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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 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 >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민음사) 민승남 옮김



전에 읽다 말았던 책이다. 초반부 단편 두어 개만 읽었는데 느낌이 강렬해서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도전하게 된 책이다.

단편집이니 각 단편별로 감상문을 적겠다.


1. 코러스 걸의 마지막 공연

서커스단의 코끼리로 보인다. 예전에 읽은 후 슬펐던 기억이 난다. 스티브를 제외하고 인간에게 사랑받지 못한 코끼리. 씁쓸하다. 할 말이 나오지 않을 만큼 씁쓸하고 슬프다. 코러스 걸에게 애도를.


2. 제말의 복수

관광객을 태우는 낙타 제말의 이야기다. 1처럼 동물로 돈을 버는 이와 함께 지내는 동물의 이야기다.

마호메트는 이기적인 성격이다. 제말이 주인을 잘못 만나서 고생을 한다.

제말은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마호메트 대신 차크라는 이름부터 착해 보이는 새 주인을 만난다. 다행이다.

이대로 끝날까 싶었는데 제말은 전주인 마호메트를 만나 밟아 죽인다. 이를 재밌어 하며 구경만 하는 주변 사람들이 소름끼친다. 얼마나 마호메트의 인성이 더러웠으면 다른 사람들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결론은 욕심 부리지 말고 착하게 살자.


3. 그곳에서 나는 법시에게 매여 있었다

새 주인이 법시이고 남작이 개의 이름으로 보인다. 사람이 개 같고 개가 사람 같다. 일부러 저자가 의도해서 지은 이름일까.

전 주인 에디를 그리워하는 남작. 법시는 주인 취급도 하지 않는다.

법시와 남작은 서로 늙고 병들어가는 와중에 목숨을 걸고 육탄전을 벌인다.

메리언의 집에 가 제 2의 삶을 바라는 남작. 말년에는 행복하게 보내기를.


4. 밍에게 당한 가장 큰 동물

밍이 처음 묘사를 봤을 땐 원숭이인 줄 알았으나 고양이 같다. 꽤나 도도하고 기품이 있는 고양이였다.

불청객 테디와의 신경전을 보니 안타깝다. 친하게 좀 지내지.

테디는 밍을 죽일 생각인 듯하다. 일레인과 밍 사이를 질투하는 걸까.

결국 테디가 죽는다. 고양이에게 원한을 산 대가다. 3과 비슷하다. 여성이 친동물적이고 남성이 반동물적이다. 어딘가 이분법적 구조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5. 송로가 한창인 철에

이번엔 돼지 상송의 이야기다. 송로버섯을 캐는 돼지 상송과 농부의 이야기다.

제말의 복수처럼 동물을 대상으로 한 대회가 열린다.

막상 송로 찾기 대회에 참가하자 목줄이 풀리고 반항하는 상송. 주인을 죽일 기세다.

결국 주인 에밀을 죽이고 이것저것 맘껏 먹어대다가 다른 농부의 집에 가 살게 된다. 돼지도 화가 나면 위험한 동물이니 잘해주자.


6. 베네치아에서 가장 용감한 쥐

이번엔 쥐 얘기다. 쥐의 이름은 따로 없다. 초반부엔 사람들 얘기가 많고 조금 지나서야 쥐가 등장한다.

아이들의 공격에 불구가 된 쥐. 어딘가 복수할 듯하다.

주인공 쥐가 꽤나 공격적이고 지독한 성격이다. 깡패가 따로 없다. 고양이도 어쩌지 못하는 위험한 쥐다.

전에 자신을 불구로 만든 아이들을 만난 쥐. 저런. 쥐가 발이 잘린 것을 보고 아이들이 먼저 알아차린다.

그 아이들의 집에 들어가 막둥이 아기의 코와 얼굴을 뜯어먹었다.

꽤나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작품이었다. 쥐도 함부로 건드리지 말자.


7. 엔진 말

암말과 새끼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둘이 친해지는 듯하다.

할머니 베스와 갈등을 빚는 손자 해리. 뭔가 도시화된 문명사회를 비판하는 느낌이다. 나라면 교통 문제만 없다면야 할머니와 농장을 꾸려가며 살아갈 것 같다. 난 타고난 시골 촌놈이니까.

해리 이 새끼 제대로 패륜아다. 할머니를 일부러 다치게 하려고 음모를 꾸민다.

해리가 음모를 꾸미며 밖에 나가려고 준비하다가 암말 패니가 예뻐하던 새끼 고양이를 죽인다. 넌 좆 된 거야. 아주 좆 된 거야.

해리의 여자친구 메릴루도 해리의 음모에 동참한다. 인간쓰레기들이 끼리끼리 논다.

해리는 꼴좋게도 제 꾀에 당해 패니에게 처참히 당한다. 동정하고 싶지 않다.

공범 메릴루도 다리를 다쳐 영구 장애를 얻었다. 그리고 이년은 죽은 제 남자친구를 원망한다. 연놈들이 참 잘들 논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 베스. 권선징악의 통쾌한 내용이었다.


8. 심판의 날

엔진 말의 오마주인지 죽은 새끼 고양이가 초반부터 등장한다. 이번에는 닭이 주제인 듯하다.

죽은 고양이의 정체가 수전이 키우던 고양이었다. 저런.

공장식 자동화된 양계장 시스템의 잔혹함을 비판한 소설로 보인다.

일꾼 샘은 엔진 말편에서도 등장한 이름으로 기억하는데 여기서도 등장한다. 어딘가 이어지는 느낌의 소설들이다.

수전이 뜬금없이 사고사를 당한다. 당혹스러울 만큼 급작스러운 전개다.

헬렌은 딸의 죽음에 충격을 제대로 받아 맛이 갔는지 일부러 닭장을 열어 남편 어니를 죽게 한다. 이 무슨...

뭔가 광기에 찬 소설이다. 미쳐 날뛰는 닭들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



분량 문제로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