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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닮은 사람 > - 누쿠이 도쿠로 (엘릭시르) 김은모 옮김



누쿠이 도쿠로의 작품답게 각 열 명의 등장인물들의 시점별로 담긴 소설집이다. 소규모 테러가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퍼진 게 아닐까?

아무튼, 감상문 분량도 많아질 것 같아 각 인물별로 나눠서 쓸까 한다. 게다가 다 읽지도 못했다.





5. 이노하라 고헤이의 경우

시작부터 범상치 않아 보이며 취조를 받는 찐따 한 명. 찐내가 너무 심해 한숨이 절로 나왔다.

테러 교사는 추측대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이름, 도베. 도베 이놈은 타고난 선동가와 사기꾼 기질이 농후해 보인다. 소규모 테러의 배후가 점점 드러나는 듯하다.

도베는 꽤나 지능적인 듯하다. 이런 지능으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심리와 감성을 이용하는 놈들이 세상에 수두룩하다. 나는 직접 겪어봐서 안다.

형사 이노하라의 딸 히로미는 등교 거부 중인 히키코모리에 마음의 병을 앓는 듯하다. 뭔가 불길해 보인다. 형사님, 저는 여자 히키코모리를 좋아합니다. 따님을 제게 주십... 읍읍!! (감상문 작성자가 어디론가 끌려간다)

히로미가 폰으로 도베와 연락을 주고받는다? 위험해! 도망쳐, 히로미짱!

이노하라는 공안 형사지만 가족애가 넘치는 듯하다. 그 때문에 공과 사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구석도 있다. 공안 형사로서 실격이다.

미덥지 않은 미나미노를 집에 데려와 딸의 폰을 확인하는 이노하라. 분위기가 심각했다가 확 바뀐다. 두 형사가 무슨 시트콤을 찍는 줄 알았다.

히로미의 폰을 몰래 해킹하는 장면은 처음엔 스릴이 넘쳤으나 너무 간단하게 마무리되어 맥이 빠졌다.

가짜 도베인 척 딸과 문자를 주고받는 이노하라. 고생이 많다.

결국 도베와 만나기로 미끼를 던진다.

도베 이 새끼 21살 대학생이라고 했는데 구라였다. 사실은 31세 회사원임에도 여고생을 만나려고 했다. 나쁜 놈! (아직 여고생인 모에큥의 덕질을 하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진짜 도베는 다른 녀석이다. 도베, 넌 누구냐? 도베는 도배는 그만 하고 정체를 드러내라!

세대와의 계층이 갈수록 심화된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도 다를 거 없다. 갈등과 혼란을 부추기는 최초의 도베 같은 녀석이 한국에도 존재할 듯싶다.

히로미에게 도베를 체포한 것과 자신의 폰을 해킹한 사실을 누군가 알려줬다. 그리고 히로미는 아빠와 틀어진다. 읽다가 갑작스러워 소름이 끼쳤다. 공안 경찰의 머리 위에서 노는 도베라는 존재에 공포를 느꼈다.


6. 이토 게이스케의 경우

게이스케가 조언을 철저히 하는 걸 보니 혹시 도베인가?

상담 상대는 자존감이 너무도 낮은 십덕으로 보인다. 같이 놀아주고 싶다.

역시 게이스케도 도베였다.

게이스케는 공부도 운동도 인성도 다 좋은 인싸에 엄친아였다. 허나 이자식은 테러 배후다! 낚여선 안 된다! 그게 바로 네 문제점이다!

게이스케를 보니 우리나라의 NL 주사파들이 떠오른다. 품성론을 주장하며 인간 대 인간 관계를 우선으로 해서 세력을 넓혔던 놈들. 일본 좌파도 인간성을 꽤나 따져서 이용한 듯하다.

히데부는 자신의 덕질 능력으로 애니메이션 숍에 입사한다. 나도 내 덕질을 살려 일해보고 싶다.

? 게이스케도 도베의 영향을 받은 사람 중 하나인가? 그럼 진짜 도베는 아냐?

어딘가 도베나 게이스케를 보니, 사실 악이란 건 어긋난 선의 신념이 강해진 게 아닐까? 보통의 악은 처음부터 악이었던 게 아니라 자신이 세상을 바꾸고 정의를 추구하려는 그 마음에서 시작하는 게 아닐까? 자꾸만 의문이 든다. 나도 입진보 시절에 그랬으니까.

도베와 나는 어쩌면 본질은 비슷할지도 모른다. 나도 소규모 테러를 이해하는 입장이다.

게이스케도 도베에게 낚여 그의 뜻과 이름을 부여받았다. 그래, 악은 바로 정의와 선을 집어삼켜 이용한다. 대놓고 나쁜 놈보다 이런 정의와 선으로 가장한 이들이 더 나쁘다.

미와도 게이스케의 여자친구답게 불의를 못 참는 듯하다. 너도 좀 불안해 보인다. 역시 커플은 서로 닮아가는 법이다.

히데부는 사회생활로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해된다. 불합리가 넘치는 게 사회생활이다.

결국 사회부적응자 히데부에게 소규모 테러를 하도록 선동한다. 자신은 선동만 하고 사회에서 착실히 잘 지내며 방관한다. 그리고 고통 받는 타인을 이용한다. 그래놓고 자기 이미지는 철저히 관리한다. 전형적인 엘리트 운동권의 모습이 비쳐진다.

미와도 제대로 운동권 기질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미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비밀스러운 공부까지 한다. 점점 더 불길해진다. 본격적으로 변해간다. 미와는 게이스케의 예상보다 너무도 실천적으로 변해간다. 이젠 돌이킬 수 없어 보인다. 선으로 위장한 악의 세계로 발을 옮긴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