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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에.. 원래 저장해두는 새폴더 말고 다른 곳에서 찾아낸 플짤인데 오징어는 아니고 문어 코스프레 같지만 이 소설과 걸맞는 느낌이라 함께 올린다. 참... 소설마다 어울리는 씹덕짤들을 골고루 저장해둔 내 인생이 레전드다...)
< 버뮤다의 공포 > - 피터 벤츨리 (고려원) 송형석 옮김
원래 작년 11월에 읽으려고 했으나 여러 좋지 않은 상황들이 겹쳐 중간에 읽다가 말았다. 그래서 이제야 다시 읽게 됐다.
이번엔 상어나 괴 생명체 대신 거대 오징어가 등장하는 내용이다. 상어나 다른 수중 생물보다 오징어는 어딘가 포스가 떨어지고 식상해 보인다.
저자가 해양 관련 소설만 평생 써온 듯하다. 전에 읽은 백상어의 내용이 데자뷰처럼 느껴진다. 재정 문제, 환경(해양) 문제,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생명체. 어딘가 뻔한 패턴이다. 허나 그러려니 하고 볼만 한 수준이다. 뻔하다고 해서 못 읽어먹을 수준의 책은 아니다.
그리핀과 엘리자베스는 괜히 배를 타고 나왔다가 고생하는 것 같다. 나는 이런 바다에 심취한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집 떠나면 고생이거늘.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하다.
그리핀과 엘리자베스는 안타깝게도 초반부에 사망하는 단역으로 보인다. 애도를 표한다.
다링은 전형적인 바다 사나이로 보인다. 바다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나로선 신기할 정도로 다른 인생의 유형이다.
다링과 뉴스테드를 보니 저자의 다른 작 ‘백상어’를 떠올리게 한다. 등장인물들의 특성도 흡사하다. 저자의 자기 복제가 심하다.
버뮤다 삼각 지대라는 지리적 배경이 소설을 더 흥미롭게 해줄 듯하다.
주제의식 또한 ‘백상어’와 흡사하다. 해양 오염 등의 책임을 주인공이 같은 어부들 탓으로 돌린다.
바다에서의 삶은 낯설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내가 멧돼지나 고라니, 꿩과 들개 등이 뛰어다니는 동네 뒷산 얘기를 할 때 신기해하던 도시 사람들도 이런 기분일까. 아무튼 결론은 바다는 내 취향이 아니다.
고기잡이 덫에 대해 비판적이다. 저자가 낭만적인 방식의 어업에 로망이 있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주인공 다링이 위선적으로 보인다. 열 마리를 잡든 백 마리를 잡든 잡히는 바다 생물들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같은 포식자일 텐데. 난 이런 위선적인 환경운동가가 싫다. 자기들만 정의롭고 착한 척한다.
샤프는 주인공 일행에게 꽤나 힘이 되어줄 조연의 느낌이다.
다링은 자연보호를 위해 프리츠의 배를 공격하기까지 한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선 폭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생 존은 작중 등장인물들 중 최악의 빌런으로 보인다.
다링은 꽤나 성깔이 있다. 허나 주인공이라고 해서 감싸주고 싶지 않다. 옆에 있다면 불편한 유형이다.
코벤은 여자와 돈에 눈이 멀어 안전에 대한 개념을 상실한 듯하다. 참사가 예고된다.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오징어의 돌기 빨판에 정말 발톱 같은 게 달려 있나? 소설 속 거대 오징어만 있는 건가? 오징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입장인지라 의문스럽다.
텔리 박사는 주인공 일행과 합류할 느낌이다.
저자의 ‘백상어’라는 작품도 그렇고 항상 돈 문제가 핵심으로 보인다. 재정 문제에 대해선 꽤나 리얼하게 묘사한다.
해변에서 노는 이들도 나중에 큰 위험을 겪을 듯하다. 앞으로의 소설 진행이 예상된다.
다링과 그의 일행들이 괴물의 정체가 거대 왜오징어임을 밝혀낸다. 왜오징어는 옛날부터 실존했으며 공포의 대상이었던 듯하다.
이젠 지역 주민 전체가 생존을 위해 왜오징어의 문제를 인지한다. 게다가 요트 대회 등의 수익 문제도 얽혀 있다. 역시 크리처물에 이권이 개입되어야 제 맛이다.
텔리와 만난 다링. 이제 왜오징어를 잡을 드림 팀이 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가 자신의 히트작 죠스의 부작용을 지적한다. 셀프 디스인가.
괴물로 왜오징어를 택한 게 우연이 아닌 듯하다. 저자가 꽤나 연구해서 쓴 것 같다.
다링은 함께 왜오징어를 사냥하자는 제안에 지나치게 튕긴다. 빨리 좀 잡으러 가라!
다링과 함께 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다니. 자녀를 잃어 복수심에 불타는 부모답다.
요트 대회에 참가한 듯 보이는 캐서린 가족의 모습은 뜬금없이 코믹스럽다. 캐서린을 그녀의 아버지가 ‘둥근 빵’이라고 부르는데 너무나 귀여운 애칭이다. 허나 곧 참사가 예상된다.
캐서린이 배를 타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꽤나 고생이다.
헐, 우리 둥근 빵이 물에 빠졌다. 안 돼! 다행히 캐서린은 구출된다. 작가가 짓궂은 농담을 하듯 밀당한다는 심정으로 캐서린을 죽이려다가 살린 느낌이다. 작가님, 우리 둥근 빵은 건드리지 마세요!
생 존이 폭약을 터뜨리는 모습이 다링을 움직이게 할 것만 같다.
직접 등장한 생 존은 예상보다 훨씬 인간쓰레기였다. 무식한데 신념이 넘친다. 그는 아랫사람들을 닦달하며 아는 것도 없으면서 온갖 잘난 척을 한다. 최악의 상사 유형이다.
왜오징어 문제에 군과 잠수함까지 등장한다. 왜오징어 때문에 별의별 사람들이 다 들러붙는다.
샤프는 어딘가 스테파니와 이어질 느낌이다. (허나 나중에 스테파니가 사망한다. 안타깝다.)
사람이 탐지기에서 한 눈 팔 때마다 등장을 알리는 왜오징어. 타이밍이 귀신같다.
다링과 샤프는 이상할 정도로 서로를 너무도 챙긴다. 둘이 고기나 돌리며 BL물이나 찍어라.
생 존이 참가한 2차 잠수함 출격과 습격은 스릴이 넘쳤다. 왜오징어의 습격에 생 존을 포함해 다른 이들도 사망한다. 이건 좀 충격적이다. 생 존뿐 아니라 다른 이들까지 죽다니. 게다가 뉴스테드도 사망한다. ‘백상어’와 달리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 상당수가 사망한다.
매닝은 다링을 설득하기 위해 결국 그의 채권자의 어음을 사들여 재산을 빼앗겠다고 협박한다. 이쯤 되면 광기에 사로잡힌 얀데레가 따로 없다.
결국 왜오징어 사냥을 승낙한 다링. 진작 좀 하지.
샤프도 왜오징어 사냥에 참가한다. 역시 너도 올 줄 알았다.
왜오징어의 알들이 어딘가 불길한 후속작을 암시한다.
성적 충동으로 왜오징어를 유인해 잡으려 하다니. 참신하다.
다링과 샤프, 그리고 매닝과 텔리 넷은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도 은근 서로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주는 듯하다.
매닝이 사망한다. 조금이라도 악역의 기운이 느껴지면 저자가 가차 없이 죽인다.
왜오징어는 예상외로 꽤나 강하다. 주인공 일행은 다 죽을 뻔했으나 밀향고래 덕분에 왜오징어와의 사투에서 살아남는다. 오징어가 식상할 수 있는 괴수가 될 듯해서 저자가 일부러 강력하게 설정한 듯하다.
왜오징어의 새끼들의 성장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정리하자면, 전형적이고 교과서적인 크리처물이었다. 오타가 종종 보여 번역이 아쉬웠다. 전형적인 클리셰를 따르는 편이라 신선함이 부족하기도 했다.
예상 외로 왜오징어가 선전했다. 밀향고래가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오징어라고 해서 얕봤는데 더럽게 강하다.
마지막으로,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작품을 읽으며 오징어가 별명이던 학창시절 선생님 한 분이 떠올랐다. 내게는 원수와도 같은 존재였다. 여교사에 대한 불신이 그년 때문에 제대로 생겼다. 징글징글하게 구는 게 작중 왜오징어와 비슷해 보인다. 오늘 밤엔 오징어를 따 먹는 상상을 하며 딸딸이를 치겠다. 이게 바로 바다 사나이도, 해군도 아닌 방구석 찐따에 십덕인 내가 오징어를 쓰러뜨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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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