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이곳에 좀 뜸하다 보니, 댓글을 올리고 싶어도 너무 늦을 때가 있네요. 

댓글도 길어지고 해서, 따로 글을 파서 올립니다. 마하연님의 글 원본은 이전 페이지에 있습니다.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9195&page=2


< 인용문 >


전통과학자들에게는 '우연'이 그들의 구세주였습니다.
'우연'이 그들의 신이었습니다. '우연'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니까요.
'우연', 거기에다 끝없이 무한한 긴 시간이 우주를 낳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그들은 끝없이 무한한 긴 시간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래서 그들의 신을 그들을 비참하게 실패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 신은 죽었습니다. '우연'은 우주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우연은 우주가 극복하려고 부단히 강력하게 힘쓰고 있는 것입니다.
'온우주'의 자기초월하는 추동이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우연입니다.


< 의견 >


1. 

18세기 이전에, <세계의 질서와 내용>은 신이 만들어낸다고 사람들은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죠. 

특히 현대의 과학적 주장들을 모두 진리라는 느낌으로 믿는, 보통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계의 질서와 내용>은 신이 만들어내지 않고, <우연>이 쌓여 만들어진다고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믿습니다. 이게 뭐냐? 바로 진화론이죠. 

빅뱅부터 설명하는 우주진화, 최초의 세포 형성 이전의 화학진화, 이후의 생물진화.. 

과학자들은 이 모든 과정을 설명하기 위하여, 약간의 법칙들과, 그 법칙들의 거대한 공백을 메우는 우연을 가정한 다음, 

우연이 쌓여 질서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무한에 가까운 긴 시간을 가정했습니다. 

켄 윌버는 위 인용문에서 그 가정들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있는 거 같네요.


2. 

이게 무슨 말이냐? 진화론이 주장하는대로 <우연>이 쌓여 현재와 같은 세계의 질서를 만들어내려면, 정말로 <무한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고작 수십억년의 시간으로는, 이 지구에 지금과 같은 형태의 질서와 내용들, 

특히 생명체들이 품은 엄청난 복잡성과 양을 갖는 정보의 누적이 일어날 수 없음을 지적하는 거지요. 

같은 원리가 우주 전체의 형성에도 작용한다고 보는 거구요. 


그렇기 때문에 진화론의 주장은 근본부터 틀렸다는 뜻입니다. 

왜? <우연>이 쌓여 <현재 세계에 관찰되는 질서>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은 <무한>인데, 

실제로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우주와 지구의 시간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3. 

즉, 현대 과학에서 <세계의 구체적 질서와 내용>을 만들어낸 원인으로 신을 대체한 <우연>을 부정함으로써, 

18세기 이전까지 전통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신의 자리를 다시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다만 그 신의 형태는 특정 종교의 신이 아닌,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신적 존재를 말하고 있는 거겠죠. 

그리고 켄 윌버는 그 신적 존재의 구체적인 활동과 작용을 설명하고 있는 거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