전부 죄악이라 여기진 않는 듯. 그냥 기독교적 가치를 베이스로 지닌 서구권이 모든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죄악으로 여겨지고 있는 걸 수도
ㄴㄴ 220.125 / 누군가 사망하면 사회적 비용 및 손실이 든다 ☞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사망의 종류는 자살 뿐이다 ☞ 자살이라도 막아야한다 ☞ 자살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자 이런건가요..?
ㄴㄴ 119.196 / 그럴 수도 있겠네요. 기독교를 베이스로 한 국가에서는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훼손하는 행위인 자살을 막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는데, 우리나라를 비롯 기독교를 베이스로 하지 않는 국가에서도 자살을 규탄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구요! 과거 열강이 기독교 국가가 많았던 것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고 보니 전투에서 지면 목숨으로 대신하겠다 자주 들어봤네. 근데 그것도 자살인가?
ㄴ ㅋㅋ / 완전한 자유의지에 의한 자살이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죠. 행위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니...
살아서 더 좋아질 수 있는 길이 분명 있을거라고 믿으니까!
ㄴ김아겡/ 저도 그 생각도 해봤는데요. 1) 살아서 언젠가 더 좋은 삶을 사는 것, 2) 지금의 힘든 삶으로부터 죽음을 통해 벗어나는 것, 이건 모두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인 것 같더라구요. 지금 자살함으로서 더 좋은 삶을 못 누린다고 해도 냉정히 말해 내 선택에 따른 결과이니, 그 사람을 도덕적/윤리적으로 비난할 수 없지 않을까 해서요ㅎㅎ
난 한번도 깊이 생각안해봄.... 당연히 자살하면 안되는줄. 함 생각해봐야겠다
자살 결혼 연애 가족애 이런 모든것들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존속하기위해 만든 하나의 세뇌야.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가족애를 강조하는 영화를 많이 보게 될 거야. 해피엔딩을 강조하고 만들어진 행복을 보면서 우리도 무의식중어 그러한 것을 갈망하지. 하지만 조또 허상이라는 걸 몇몇은알고있어. 자살도 마찬가지야. 사회유지를 위해 부정적 인식을 심은거지
ㄴ 59.1 / 오, 자살이 실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기 보다는, 그렇게 보이도록 '꾸며냈다'는 말이군요! 사회 유지를 위해.....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이렇게 되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식의 귀결에서도 느끼는 거부감처럼 우린 매 순간을 행복할수 없고 영원성을 지닌 행복이란 의미도 없는 것이지. 끝을 맺을 수 있는 우리의 자기파괴는 동시에 우리의 존재의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해. 그게 자살하는 자들의 심정일꺼야. 삶이 싫어서 자기가싫어가 아니라 삶이 너무나 좋기에
ㄴ이해안됨 좀더 풀어써줘
ㄴㄴ59.1/자기파괴가 우리의 존재의미를 부각시키고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삶이 좋기에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어렵네요. 삶이 그만큼 소중하니까 그 삶을 이렇게 망치고싶지않다 그런건가요?
우린 선택할 권리가 글쓴이의 말처럼 일리있는말이야. 죽음은 우릴 아름답게 하지. 그렇다고 바로 뒤지라는 말도 아니야. 오히려 한시간 한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지. 자살은 선택이야. 우리 자본주의 체제에선 그게 용납되는 순간 유지가되질 않아. 그래서 우리가 자살을 오해할수있도록 프로그래밍하려하지
삶과 자신의 괴리를 견딜수없을 때 우린 선택하잖아. 남은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운데 거기에 다가갈수없을때. 거기서 오는 시간의 형별은 너무나 가혹해. 언젠가는... 어떻게되겠지 라는 희망도 좋지만 거기에 약한 사람도 존재해. 그래서 그 끔직해진 시간을 단축시키면서 아름답게 만드는거지
아 그런 의미로 얘기한 거구나
에밀뒤르켐, 자살론 읽어봐 - dc App
ㄴ오, 책추천 감사합니다.
나의 생명이 나 아닌 다른 존재의 기여 없이 저절로 생겨나, 순전히 나만의 능력과 노력으로 지금까지 지탱해온, 나만의 것이라면 자살은 윤리적으로 잘못이 되기 어렵겠죠. 자살이 죄냐를 묻기 전에, 나의 생명은 전적으로 나만의 것이냐를 물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만의 것이면 자살은 죄가 아니고, 나만의 것이 아니면 자살은 그만큼 죄를 저지르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보통의 사람들은 부모의 많은 노력에 의해 태어나고 자라며, 부모는 자신의 노력에 비례하여 자식의 생명이 낳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일정한 기대치를 갖고 있습니다. 만약, 부모에 대한 미움 때문에 그 기대를 망가뜨려 그들에게 복수하려는 목적이 아닌 한, 자살에 의해 자신의 생명을 해친다면, 그것은 그때까지 자신에게 쏟아온 부모의 노력에 대한 일종의 배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다수 사람들의 경우, 부모가 살아있을 때의 자살은 배은망덕한 짓이란 말입니다.
그럼 존엄사도 죄로 보는거야?
ㄴ내가 하고싶은 말
요약 : 부모와의 관계가 망가진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부모가 죽기 전에 자살하는 짓은 배은망덕한 일이므로 잘못된 행동이다.
ㄴ작은언덕/나 자신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면 자유 의지는 어디에 있는건가요? 나라는 주식회사에 부모 지분, 스승지분, 친구 지분 이렇게 있다고 본다면, 내가 하는 모든 결정은 나만의 것이 아닌건가요..? 질문이 산으로 가는 것 같긴하지만ㅎ
ㄴ 존엄사는 죄가 아니겠죠. 부모 역시, 더 큰 고통보다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자식의 사정을 이해할테니, 자살을 일종의 배신으로 받아들이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난59.1이 말한게 더 와닿음. 태어나고싶어 태어난것도 아니고. 그 기대 내가 심어준것도 아닌데 그런 굴레를 지어서까지 자살을 막는다는건 삶의 시작부터 빚지고 시작하는 느낌이잖아
ㄴ 저는 근본적으로 자유의지는 자신의 기대보다 매우 적은 영역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현대과학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현대과학은 철저히 결정론에 기반하고 있으며, 양립가능론은 일종의 말장난인 부분이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ㄴㄴㅋㅋ/저도 동의해요. 내가 요청하지 않았는데 내 삶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박탈당한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ㄴ아직 부모가 아니라서 그럴지도...
ㄴ 자살의 자유의지적인 면을 따지기에 앞서, 자살의 이기적인 면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인간 생명의 주인인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면, 자살은 전적으로 죄도 아니고, 전적으로 죄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자살이 죄인 까닭은, 전통사회에서는 공동체의 성격이 강하여 자유의지 이념의 비중이 크지 않았고, 인간의 생명은 전적으로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주종을 이루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가장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 기독교의 이념이죠. 자신의 생명은 자신의 것이 아니고, 신의 선물이며 신의 것이기 때문에, 신의 것을 해치는 자살은 죄가 되었던 겁니다.
ㄴ그렇죠!
왕따로 자살을 생각하더라도, 부모를 생각해서 참고 살하야 한다 이거임? 얼마전 공부로 스트레스를 주는 부모의 말에 집에서 뛰어내려 죽은 아이는. 부모의 기대감을 무너트리기위한 복수심이었을까, 자기 자신이 편해지고 싶어한 이기심이었을까?
자유의지는 인권처럼 일종의 의제된 이념입니다. 사회에서 개인에게 어떤 행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설정한 가상적 개념이라는 말입니다. 자유의지 이념을 말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결정론과 떼어놓을 수 없는 과학적 사고와 근본적으로 배치된다는 모순은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정론과 과학적 사고가 정확하게 안 와닿는데 둘이 어떻게 엮여있는거임?
ㅋㅋㅋ/ 저는 모든 경우에 자살이 잘못이라거나, 잘못이 아니라거나 하는 주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 말이 기분나쁠 수도 있지만 차분하게 읽어본다면 그다지 지나친 주장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사람의 일은 그렇게 칼처럼 전적으로 잘못이다 아니다로 가를 수 있는 부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자살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ㅋㅋㅋ/ 그것은 몇 마디로 금방 설명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제가 말하기는 그렇고, 철학책을 찾아보세요.
알씀
자살을 사람들이 대체로 죄악으로 규정한다는 명제부터 오류라는 건 여기 리플들만 봐도 알겠네. 위에 누구 말마따나 자살을 긍정하는 문화권도 있긴 있고. 한국인이라면 그야말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라 생각하는 게 기저에 깔려 있어서 누가 죽겠다고 하면 본능적으로 일단 말리고 보긴 할 수도 있겠는데, 그렇다고 자살을 죄악이라 생각하는 게 한국인에게 일반적이라고는 생각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