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질 어언 nn년 만에 고닉을 파게 한 매니저놈들.. 잊지 않겠다...
1. 연암 박지원의 글짓는 법 : 다 읽음
국문학도가 쓴 작법 요령에 비중을 둔 박지원 문학 연구서임. 원래도 박지원 좋아해서 평전 읽기 전에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데로 읽고 있음.
열하일기와 단편 문학은 모두 읽어본 입장에서, 당연히 많은 고전을 인용했겠지, 라는 감은 있었지만
전공자 아닌 입장에서 세세히 알기 어려웠는데 일단 이 책은 박지원이 인용하고 활용한
중국 고전들의 대단히 깊이있는 레퍼런스를 하나하나 알려줘서 깊이있게 이해되는 점은 좋았음.
그런데 애초에 작가가 의도한 생태주의적 글쓰기 쪽으로 너무 몰아가는 부분은 설득력이 약했음.
선비들 글쓰는 게 거기서 거기지, 자연물 관찰로부터 글을 시작하는 게 어떻게 21세기의 생태주의적 글쓰기와 연결이 된다는 건지...
내가 궁금했던 건 조선 중후기에 찾아볼 수 있는, 시대를 초월하는 선각자적 안목과 작품 세계의 이유나 방법론이지,
견강부회 혹은 결과론적 의미부여는 아니었노라. 그러니 무수한 박지원 평전 중 좋은 것이 있다면 추천을 부탁함.
단, 한 가지 느낀 건 확실히 창의성은 고전와 그 시대에 존재하는 다양한 텍스트에 대한 무식할 정도의 반복숙달과 암기에서 온다는 것.
청소년 때 이런 소릴 하는 책이나 선생들을 많이 만났을 땐 헛소리로 취급했는데 온고지신이란 성어는 정말 틀린 말이 아님.
박지원의 새로움에 대한 갈구와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그 도발적 주장들이 고래의 문학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제시되기 때문이었음.
2. 소리와 분노 : 포기
이건 류츠신 산문집? 읽다가 이 양반이 극찬하는 걸 보고, 큰 맘 먹고 읽기 시작함.
대학 및 군대에서 만난 영문학 스눕들이 경전처럼 끼고 다니는 걸 봤었고 대단한 작가라는 건 알았지만 왜인지 손이 안가던 작품.
대학시절, 내가 쓰는 글에 대해서 사람들이 모너니스트 같다, 라는 평을 하곤 했었는데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모더니즘한 글은 독자가 아닌 쓰는 놈 본인의 즐거움만을 위한 글쓰기임.
게다가 평소 원서나찌들 극혐하지만..
서사가 증발해 버렸고 언어와 문자 자체로 벌이는 기교와 계산이 가득한 모더니즘 저작은 원문으로 읽어야 함.
이상한 비유일수도 있지만 서사와 인물 정도만 따라가며 힘겹게 책장을 넘기며,
난 향기가 생명인 커피를 코를 막은 채 마시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음.
커피의 중심은 혀로 느끼는 맛이지만, 사실 그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후각임.
소설의 중심 역시 서사지만, 사실 그 이야기의 재미에 풍미를 더하는 것은 언어와 문자임.
모더니즘 소설은 후자의 비중이 더욱 높은 텍스트임. 앞으론 손도 안댈꺼다... 망할 놈들.... 다 죽어라!
3.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 : 절반 가량 읽음
읽다보니 미국 역사 넘나 재밌는 것.. 상고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고,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은 영화나 드라마, 혹은 실제 사건의 이미지를 대충은 머리속에 넣고 있는 상태이니
이해하기도 편함.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지만 입문용으론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프런티어정신, 민주주의, 지역정신, 다문화주의가 저자가 꼽은 4가지 힘임.
미국 = 지독하게 부글부글 끓고 있는 멜팅팟인데 솥이 워낙 크고 넓어서 절대 넘치거나 졸아붙진 않는 솥.
한국 = 지독하게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인데 원체 x만하고 이미 몇 번이나 넘쳐 불까지 꺼먹은 탓에 남의 온기빌려 겨우 연명하는 솥.
뭐 이런 느낌이었음. 그런 의미에서 더 재밌는 미국역사 책도 추천 부탁.
짤커엽 - dc App
아 북학파 좋아하시는구나
혹시 한국고전종합db에서는 북학파 주요인물들의 저작을 주석딸린 국문 번역으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간서치 아재도 좋아함. 좋은 정보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