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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닮은 사람 > - 누쿠이 도쿠로 (엘릭시르) 김은모 옮김



누쿠이 도쿠로의 작품답게 각 열 명의 등장인물들의 시점별로 담긴 소설집이다. 소규모 테러가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퍼진 게 아닐까?

아무튼, 감상문 분량도 많아질 것 같아 각 인물별로 나눠서 쓸까 한다. 게다가 다 읽지도 못했다.


1. 하구치 다쓰로의 경우

스마트 폰이 한창 사용되기 시작하던 시기인 듯하다. 나도 피처폰을 남들보다 오래 쓰다가 망가지고 나서야 스마트 폰으로 바꿨던 그때 그 시절이 떠오른다. 정말 신세계였다.

유행으로까지 번진 묻지마 범죄 같은 소규모 테러’. 어딘가 일본 사회의 문제를 저마다 자신도 모르게 드러내는 느낌이다. 영화 조커처럼 모두가 조커가 될 수 있듯 모두가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는 현 사회를 고발한 게 아닐까?

다쓰로는 뭔가 초식남에 내성적이다.

사야와의 달달한 추억 얘기는 내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 나도 십덕이 되기 전에는 이렇게 달달하게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사야에게 차인 다쓰로. 이래서 회사 주변 환경도 중요한 거다. 사람은, 그리고 사랑은 변하는 법이다. 나와 결혼하자고 약속했던 한 여자도 말없이 떠났듯 그렇게 변해가는 법이다.

야심이 생긴 사야는 결국 우연찮게 소규모 테러의 희생양이 된다. 정말 사람 인생은 모르는 거다.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 테러의 원인일까. 나도 작중 등장하는 총리처럼 테러에 동의는 못하겠다. 누구나 테러리스트의 기질은 가졌겠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분노를 푼다. 나 또한 테러리스트들의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나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사야는 꽤나 권위적이고 야심이 많으며 유능한 남자를 만난 듯하다. 많은 여자들이 이런 남자들을 만나서 고생한다. 나처럼 착하고 소박하며 순수한 남자는 외면하기 마련이다. 제 무덤을 파는 짓이다.

사야를 그 쓰레기 같은 새 남자친구 놈이 때리기도 했다고? 그러면서도 헤어지지는 않아? 대체 왜 여자들은 이딴 놈들을 만나는 거냐?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이런 여자들을 질리도록 봐 왔지만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단순히 나쁜 남자가 아니라 정말 나쁜 놈들을 만나며 범죄자 같은 기질에 끌리는 여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다쓰로는 총리의 연설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며 폭력은 악이기에 폭력으로 악을 처벌하길 바라는 듯하다.

결국 사야의 새 남자친구 가쓰무라를 찾아가는 다쓰로. 폭력이 폭력을 낳듯, 다쓰로도 테러리스트가 될 듯하다.

허나 아이들 싸움과 유카의 지적에 깨달음을 얻은 다쓰로. 아이들 덕분에 흑화가 풀렸다. 다행이다.


2. 오무라 요시히로의 경우

공장에서 일하는 요시히로. 단순 작업에 정신도 육체도 망가지는 듯하다.

사람보다 고양이를 편하게 대하는 것을 보니 전작처럼 초식남의 기질이 엿보인다. 게다가 이 양반도 스마트 폰과 인터넷이 인생의 낙이다.

총리 얘기는 여기서도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 꽤 중요한 존재인 듯싶다. 어째 총리의 성향이 고 노무현 대통령을 떠오르게 한다.

일본 사회도 거품 경제가 꺼진 후 서민 생활이 꽤나 어려워진 듯하다. 예상보다 소설이 사회비판적인 요소가 강하다. 일본도 한국의 586 세대와 비슷하게도, 거품 경제 세대와 현 세대의 갈등이 심해 보인다.

가와사키는 타인의 의견을 자기 것처럼 따라하는 일종의 깨시민인 듯하다.

랜선 연애를 하는 요시히로. 너무 희망을 갖지 않길 바란다.

미도링과 실제로 만나게 된 요시히로. 너무 진도가 잘 나아가서 걱정이 된다. 인터넷 친구나 랜선 연애는 현실로 이어지는 경우 결과가 나쁠 때가 많다. 어째 불길하다.

말더듬 설정은 미안하지만 너무 찐따의 기운이 강해 보인다.

미도링은 사실 남자친구가 있는 몸이었다. ... 이럴 줄 알았다. 요시히로, 현실의 여자를 멀리하고 그냥 나와 함께 책이나 아이도루 덕질을 하며 살아가자.

도베는 조언을 잘해주는 척하더니 미도링에게 분노하라고 요시히로를 선동한다. 이놈 뭐냐?

실수로 요시히로가 돌보던 길고양이를 차로 쳐 죽인 가와사키. 분노하는 요시히로. 이런 진행은 불편하다.

결말을 보니, 다쓰로의 편에서 사야를 트럭으로 친 건 요시히로인 듯하다. 이런 식으로 스토리들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