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회독하면서 발견한거
1) 샬럿과 돌로레스의 결정적인 차이.
126-127p: 「내 가엾은 아내가 얼마나 상냥하고 얼마나 애처로웠는지를 말로 표현하기란 불가능하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밝디밝은 --크롬 도금이 반짝거리고 철물회사 달력이 걸린 근사한(샬럿과 험버트가 대학 시절에 정담을 나눴을 만한 커피숍 분위기를 모방한) 식사 공간이 있는-- 부엌에서 아침식사를 할 때마다 그녀는 빨간색 가운을 두르고 식탁 앞에 앉아서 플라스틱 상판에 팔꿈치를 얹고 한쪽 뺨을 주먹에 댄 채 나를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는데, 햄과 달걀을 먹는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다정했다. <"안면신경통"으로 험버트의 얼굴에 일어나는 경련도 그녀의 눈에는 하얀 냉장고 표면에 너울거리는 나뭇잎 그림자와 햇살처럼 활기차고 아름답게 비쳤다.> 」
이 부분은 샬럿과 험버트의 신혼생활 중 샬럿이 험버트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부분임. 험버트의 이름이 변형없이 3인칭으로 언급되는걸 보면 나보코프의 시선이 많이 개입돼있다고도 할 수 있는 부분(험버트는 샬럿에게 큰 관심이 없었으므로). 이때 묘사를 잘 보면 샬럿은 험버트의 가장 두드러진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안면신경통"조차도 사랑하는 걸 알 수 있음.
하지만 256-257p에서는: 「시내에 머물 때면 나는 수영장이나 박물관이나 학교가 어디 있는지, 제일 가까운 학교는 학생 수가 얼마나 되는지 따위를 유럽인답게 정중하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학교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 되면 구경하기 좋은 곳에 차를 세우고 나의 떠돌이 여학생을 옆자리에 앉힌 채 미소를 지으면서, 그리고 <얼굴을 조금씩 씰룩거리면서(잔인한 로가 내 흉내를 냈을 때 비로소 나에게 "안면경련증상"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교하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
이 부분은 마찬가지로 험버트와 돌로레스의 여행 중 돌로레스가 험버트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부분임. 돌로레스는 당연하게도 험버트의 치부를 그저 놀림거리로밖에 생각하지 못했음. 이게 샬럿과 돌로레스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임. 그리고 험버트가 얼마나 멍청한 인간이었는지도 알 수 있는 부분이고. 자기 시각에서나 애달픈 사랑이었지 돌로레스 입장에선 그저 기분나쁘고 사악한 엄마 살인범이나 다름없었다는거.
+여기에서는 험버트가 자신의 안면신경통 증상을 이제야 깨달았다는 식으로 묘사됨. 그럼 앞의 샬럿에 대한 묘사는 누가 했던 걸까? 바로 이게「롤리타」의 서술자가 험버트 혼자만이 아니라는 증거 중 하나임. 물론 이 작품은 회고록의 형식이니 해석에 모순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도 의도된 형식이었을 가능성이 높음.
*문동 기준으로 발췌함
니네는 이런 문학 tmi 없냐. 다들 하나씩 올려보는거 어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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