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즈를 읽고, 내 의견을 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2백쪽을 읽었다. 아직 1/3도 채 못 읽은 셈이다.

처음 2,3장에서는 재미 와 자극,매력 ,흥미를 느꼈다.묘지 광경의 마지막 부분까지는.

그 나머지는 소심한 대학생이 여드름을 짜듯, 당황스럽고, 지루하고,

초조하고, 환멸스럽다.

어떤 사람은 이 소설이 <전쟁 과 평화>에 맞먹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무식하고 천한 책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독학한 노동자의 책이다.

남을 괴롭히며, 자기중심적인 데다가, 미숙하고, 사람을 놀라게 하며, 심지어는 구역질나게 하기까지 한다.

익힌 고기를 먹을 수 있는데, 왜 날 것을 먹어야 하는가?



<율리시즈>를 다 읽었는데, 이것은 불발탄이라 생각한다.

분명히 천재성은 잇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급한 종류의 것이다.

이 책은 산만하다. 불쾌한 느낌을 준다. 젠체하기도 한다.

통상적인 의미에서 뿐만아니라, 문학적인 의미에서도 천하다.

일급작가들은 쓴다는 일 자체를 존경하는 나머지,

남을 놀라게 하거나, 묘기를 부리거나 하는 따위의 재주는 부리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줄곧, 초등학교 애송이 생각이 났다.

재 ㅡ기 와 능력은 충분히 있지만, 자의식 과잉에다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고, 엉뚱한 짓을 하고, 잘난 체 하고, 소란스럽고, 차분한 데가 없으며,

선의의 사람로 하여금 측은지심이 들게 만들고, 엄격한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따름이다.


우리는 아기가 커서 지금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제임스 조이스는 40살이나 그럴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나는 이 책을 주의깊게 읽은 것도 아니고, 한번 읽었을 뿐이다. 알기 어려운 책이다.

그러니 틀림없이 내가 이 책의 가치를 부당하게 놓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이스를 톨스토이와 비교하다니..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1922년 8월 16일,  9월 6일 일기 중에서

출처:파리 13구의 이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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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같은 모더니스트도 거르는 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