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에 혁명가들은 많이 죽었다. 그들의 경험은 그들과 함께 묻혔다. 그래서 우린 그것들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외인 기자에게 포착된 김산은 자신의 경험을 풀어 놓는다. 그렇게 <아리랑>이라는 책이 탄생한다.


김산은 조선인이지만, 중국 공산당 활동을 했다. 광동 코뮌, 하이루펑 소비에트에서 활동 했다.

그의 동료, 친구는 거의 모두 죽었다. 감옥도 갔고 고문도 당했다. 비정상의 상황에서도 그는 갈길 갔다.

변절의 기회도 있었다. 포기할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묵묵히 걸어갔다.


김산의 신산한 삶은 아프게 다가왔다. 허나 더 아프게 다가오는 건 비슷하게 스러졌을 무명의 혁명가들의 존재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혁명을 했을까? 


'독립'은 미국의 원자탄으로 열렸다. '독립'이라는 단어는 과정을 담지 못한다. 조선 민중의 수난과 죽음들이 담겨있지 않다.

결과는 늘 그렇다. 결과로는 표현되지 못한 과정의 충실함을 혁명가들을 통해 느낀다. 

"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는 현재도 여전한 문제다.

혁명가들을 떠올리며 그보다 덜한 상황에 덜한 선택조차 못하는 오늘의 나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