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앵글로색슨은 기록에 미친 민족이었다. 정복자 윌리엄이 영국 정복 후, 토지 조사를 위해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수천 쪽 분량의 <둠스데이 북>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앵글로색슨의 미친 기록 근성은 특히나 <전기 문학>에서 크게 발휘했고, 오늘날까지 대충 앵글로색슨 = 전기에 미친 민족! 이란 공식을 만들었다.
엘랑스 누군가가 비하하기를, 영국인들은 문학적 소양이 부족하여, 작가의 전기를 쓸 때 쓰잘데기 없는 걸 다 집어넣는다고 했지만, 그 만큼 앵글로색슨은 오늘날 전기, 혹은 평전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어릴 적 마개조된 위인전 말고, 한 인물의 전기나 평전이라면 책을 좋아하는 독붕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 정돈 가지지 않겠는가?
특히, 좋아하는 작가의 삶을 다루는 좋은 전기나 평전은 때론 문학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고, 정치인이나 사상가의 삶을 다루는 연구자의 전기 또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런데 왜 앵글로색슨들은 전기 문학에 미쳐버린 것일까?
인터넷을 하다보면 밈으로 잘 볼 법한 이 초상화는 사실 <새뮤얼 존슨>의 초상화다.
새뮤얼 존스는 대충 영어의 아버지격이자 영문학의 조상 중 하나인 인물이다.
평론가로서 활동하며 영문학 평론의 근본이 되었고, 자신이 문학자품 활동도 하며 기여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영어 사전>을 혼자서 만들었다.
최초의 영어 사전은 아니었지만, 존슨이 만든 영어 사전은 영향력에서만큼은 넘버원이라 오늘날 토플과 토익의 원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새뮤얼 존슨은 1784년, 75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교수 밑의 대학원생처럼, 이러한 새뮤얼 존슨 곁에는 제임스 보스웰이라는 일명 대학원생 같은 따까리가 하나 있었다.
존슨과 함께 <헤브리다스 여행기> 같은 책을 같이 쓰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인식에서 보스웰은 그냥 교수 존슨 밑의 대학원생 시다바리 보스웰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런 보스웰이 새뮤얼 존슨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하여, 그의 전기를 출판한다. 참으로 모범적인 대학원생이다.
그리고 <새뮤얼 존슨 전기>에 사람들은 경악한다. 짤만 봐도 알겠지만, 한 사람의 삶을 다루는 데 대충 수천 쪽에 가까운 분량의 책들을 내놓은 것이다.
오늘날 펭귄 페이퍼백 기준으로 대충 1600여 쪽인데, 펭귄 페이퍼백 레미제라블 1200여쪽이다. 이 방대한 전기가 얼마나 괴물 같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량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전까지의 사람들이 흔히 인식하는 전기와 달리, 보스웰은 집요할 정도로 실제 새뮤얼 존슨의 일화나 대화들을 넣고, 또한 마치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존슨의 삶을 소설 속 인물처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존슨 전기와 보스웰이 남긴 방대한 저술들로 단순히 존슨 따까리가 아닌, 존슨과 대등한 대가로 보스웰은 재평가된다. 물론 노예제 옹호하는 뷰융신 짓 때문에 또 까이긴 하지만.
아무튼 보스웰의 크고 아름다운 존슨 전기는 오늘날에야 유명한 작품인 만큼 여러 논쟁이 있지만, 이러한 거대한 전기는 앵글로색슨 족속들의 미친 기록본능에 불을 붙인다.
보스웰 이후로 영미 앵글로색슨들은 기록에 미친 전기들을 펼치기 시작한다. 한 인물의 생을 다루는데 수천 쪽, 여러 권의 책을 쓰는 기묘한 행태를 시작한 것이다.
오늘날까지 영미권에서 출판하는 여러 전기들은 연구가가 각잡고 쓰는 것은 기본 2,3권 분량이 나온다. 하지만 문학에 한정해서 말해보자.
20세기 헨리 제임스의 판본을 편집한 제임스 전문가 레온 에델의 헨리 제임스 전기는 5권으로 출간되었다.
오늘날 나보코프의 최고 권위자 중 하나인 브라이언 보이드의 나보코프 전기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나보코프 전기는 2권 분량이고, 1500 쪽이다.
오늘날 쓰이는 멜빌의 정본 전집을 출간했던 존스 홉킨스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한 멜빌 전기는 2권 분량에 2천 쪽 분량이다.
최근에 완간된 A.무디의 에즈라 파운드 전기는 3권, 1600쪽이다.
버나드 쇼 전기의 정본 중 하나로 평가받는 마이클 홀로이드의 쇼 전기는 4권 분량이다.
"호오....버티는 건가?"
영미 도스토예프스키 연구의 권위자 조셉 프랑크의 도스토예프스키 전기는 5권으로 완간되었으며 2500쪽의 분량을 자랑한다.
물론 대개 이러한 방대한 전기들의 경우, 완간 후, 1권 분량의 축약본을 출간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좋아하는 작가나 인물의 전기도 같이 츄라이해보는 건 어떨까?
조셉 전기 한 권짜리 축약본이나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데 어차피 번역은 안 될 테니까 원서로나 봐야 하나 - dc App
그것도 조셉 프랭크 저? - dc App
게갓은 관행이 생겼네
근데 저 멋진 책 사진은 어디서 가지고 오는 거임??
저승에서 자기 사생활이 탈탈 털리는 거 보면 무슨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