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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호랑이, 호랑이!
소설이 판본마다 수록 순서가 다르다는데, 이 판본도 수록 순서가 뒤죽박죽이라서 헷갈린다.
모글리가 늑대 무리에서 벗어나 인간 세계로 떠난다.
모글리의 눈에 인간들이 그 악명 높은 원숭이 무리와 비슷해 보이는 게 저자의 의도된 풍자로 짐작된다.
우연찮게 바로 친부모를 만난 듯한 모글리. 이번엔 사람의 말을 익힌다. 모글리 얘는 언어 학습 능력만큼은 타고난 듯하다. 지금 태어나서 독서에 취미를 붙였다면 ‘피네간의 경야’도 원서로 완독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비판하는 느낌도 든다. 어떤 면에선 인간 세상이 정글보다 더 미개하다고 그려내는 듯하다. 꽤나 풍자적이다.
정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모글리 앞에서 정글에 대해 좆도 모르면서 떠드는 인간들. 모글리 입장에선 참 같잖을 녀석들이다.
문득 저자의 풍자 솜씨를 보아하니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가 떠오른다. 두 저자가 은근 인간혐오적인 기질이 있고 동물이 인간보다 낫다는 입장이다.
쉬어 칸은 징그러울 정도로 모글리를 노린다. 너도 참 징하다.
쉬어 칸이 물소들에 의해 기습당해 죽는다. 최종보스치고는 허무한 죽음이다.
불데오 이 새끼는 모글리가 잡은 쉬어 칸을 자기가 빼앗으려고 한다. 개좆같은 새끼. 원숭이보다 더 추잡하다. 마을 사람들도 개쓰레기들이다. 모글리를 마법사라며 내쫓으려고 한다. 늑대 무리에서도 추방당하더니 인간 세상에서도 추방을 당한다. 씁쓸하다.
다행히 결말은 정글로 돌아가는 해피엔딩이다. 게다가 모글리의 결혼도 암시한다. (허나 이 책에는 모글리의 결혼 생활에 대한 에피소드는 수록되지 않았다. 2권에 수록된 듯하다.)
4. 하얀 물개
이 작품부터는 모글리의 얘기가 아니다. 배경과 인물들이 계속 달라진다.
잔혹한 물개들의 세계. 모글리가 지낸 마을도 그렇고 이 작품 속 물개잡이들도 그렇고, 인간들이 꽤나 미신을 믿는다. 동물이 인간보다 더 이성적으로 보인다. 역시 저자의 의도일까?
코틱이 물개들만이 편안히 살아갈 섬을 찾아 헤매는 모습이 만화 원피스를 떠올리게 한다.
주석의 분량이 장난 아니다. 해양 관련 자료가 ‘백경’을 떠올리게 한다. 읽기 힘든 수준이다. 저자가 많은 자료 조사를 한 것 같다.
코틱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물개들과 싸워서 힘으로 제압한다. 역시 설득엔 폭력만한 게 없어 보여 씁쓸했다.
5. 리키-티키-타비
이번엔 몽구스의 얘기다.
리키를 데리고 사는 사람들을 죽이려는 코브라 부부. 열심히 싸워 봐라.
추춘더는 정말 개찐따 같다. 동물이지만 이 정도 개찐따는 보기 드물 것 같다.
달지는 나사 하나 빠진 새대가리다. 왜 리키의 주변 동물들은 하나같이 이 모양일까. 리키의 동료들은 다들 하자가 있어 보인다.
코브라의 알 하나로 약 올리며 인질극을 벌이는 리키. 통쾌하다. 데드풀 같은 안티히어로 유형의 캐릭터다.
코브라 부부를 죽이고 알도 없애며 평화를 부른 리키. 키우고 싶은 녀석이다.
6. 코끼리들의 투마이
코끼리보단 코끼리 조련사 투마이 집안사람들의 얘기로 보인다.
피터슨은 예상보다 성격이 좋은 사람 같다.
코끼리들의 움직이는 장면 묘사는 지루했다. 문장도 빽빽하다. 모글리도 없다. 동렬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는 해태 타이거즈는 인정해도 모글리 없는 정글북은 인정하기 싫다.
코끼리들이 춤추는 장면에서 작은 투마이가 깜짝 놀라지만 읽는 나는 지루했다. 코끼리들이 탭댄스를 추든 섹시 댄스를 추든 내 알 바 아니다.
작은 투마이가 코끼리의 춤을 본 후 출세를 한다. 잘됐구나.
그나저나 옛날 인도에서 코끼리를 잡아 길들이는 게 신기하다. 거대한 동물을 옛날부터 어떻게든 길들였다니. 역시 인간의 능력은 대단하다.
7. 여왕 폐하의 신하들
근대 시절 군대 얘기의 느낌이다. 뜬금없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게임이 떠오른다.
화자가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인 듯하다.
군대에 소속된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정말 리얼한 느낌의 군인들로 보인다. 종족은 달라도 군 생활은 매한가지인 듯하다.
동물들끼리 서로 혈통을 따지거나 패드립을 치는 걸 보니 참 인간적(?)으로 보인다.
꼬리 두 개가 뭔가 했더니 코끼리를 뜻하는 거였다. 참 별별 동물들이 다 있다. 군대가 기계화되기 전에는 동물이 전쟁터에서 많은 역할을 부여받은 것 같다.
화자가 일부러 동물의 말을 못 알아듣는 척한다. 내가 봐도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신병 노새가 왜 우리는 싸우는 거냐는 질문에 곳곳에서 들려온 ‘명령이니까’라는 대답이 너무도 강렬했다. 군대에 대해 핵심을 짚은 느낌이다. 군대는 시대와 종족을 초월해 어디든 매한가지인 것 같다.
이제 전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우화의 요소로 쓰여 그런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묘사 자체는 간략한 편이었다. 다만 주석의 분량이 더럽게 많다. 사전을 보는 것만 같았다.
소설 순서는 대체 왜 이 모양인지 설명을 봤으면서도 이해가 안 된다. 지나치게 뒤죽박죽이다.
모글리의 이야기들 외에 다양한 동물들의 얘기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전에 읽었던 ‘동물 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이 떠오른다.
모글리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읽기 지루했다. 원래 곧바로 정글북 2권을 읽으려고 했는데 힘이 빠져서 다른 책을 읽어야겠다.
나도 보다 말았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