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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시라소니 > - 박청하 (에이엠)
예전에 헌책방에서 사왔던 오래된 책인데 이제야 읽게 됐다. 개인적으로 조폭이나 범죄 등이 등장하는 내용을 나이 먹고도 좋아하는 편인지라 언젠간 읽었을 책이다.
참고로 책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책을 잡자마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다. 감기에 먼지 알레르기가 심한 나로선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읽어야 하는 책이었다. 정말 소설 속 시라소니의 인생만큼 치열한 독서였다.
야인시대로 익숙한 폭력배들이 대거 등장한다. 스포츠 신문에서 볼법한 자극적이면서 B급 정서가 느껴지고 유치하면서도 간략한 문체였다. 가독성은 확실히 좋아서 괜찮았다.
이미 해방 당시 28세에 주먹 세계를 떠났다며 정팔의 스카웃을 망설이는 시라소니. 결국 그와 적당히 손을 잡는다.
김두한과의 첫 대면은 영화 ‘대명’을 떠올린다.
지속적으로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많아 소설 진행이 자주 끊겼다.
건달들에 대한 자료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들은 어떤 면에선 꽤나 예민한 것 같다. 별 것 아닌 걸로 자존심을 내세우며 곧바로 주먹질을 한다. 참 피곤하게들 산다.
향실과 김찬식의 얘기는 장군의 아들 시리즈에서 흔히 봤었던 여자 문제였다. 하여간 건달 있는 곳에 여자 얘기 없는 데가 없다.
일본군 정보장교를 김찬식과 쫓는 건 비현실적이면서 첩보물을 보는 기분이었다.
시라소니는 싸움 실력뿐 아니라 눈치도 굉장히 좋은 듯하다. 주먹만 센 무식쟁이가 아니었다.
큰 군견 셰퍼드를 몽둥이로 때려잡은 시라소니. 초인적인 수준이다. 현실성을 떠나 확실히 재미는 보장한다.
일본 건달들에게 폭행당한 두 남녀를 구해내고 재등장한 김동일. 너 말고 시라소니 언제 다시 나오냐? 어?
김두한의 라이벌로 서울에 있어야 할 하야시가 중국에 나타난다? 그리고 김동일과 맞선다? 뭐냐 이거?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뭔가 평행세계 스토리 같다.
구경꾼 사이에서 튀어나온 시라소니. 일본군 정보장교를 쓰러뜨린 후 잘 살아있던 듯하다.
소설의 극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묘사가 촌스럽고 유치하다. 허나 그 맛에 본다. 쌈마이한 맛이 있다.
칼을 든 하야시를 총으로 제압 후 다음 날 맨주먹으로 다시 싸우자는 시라소니와 하야시. 허나 싸움은 시라소니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야시 일당은 여럿이 모여 기다린 것도 모자라 칼을 들고 상대한다. 비겁하다.
시라소니의 박치기 솜씨는 굉장하다. 프로레슬러 김일을 능가한다.
김동일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탈출하는 시라소니. 당시 중국은 주먹질도 모자라 총칼로 곳곳에서 싸우던 무법 지대였던 듯하다.
시라소니를 사칭하는 가짜도 등장한다. 중국에는 사람도 짝퉁이 있나 보다.
시라소니가 이제는 톈진으로 향한다. 방랑벽은 어릴 때부터 타고난 듯하다.
소설은 소설인지 하야시도 모자라 신마적도 등장한다. 김두한의 상대들이 이 소설에서 총출동한다.
중국이 배경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건달들만 등장한다. 이상하게 중국 건달은 잘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옛날 책이라 그런지 오타나 비문이 꽤나 보인다. 옛날식 맞춤법 문제도 있는 듯하다.
신마적이 일본국 북지군 사령관의 수양아들이란 얘기는 처음 본다. 저자의 창작이 아닐까? (후에 헛소문으로 밝혀진다)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같은 동포로서 시라소니를 반갑게 맞이하는 신마적. 그래,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렴.
고국으로 돌아가는 기차에서 전에 맞섰던 요시다를 만난 시라소니. 좆 됐다.
결국 도망치다 붙잡혀서 고문을 당하고 일본에 있는 교도소로 끌려간다.
고된 감방 생활을 하는 시라소니. 감방 얘기도 어딘가 흔히 봤을 법한 교도소 관련 스토리라서 식상했다.
시라소니를 제거하기 위해 자객을 보낸 야쿠자. 정말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스토리다. 자객은 무슨 닌자를 보는 줄 알았다.
해방 후 서울의 유명한 주먹패들의 얘기가 후반부에 나온다. 초반부를 재탕하는 수준이다.
이 시절엔 공부 좀 했다는 이들도 주먹질하던 시절인가 보다. 참 힘들게들 살았다.
야인시대나 영화 대명에도 나온 장면들이 등장한다. 전부 지어낸 얘기만은 아닌 듯하다. 비슷한 시기의 조폭물들과 공유되던 실제 사건들이나 내용들이 꽤 있는 듯하다.
후반부는 이정재 등 정치깡패들 얘기에 시라소니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서울에서 유일한 자유인이었던 시라소니. 그 시절 여러 주먹들과 다른 존재의 기운이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진다.
허나 한편으로 시라소니는 그 험난했던 시절을 살아가기엔 너무나 순진하고 순수하지 않았나 싶다. 속이 시커먼 당시 정치깡패들과 달랐기에 결국 당한 듯하다. (아직 이 부분은 소설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미리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자신이 형님 대접을 받는답시고 무시무시한 동생을 자처하는 정재에게 용돈을 받아쓰다니. 찍힐 만도 하다. 뭔가 시라소니 나름의 장난기가 서린 계책인 듯하다. 그러니 너무 설치지 말아야 한다.
이정재도 일부러 시라소니의 계책을 역이용하고 쳐부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수금하듯 용돈을 준 것 같다.
게다가 시라소니는 그 동안 싸움을 피하지 않고 죄다 이겨왔기 때문에 위기를 그저 정면으로 맞섰다가 이정재 세력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게 아닐까 싶다. 어쩌면 시라소니는 이런 부분에서 너무도 순수한 구석이 있던 듯싶다. 이 찌들대로 찌든 세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에 비해 다른 폭력배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타락한 존재들이라서 결국 시라소니는 한 시대 너머로 끝나야 했던 게 아닐까.
처음엔 시라소니도 복수를 꿈꿨으나 결국 2차 린치를 가한 이석재나 이정재를 용서해줬다고 한다. 보통 비범한 인물이 아니다. 복수보다 더 어려운 용서를 하다니.
어쩌면 이 세상은, 그 강한 힘으로도 어쩌지 못할 만큼 타락했던 건 아닐까. 조폭 미화로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시라소니를 변호해주고 싶었다.
시라소니의 결말은 내게 있어서 남의 일만으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나 또한 오타쿠들과 어울리던 학창시절이나 아이도루 덕질을 하면서 별의별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다. 사회에 찌들고 속이 시커멓게 뒤틀린 이들. 자신들이 좋아한다는 대상을 죄책감 없이 더럽히고 유린하려는 이들. 나는 그런 이들 안에서 나 홀로 순수한 덕질을 했다. 나 또한 그래서 같은 덕후들일지라도 거리를 두고 지냈다. 그들은 가까워져봤자 문제가 많고 피곤하다. 자아가 비대하고 속이 뒤틀린 이들끼리 모이면 항상 문제가 생긴다.
어쩌면 나도 십덕계의 시라소니일지도 모른다. 물론 난 싸움 실력을 덕력으로 비유했을 때 시라소니의 존함에 먹칠을 가할 정도로 그저 지나가는 행인 수준의 하찮은 덕후이지만, 사람의 성향은 그와 같을지도 모른다. 어딘가에 소속되기보단 산전수전 다 겪으며 구르고 구른 이 바닥을 떠나지 못한 지박령이 된 것만 같다.
어차피 내게는 집사람 리카짱과 누나 같은 모에가 있다. 내 안의 세계에서 두 집 살림도 벅차다. 광활한 만주 벌판보다 드넓은 십덕 세계가 언제나 나를 기다린다. 나는 누가 뭐라 하든 꼴리는 대로 눈치 안 보고 덕질을 하고 싶다. NGT48이나 프로듀스48처럼 이제는 업계 내부에서 금지어가 되어 남들이 함구하는 대상들일지라도 나는 여전히 그녀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한 명의 고독한 십덕이고 싶다.
어쩌면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어디에도 얽매임 없이, 오늘도 어딘가를 방랑하는 시라소니처럼 살아온 게 아닐까. 그래서 그 어떤 건달보다도 그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건 아닐까.
시라소니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그의 주먹 세계에서의 삶과 내 덕질 인생이 다를 바 없는 것 같아 동질감과 연민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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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 시라소니 형님ㅋㅋㅋ
ㅋㅋㅋㅋ - dc App
썅 두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지하게 보다가 터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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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류의 작품들은 잘썼다고 보긴 힘들어도 재미는 확실히 보장하는 것 같다.
빠라바바 빠바밤 빠바밤~ 빠라바바 빠바밤 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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