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붕이들끼리 찐이니 아싸니 이러지만
사실 이미지로 봤을 때, 사람 대 사람으로 봤을 그나마 양호한 게 책덕후라고 본다.
물론 그 위에 더 노답인 아이도루 오타쿠나 만화, 애니 오타쿠도 존재하지만
가장 무서운 최상위 오타쿠는 따로 있다.
바로 철덕이다.
나는 실제로 철덕을 수차례 봤다.
무단으로 기차 안에 들어가 촬영하는 건 물론이고
"S차다! 나이스! 나이스!" 그 전설의 동영상에 맞서려는 건지 기차가 들어올 때 "이 XX행 열차를 타면 큰일나요~ 기뻐요~" 라는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본 적 있고
심지어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중 한 명이 철도 관련과 출신의 철덕후였다.
공통점은... 정말 무섭다는 거다.
내가 여기선 조커 소리 듣지만 걔네 앞에서는 좆밥이다.
충고 좀 하자면...
열차 앞에서 괴상한 노래를 부르거나
열차에 동글이, 분홍이, 이런 식으로 애칭을 붙여 부르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무조건 도망쳐라.
열차를 기다리다가 목격한다면 다음 열차를 타길 바란다.
직장 동료 중 누군가 철덕이라면
그 자리에서 사표를 쓰고 튀어나와라.
살고 싶으면 도망쳐라.
그래서 책 얘기:
장애가 있던 친척형이 우리 집에만 오면 자동차 등등 교통기관과 관련된 학습만화나 아동용 백과사전을 읽으셨다.
친척형이 집에 놀러 오면 무조건 나는 그 형에게 교통기관과 관련된 책들을 양보해야 했다.
친척형이 좋아하는 파트와 취향이 있었다.
친척형은 철덕은 아니었지만 경찰차나 구급차, 소방차 등을 좋아하셨다.
아직까지 그 형님께서 공무용 차덕질을 하다가 공무집행 방해죄로 잡혀갔다는 소식은 못 들었다.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책 얘기 2:
어릴 때 갖고 있던 다른 학습만화들을 버린 건 안 아까운데
주로 즐겨 보던 어린이용 백과사전 세트를 버린 건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거 좀 야매였다.
백과사전 중에 애완용 동물 키우는 내용이 가득 담긴 책이 있었는데
새나 햄스터 같은 메이저한 동물들뿐 아니라
뱀이나 말미잘, 곤충, 달팽이 등도 키우는 방법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난 그 책에 낚여서 민물고기나 가재, 다슬기, 비둘기, 까치, 달팽이, 개미, 잠자리, 방아깨비, 매미 등을 잡아와서 키우려다가
집안에서 이종들의 홀로코스트와 쥬만지 시즌2를 찍고 어머니께 두들겨 맞은 적이 여러번 있었다.
(추가로, 비둘기는 얌전한데 까치는 어미까치 보는 앞에서 지상에 추락한 새끼까치 데려왔다가 개무서웠다. 까치 울음소리가 그렇게 무섭게 나올 수 있다는 거 어릴 때 처음 깨달았다)
분명 어린이용 백과사전에서 배운대로 어떻게든 키워보려고 했는데 그대로 따라했더니 다 죽거나 도저히 키울 수가 없는 시스템이었다.
...어 이러고 보니 나도 철덕후 못지 않게 맛이 갔잖아?
결론은 책은 책일 뿐이니, 백과사전보다 건전한 모더니즘이나 파자.
덕중에 덕은 철덕이라 - dc App
ㄹㅇ 범접할 수 없다.
하루는 철덕후에게 나도 모르게 끌려갔는데 방화차량기지였다. 나는 왠지 모르게 끌려가 그녀석 + 나 + 어떤 모자와 함께 지하철이 운행되는 것은 시스템이며 자동 운항 장치가 있어서 기관사가 손을 놔도 자동으로 움직인다는 소리를 30분 내내 들었다. 문제는 방화차량기지의 위치였다. 방화 종착역에서 땡볕에 왕복 30분씩 움직이던 나에게 그 기억은 지나치게 괴로운 기억이었다.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거절할걸 하는 생각 속에서 나는 드디어 거절을 배웠다. 호구를 졸업하는 순간이었다.
내 친구 철덕인데 저런 짓거리 일절 안 하고 그냥 한가할 때 역 탐방 가고 그러던데... 교통 물어보면 알려줘서 편함
자제력이 엄청난 친구다...
까치 비둘기 어케 잡음요ㄷㄷ - dc App
새끼까치는 지상에 추락한 거 잡아왔고(진심 처절하게 울부짖더만) 비둘기는 기차역 근처에서 걸어다니는 거 잡아옴. 날아서 도망가지도 않고 손에 잘 잡히던데.
대체 열차의 뭐가 인간을 미치게 하는가 ㅋㅋㅋ 그나저나 조류깡패 도발한거 개웃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