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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는 1994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인 작가이다. 독갤러라면 오에 겐자부로의 이름은 익히 들었을 테고 또한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좌익 인사로 유명하니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치 성향을 떠나 굉장히 힙한 작가이니 후기 남긴다.
'개인적인 체험'은 오에 겐자부로의 장남 히카리가 뇌에 장애를 안고 태어난 일을 모티프로 한 장편 소설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
독갤에서 오에 겐자부를 두고 흔히 '필력이 아쉽다', '후기작이 난해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술술 넘어가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처음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만큼 분위기라던가 섹스 묘사 같은 것이 하루키와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 흡인력도 대단한데, 중증 장애 아이를 둔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내적 변화를 따라가는 과정이 아주 흥미로웠다.
스토리를 잠깐 소개하자면 학원 강사인 27살 청년 버드는 아이를 갖지만 그 아이가 뇌 헤르니아를 가진 장애아일 확률이 높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주인공은 아내와의 결혼 생활을 내팽개치고 옛 연인인 히미코에게 집착을 보인다. 태어난 아이가 죽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무책임한 사고방식을 드러내는 한편 한동안 히미코와의 아프리카 행을 염두에 두고 술에 취해 지내며 현실을 외면한다. 학원 수업을 앞두고 숙취에 절어 학생들이 보는 데서 구토를 하는가 하면 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자기 아이를 안락사시킬 의사를 찾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목은 위스키 마시고 다음 날 숙취로 고생하는 장면이다. 묘사가 정말 생생해서 끔찍하고 불쾌하다고까지 느꼈다.
이렇듯 작가는 자신이 느꼈던 온갖 고뇌와 괴로움을 이 소설 안에 응축해냈다. 읽는 내내 암울하고 소설 전반에 염세의 기운이 흐르지만 종장에 이르러선 나름 희망적인 엔딩을 보여줘서 좋았던 것 같다.
오에 겐자부로의 장편은 '만엔 원년의 풋볼'과 '개인적인 체험'밖에 읽어 보지 않았지만, 글쓰기 실력을 떠나 인류의 공생과 구원 문제를 아주 깊이 탐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노벨문학상 취지에 가장 적합한 소설가가 아닐까 싶다.
흥미로운 건 '개인적인 체험'이라는 제목 그 자체인데, 아마 21세기인 지금 더 이상 독창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현실에 상응하는 제목인지도 모른다. 현대 소설은 고전을 재구성한 것일 뿐이라고 어디선가 봤던 것 같다.
암튼 인상 깊게 읽은 소설이다. 오에 겐자부로 읽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도전해 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만엔 원년의 풋볼'은 문장을 배배꼬아 논 것 같아서 읽다가 지치기 쉽상이다.
이제 현대문학에서 나온 오에 겐자부로 단편집 읽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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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소설이 너무 라노벨 같음 - dc App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