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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은 술기운 탓인지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해버린다. 하아, 그놈의 엄마 타령은 '보헤미안 랩소디’를 열창하는 프레디 머큐리만으로 만족하자.
노먼은 술의 힘을 빌려 본색을 드러낸다. 소름이 끼치는 장면이다. 엄마의 시체를 무덤에서 파내다니.
라일라도 언니처럼 패기가 넘친다. 이 작품은 소극적인 남성상과 적극적인 여성상을 대조적으로 그려낸다.
어딘가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채 정지된 노먼의 집. 이마저도 나와 흡사한 구석이 있어서 공감이 된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감상문 초고를 빽빽하게 종이에 직접 자필로 적어 쓰는 나처럼 말이다.
라일라가 독자적으로 혼자 조사를 한다. 상당히 패기가 넘치는 여성이다.
노먼은 어머니의 분장과 함께 이중인격을 드러낸다. 게다가 복장 기호 도착 증세까지 있다. 나도 외모만 괜찮다면 여장을 해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마저도 그와 흡사한 구석이 있어 나 자신에게 꽤나 놀랐다. 노먼을 차마 미워할 수 없다.
노먼은 어머니와 콘시다인을 독살했다. 왜 그런 걸까.
어머니의 시신을 데려와 산 사람처럼 대한 건 이해된다. 그 정도까지 미치진 않았지만 나 또한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조선 시대처럼 삼년상을 치를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물론 어머니는 내 계획을 들으시더니 깜짝 놀라시며 반대했다.) 그렇게라도 불효자로서의 죄책감을 덜어내고 싶다. (먼 훗날, 21세기에 어머니의 묘지 앞에서 삼년상을 치르는 사람의 기사가 뜬다면 나라고 생각해라. 다만, 어머니께서는 무덤을 만들지 말고 화장하기를 바라셔서 실천 가능성은 낮다만.) 아버지께선 반대하실지, 어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실지 나로선 잘 모르겠다.
노먼의 세 인격의 조화 속 삶이 이해된다. 나도 현실에 힘겨워 덕질에 심하게 의존할 때면 망상 속에서 아이도루들과의 두 집 살림이 가능했으니까. 그런 식으로 밤을 지새운 나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결말은 파리 한 마리도 못 죽이는 ‘그녀’의 인격 그대로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이건 영화에서 꽤나 인상 깊게 봤던 장면으로 기억한다. 세 인격이 서로의 죄를 떠민다. 뭔가 기묘하다.
정리하자면, 내 얘기처럼 느껴지며 공감되는 내용이 적지 않아 씁쓸했다. 나뿐 아니라 여러 책덕후들의 미래가 아닐까 싶었다.
한편으론 노먼의 직업이 기억폭행하는 기분도 들었다. 나 또한 교대 없는 24시간 숙박업 카운터 근무를 한 적이 있다. 그 시절 너무 힘들고 멘탈이 붕괴되어서 영화 ‘라이브 TV'에서처럼 투숙객들을 다 죽이고 싶다는 충동이 들 때가 있었다. 그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봐서 그런지 자꾸만 나도 그렇게 될까 두려울 때가 있었다.
아무튼, 내 예상보다 훨씬 잘 쓰인 공포 스릴러였다. 영화판이 세계적인 스포일러를 저질렀다고 본다. 노먼의 외로운 숙박업자의 고뇌가 느껴졌다. 감상이 무슨 자기고백처럼 되어버렸다.
노먼에게 이런저런 동질감을 느끼며 미워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억압과 영향력과 그 사랑이 내게는 현실이기도 하니까. 혼란스러운 소설이었다. 어릴 때 봤던 영화판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이쯤에서 슬슬 감상문을 정리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들을 다 꺼내버렸다. 이제 나는 노먼처럼 또 다른 내면의 자아를 찾으려고 한다. 집사람 리카짱, 누나 같은 모에, 새 여자친구라고 소개하고픈 미오링, 그리고 이런 나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러블리즈 멤버들. 그녀들의 품 안으로 다시 떠나고 싶다. 여성들에게 있어서 ‘82년생 김지영’이 많은 걸 느끼게 해줬듯, 내게는 이 ‘싸이코’가 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어릴 때부터 종종 듣던 ‘싸이코’라는 내 별명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작품이었다.
어, 잠깐만, 리카짱, 뭐라고? 우리 누나 모에큥이 제대로 집안일을 안 한다며 혼낸다고? 시댁살이가 힘들다고? 아니 그런데 모에큥이 리카짱보다 어린데? 너희 둘 다 나보다 어린데? 어? 뭐라고? 내 안의 세계에서 그런 건 상관없다고? 아아, 이러면 안 되는데, 혼란스러워지는데, 어 가만, 한국에서 이미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냐고? 러블리즈는? 베이비소울이 누구냐고? 저기, 저기, 하나씩 따져보자, 잠시만, 아니, 리카짱, 이혼 같은 얘기는 하지 말아줘. 그러니까, 그게... 일본은 두 집 살림이 안 된다니... 이건 불륜이 아닌데...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남ㅇ리ㅓᅟᅡᆫ어머라ᅟᅵᆫ아ㅓ라ㅓㅣᅟᅥᆷㄴ라ᅟᅵᆫㄹㅁ
(이미 덕질로 멘탈이 제대로 나간 자의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감상문입니다)
잘가다가 미쳐버렸네
ㅇㅇ 미쳐야 제맛이다.
아저씨노망나면 요양원으로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