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제목 : 소크라테스의 변론
저자 : 플라톤
역자 : 천병희
읽은 기간 : 12.15
5개월 전, 야수교에 있던 시절.
관물대만한 진중문고에는 흥미가 가는 책이 전혀 없어서 그냥 아무 책이나 잡히는 대로 읽었습니다
그 때, 손에 집었던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론부터 크리톤, 파이돈, 향연이 수록되어있던 「플라톤의 대화편」입니다.
동양고전만 읽었던 저에게 그 책은 인생 처음으로 읽었던 서양 고전이었습니다.
어려울 것만 같았던 책이었는데 펴보니까 막상 술술 읽혔습니다.
그렇게 서양고전에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대에 가자마자 호메로스부터 시작하는 서양고전 몇 권을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리스어 원어 번역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천병희 선생님의 플라톤 전집으로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향연」을 다시 읽습니다.
---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나라가 인정하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합니다.
당시 아테네 재판은 두 번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1차 재판은 죄의 유무를 결정하고
2차 재판은 죄의 형량을 결정하는 것이었죠.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사람들을 사형을 주장했기 때문에 만약 두 번의 재판에서 모두 진다면, 소크라테스는 사형을 당하는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이 재판과정에서 소크라테스가 스스로를 변호한 2번의 변론과 사형이 확정된 후의 마지막 발언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변론을 통해 소크라테스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인생을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고발당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칩니다.
소크라테스의 친구였던 카이레폰은 델포이에서 이런 신탁을 받습니다.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
소크라테스는 이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혜롭다고 알려진 사람들을 찾아가서 대화를 시도합니다.
본인보다 지혜로운 사람을 찾는다면 신탁을 부정하고 반박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혜롭다고 알려진 사람과 대화를 할 때마다, 소크라테스는 상대가 지혜롭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사실 그는 지혜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소크라테스는 그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보다는 분명 내가 더 지혜롭다.
둘 다 남에게 내세울 만한 것이라곤 하나 없지만, 그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반면, 나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무지가 드러나는 것을 수치스러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르는 분야에서도 아는 척을 하며 자신의 무지를 덮어버립니다.
허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며 계속해서 배우려는 삶의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생각으로 아테네를 돌아다니며 지혜롭다고 알려진 사람들에게 사실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이런 소크라테스를 아테네 시민들은 탐탁지않게 여겼을 것입니다.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시비를 거는 것으로밖에 안보였겠죠.
소크라테스에게는 고발장의 내용이었던 '청년을 타락시키고 다른 신을 믿은 죄'는 단지 표면상의 이유였습니다.
고발의 근본적 이유는 '본인들의 무지를 파헤친 괘씸한 놈'이었죠.
그래서 사형을 선고받은 소크라테스는 마지막 연설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를 죽임으로써, 누가 여러분의 생활방식이 나쁘다고 비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그런 식으로 비판에서 벗어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으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쉬운 방법은 남의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다시 읽으며 생각합니다.
생활관 사람들이랑 토론을 하면서
역사 조금 배웠다고, 책 조금 읽었다고,
마치 다 아는 것마냥 말을 했던 지난 나를 돌아봅니다.
배움이 축적될수록 교만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모르는 것을 탐구하고 배워가는 자세를 가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 서양 고전을 볼 때, 확실히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읽었냐 안읽었느냐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닥 길지 않은 「소크라테스의 변론」이지만, 호메로스의 텍스트를 5번정도 인용했네요.
몇 달 전에 읽었을 때는 '아 그냥 옛날 이야기의 인용인가보다' 하며 지나쳤는데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다 읽고서 다시 읽어보니까 '아 이런맥락이니까 이 구절을 인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모두 '근본' 호메로스를 읽읍시다.
구웃 - dc App
플라톤 국가에서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엄청 인용함..
호메로스 먼저 읽길 잘한 것 같습니다;;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