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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 죽은 자로 하여금
한국식 메디컬 드라마의 풍자적 전유. 편혜영 소설답지 않게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없고 기독교 알레고리가 많은데 일단 확실하게 재밌다. 특히 '탁월해지거나 아니면 타락하거나'의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대체로는 타락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을 담담히 묘사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나약한 개인이라는 한계 아래에서 위태롭게 윤리적 선을 넘나드는 인물상이 중심을 이루는데 조금 전형적이기는 하지만 일단 내가 좋아하는 테마다보니 그 전형성도 썩 껄끄럽지 않았다.
무라카미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나가시와 선배는 참 개새끼고 하루키도 은근히 인물에 대한 풍자적 거리두기를 잘 하고 있다 싶긴 했다. 다시 읽으니 전공투 몰락 이후 세대의 어떤 멜랑콜리가 좀 더 명확히 느껴져서 과연 우리나라 운동권 틀딱들이 하루키 싫어하는 이유를 알 만했다.
마르케스 - 백년의 고독
이것도 재독. 재밌는데 간단하게 리뷰를 쓰기엔 좀 복잡한 글이다. 일단 한 가지 쓸 수 있는 건 내가 생각보다 마술적 리얼리즘에 특별한 흥미를 못 느끼겠다는 것 정도. 나는 마술적인 사건들 속에서 리얼리티를 재현하는 쪽보다는 차라리 일상을 마술적으로 읽어내는 모더니즘의 시도가 더 취향에 맞는 거 같다. 예를 들어 백년의 고독에도 오디세우스의 항해가 모티브로 보이는 사건이 여럿 나오는데, 나한텐 백년의고독식 스타일보단 율리시스식 스타일이 더 실삼 있게 느껴진다.
칸트 읽다보니 소설은 몇 권 못 읽었다
세 권이 끝.
훈련소에서 율리시스라니 이새기는 악마인가
책붕이가 이제 훈련소라니 야한냄시 퍄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