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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 하여금 들뢰즈를 처음 접하게 만든 책은 그가 가타리와 함께 집필한 <천개의 고원>이었습니다. 프랑스어로 읽기 두려운 나머지 영어로 읽었으나, 도중에 프랑스어 원본으로 바꾸어 읽으니 오히려 더 전달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천개의 고원>은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기 때문에, 인트로덕션과 "11번째 고원"을 인상 깊게 읽고 난 후 들뢰즈 특유의 어휘에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reddit의 철학 subreddit에 질문했습니다. 대략 들뢰즈를 이해하고 싶은데 어떤 책이 좋을까요, 이런 내용이었는데,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이 Todd May의 서적을 제안하길래 당장 중고로 구입해 읽어보았지요. 저자가 미국인이고 영어로 쓰였기 때문에 부담 없이 영어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는데, 궁금해서 서점에 가 찾아 보았지만 재고가 없었어요. 원래의 텍스트가 꽤 좋은 편이라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해요.
Todd May는 질 들뢰즈의 철학적 세계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 하에서 다루는데, 순조로운 이해를 위한 일반화라고 생각했지만 아카데미에서도 진중하게 받아들여지는 듯 했습니다. 제가 곧 스물 두 살인데, 한창 갈피를 못 잡고 해멜 시기에 이렇게 직접적이고 와닿는 질문이 던져지니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어요.
질 들뢰즈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가 있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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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많이 어려웠어요. 특히 어휘에 대한 이해가 어려워서 말씀하신 대로 전체를 읽으려면 초기작을 먼저 읽을 필요가 있어 보였어요. 다만 "천개의 고원" 자체가 특이한 서적이라, 일부 "고원"들은 들뢰즈와 그 특유의 어휘에 대한 기반이 없더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구성요소들이었어요. 그렇기에 "안티-오이디푸스"를 먼저 읽을 필요도 사실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물론 들뢰즈의 초기작을 읽고 난 후에 읽으시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율적으로 선택해도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천개의 고원" 자체가 평생 읽고 또 읽는 종류의 책이라고 생각해요.
들뢰즈를 읽고 무슨 생각이 들었음?
음... 들뢰즈를 처음 접했을 때 별다른 사전 지식이 없었는데, 어쩌면 당시 자크 데리다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에, 또 제가 원래부터 니체를 좋아하는지라 말 그대로 준비가 하나도 안 된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기존 철학의 사유적 방법을 비판하고 비트는 시도에 공감할 수 있고 그것이 흥미롭다고 느꼈어요.
한 가지 명시해야 하는 사실은 제가 아방-가르드 문화를 사랑한다는 점인데, 예술에서의 아방-가르드를 긍정하는 이들이 특히 들뢰즈와 많이 공감하더라고요.
마누엘 데란다의 책도 정말 좋습니다. 한 책만 한국어로 되었을 텐데 그 책은 정치철학 쪽이고요, 고쿠분 고이치로의 책은 인트로로서 가장 좋은 책인 거 같아요
저거 읽으려면 가타리 읽어야 하고, 들뢰즈 존재론들 숙지해놓아야 하고, 들뢰즈 존재론을 숙지하려면 베르그송과 하이데거를 읽어야 한다던데... 참 힘들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