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도끼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죄인들은

이념의 물화 혹은 이념에 사로잡힌 인간들임.

카라마조프의 이반.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

둘 다 이데올로기에 스스로를 바친 나머지

사람 목숨을 저울질하고 순위를 매기는 데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또 그게 당연하다고 느낌.

죽어 마땅한 인간이 있다.

신이 있는데도 세상이 이 꼬라지라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둘이 장광성을 내뱉지만 핵심은 저 두 줄이 아닐까.

하지만 둘 다 자기 손으로 직접 죄를 지은 뒤엔 그 이념의 정당함에 의문을 느끼기 시작하지. 의문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지탱해주던 견고한 무언가의 무용함에 대한 경악이었을지도.

이반이 섬망증 속에서 자기 머릿속의 악마와 씨름하다 훼까닥 돌아버렸다면

라스콜리니코프는 도끼월드 투탑 유로지브이  중 하나, 혹은 알료사 여자버전인 소피아를 찾아가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라스콜리니코프가 '죽어 마땅한 걸 죽였을 뿐이야'라는 자신의 또라이스러운 신념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기어코 자신의 죄를 모조리 고백하는 장면과 심리 묘사에서,

성자를 보고 전율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도끼가 그려내고 있다는 게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