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해야겠다고 맘먹고 이것저것 보기 시작한지 세달정도 지났다.
중구난방으로 하던 독서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공부를 하는걸로 시작을 했는데, 꽤 좋다는 걸 알았다.
일 안하는 쉬는 날에는 하루종일 공부를 해봤는데 5시 정도 되면 집중이 흐트러졌다.
그래서 며칠전부터는 가볍게 조깅을 시작했다.
그림을 꽤 오래 그려서 체득한 것중 가장 값진 건
어떤 섬세한 감각이라도 그걸 표현하는 것은 현실의 몸뚱이라는 걸 아는거다.
보는 눈과, 그걸 표현하는 내 손은 다르다.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머리로 아는 것과, 그게 내 삶에 자연스레 체화되어
어떤 형식으로 나타나는 것에는 깊은 간극이 있다.
그 사이를 메꾸는건 꾸준함과 부지런함인 것 같다.
똑똑하기까지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석달간 꽤 많은 책을 사서 읽으려고 하며 느낀 건 부족한게 많다는거다.
서양 고전은 읽고 이해하는게 힘들어서 혼났다.
플라톤 국가,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쿠스 윤리학.
지금 보고 있는 건 루소의 사회계약론과 일리아드.
동서양의 밸런스를 위해 풍유란의 중국철학사도 보기 시작했는데, 이 책이 진짜 좋은 거 같다.
딴것보다 글자가 커서 눈이 시원시원하다. 역자의 주석도 꼼꼼하고.
단기 속성으로 볼 생각 말고 장기간에 걸쳐서 천천히 봐야겠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공부하고 책보는 자세를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세달동안은 꾸준히 해서 만족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세시간씩은 무조건 공부를 했다. 주로 외국어 공부 위주로.
공부 시작하고 한달 후로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해서 위기가 왔는데 마음먹고 하니까 시간은 나더라.
자기전에는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 볼 때가 잦은데 일어나자마자는 공부하는게 된다.
일하는 환경에서도 뭔가를 해보려고 오디오북을 찾아들었고 윌듀란트의 서양문명 이야기를 받아서 들었다.
그리스 파트를 다룬 2권을 어제 다들었다.
뭔 내용인지는 잘 기억 안나는데 엄청 자세하고 세세하다는 것은 알았다.
대략 한권당 오디오북으로 35시간 분량.
여러번 읽을 생각이어서 부담없이 듣고 있다.
다음권은 시저와 크라이스트 인데 사람 예수에 관심이 있어서 기대된다.
문학으로는 불문학을 볼까 생각중이다.
왠지 문학하면 프랑스인거 같은 이상한 이미지가 있기도 하고
문학 관련 책 산 것들중에서 프랑스 문학노트의 에세이들이 맘에 들기도 해서다.
근데 정작 프랑스 문학을 지금까지 본 게 별로 없다. 발자크 책 몇권과 어린왕자 정도.
실존주의와 뒤이어 나온 누보로망 그리고 그들 전의 행동문학(?) 까지 연달아 나온 현대의 사조들이 재밌어보였다.
문학사 관련 책은 문학 작품을 역사적인 맥락 하에서 보고 싶어서 서평 도우미로 산건데 꽤 괜찮은 선택인거 같다.
다만 어떤 주제의식이나 관점 없이 통사로 쓰여진 책은 별로였다.
독일 문학사 책이 그랬다.
문학사를 서술함에 있어서 객관적인 것보다는 저자의 주관적인 호오나 시각이 드러나는 글이 재미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 문학사는 민중의 관점에서 쓰인 운동권 문학사 같은 느낌이라 기대가 된다.
문제는 미술사인데 서양미술사 보는게 왜이렇게 손이 안가는지. 몇문단 읽으면 잠이 쏟아진다.
과연 일년 내에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림은 보는거랑 그리는 거는 재밌는데, 설명 읽는건 힘들다.
뭔가 재미를 찾아내야하는데 어디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가볍게 살펴본 서복관의 중국예술정신과 리쩌허우의 저작들은
한국에서 한국화를 그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미학적인 영감을 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결국에는 한국화를 그리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최근에 들어서 산 책들인데 천천히 볼 생각이다.
관심이 많아서 정리를 잘 해가며 부지런하고 꾸준히 독서를 해야겠다.
글 잘쓰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