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자오선의 건조한 문체도 좋았는데
맥카시의 감성적인 문체도 맘에 든당
'지난밤 사라진 풍요로운 생명의 매트릭스를 태양이 아직 되살려 놓지 않은 시간, 촉촉이 젖은 산속 풀숲을 별빛을 받으며 달리는 늑대가 보였다.
사슴과 토끼와 비둘기와 들쥐가 늑대의 기쁨을 위해 대기에 풍성히 기록되고, 늑대를 분리하지 않고 일부로 포함하는 하느님에 의해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다스림을 받았다.
늑대가 달리매 문이 닫히고, 모든 것은 두려움과 경이뿐이라는 듯 코요테들은 입을 다물었다. 소년은 늑대의 뻣뻣한 머리를 들어 올렸다.
혹은 쥘 수 없는 것을 쥐려는 듯 손을 뻗었다. 산을 먹고 사는 꽃처럼 더없이 아름답도고 섬뜩한 늑대는 이미 산속을 달리고 있었으므로.
피와 뼈로 만들어졌으나 전쟁의 그 어떤 상처에도 희생될 수 없는 그 무엇. 비가 그러하고 바람이 그러하듯 시커먼 세계의 형태를 깎고 다듬고 파낼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고 믿고 있으리라. 하지만 쥘 수 없는 것은 결코 쥘 수 없고, 삽시간에 지지 않는 꽃은 없으며, 여자 사냥꾼과 바람마저도 두려워하며,
세계는 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이게 스포일러라 말하긴 그런데 1부 결말부 내용의 마무리로서 너무 멋진 문단인 것 같음.. 여운 ㅆㅅㅌㅊ
핏빛자오선 예전에 읽다가 너무 건조하고 팍팍해서 하차했는데 이거 보니까 코맥 맥카시 다시 끌리네
핏빛 자오선은 진짜 건조한 문체도 문제지만 미국 남부 전체를 종주하다시피 한지라 분량이 방대함. - dc App
픽빛 자오선이 ㄹㅇ 지렸지...입시미술할때 1년동안 읽었는데, 살면서 질투나서 작가 목을 조르고 싶은건 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