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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중요할까, 책이 중요할까


당연히 밥이다.


책 안 봐도 살 수 있지만 밥 못 먹으면 살 수 없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굶어가면서 돈을 모아 책을 산다는데


솔직히 그럴 자신도, 생각도 없다.


난 노름을 하든 굿즈를 사든 책을 사든 뭘 하든


식비를 따로 계산해두지 않고 돈을 펑펑 써두고 배고파서 굶주리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된다.


먹는 것만큼 중요한 행위는 없다.


***


예전에 동네 문화의집에 위치한 도서실에서 어떤 할아버지 한분과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그 할아버지께선 꽤 마이너한 기독교 계파를 믿는 분이셨는데 (어디 교회를 다니시고, 무슨 종파를 믿으시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국 기독교와 교회들을 비판하시고


불교 등에도 꽤나 아는 게 많은 분이셨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그분 덕분에 내 지식의 안목이 늘어났다.


그분께서 추천해주신 책도 몇 권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독교와 불교의 정점이 의외로 흡사하다는 주장이 신선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분께서는 성경이나 괜찮은 책을 읽으신 후에 A4용지에 필사를 해두셨다.


그러던 중 그분과 간만에 만나서 잠깐 집에 들렀다가 다시 온다고 약속했는데


집에 갔더니 어머니께서 삼겹살을 먹자고 하셨다.


나는 문화의집에서 빌릴 책도 있고 그 할아버지도 뵈어야 했지만


삼겹살이 너무 중요해 가지 않았다.


배부른 후에는 더 움직이기 싫어서 가지 않았다.


내게는 책이나 지식, 할아버지와의 약속보다 삼겹살이 더 중요했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가 되는 게 좋았다.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제일 좋겠지만 밸런스 붕괴가 우려되니 배부른 돼지를 택하고 싶다.


지금 이 시간에 독서를 해야겠지만 야식을 처묵하며 나무위키를 느긋하게 감상하는 것을 택하겠다.


내가 아무리 책덕후일지언정 먹는 행위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