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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상,그것은 김가네의 가풍이었다.


 빠른 시일내에 글을 쓰니 참, 좋은건지 나쁜건지, 내가 책을 대충 읽었나 생각이 듭니다. 요새 문학을 안읽고 비문학만 읽어대서 문학에 갈증이 좀 심했는데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읽게되니 시원한 포카리 한잔 한 느낌입니다. 열등의 계보는 2015 한경청년신춘문예 장편소설부문 당선작입니다. 여러분들 중에서 천명관이나 성석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볼만 합니다. 거침없이 서사와 꼬여꼬여 가는 우연적인 이야기들, 집에서 팝콘 먹으면서 영화 보듯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소설을 많이 써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노린건지는 모르겠지만 문체가 살짝 불안합니다. 이것 또한 거침없는 서사가 커버를 해주니 그냥 넘겨도 좋을 문제입니다. 

 

이야기


한국 독자들은 사실 한국문학을 잘 읽지 않습니다. 학창시절에 주입식 교육으로 한국문학을 접한 지옥같은 기억도 한몫하고 이상하게 한국문학은 재미가 없다는 얘기가 많아서 애초에 읽지를 않습니다. 음-- 일단 제가 이 부분에 동의를 해야할지 아니면 안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전자쪽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책을 읽는 그런 풍토가 많이 사려졌고 책보다 재미있는 매체가 우리나라에는 훨씬 많죠. pc방이 발달이 엄청나니깐 다들 게임을 하러 갈겁니다. 사실 한국문학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지금이야 미문주의? 이게 문단을 꽉 잡고 있어서 이야기 자체가 아주 빈약합니다. 신경숙 소설가가 미문작가 대표적입니다. 미문을 빼고보면 이야기, 서사부분은 취약합니다. 미문을 억지로 쓰려고 하는 한국문단 때문에 일반 대중 독자들이 하 씨팔 이게 무슨말이야? 하고해서 재미가 없네 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한국문학 독자들이 좋아하는 작가를 보면 현대작가가 많이 없습니다. 그러니깐 젊은 소설가가 많이 없습니다. 아직도 예전 소설을 읽고 한국 대표작가라고 외국에 말하고 다니죠. 그게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과거 대단한 문호들을 잇는 소설가가 나와야 하는데 나오기는 커녕 아직도 과거에 빌붙어서 한국문학은 사실 재밌어! 라는 자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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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제가 이야기 얘기를 했냐면, 열등의 계보 작가 홍준성 작가가 문학은 서사다! 라는걸 엄청 강조합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열등의 계보는 대한민국의 유행을 잘 타고난 소설인거 같습니다. 한 때 국제시장과 같은 대(代)를 말하는 이야기들이 열풍이 불었습니다. 열등의 계보는 한 가문의 4대(代)를 걸쳐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정말 재미있는게 인물들 하나하나 쓸모없는게 아니라, 언젠가는 꼬이고 꼬여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다는 겁니다. 문학에서나 비문학에서나 쓸모없는 문장은 없습니다. 열등의 계보는 쓸모없는 이야기가 없다는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명의 인물들이 겹치면서 결국 하나의 파국을 갖고 오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사는가' 이 문장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자기의 인생이 무엇인지, 자기 인생을 살려고 발버둥 칩니다. 하지만 이 문장이 우리를 사유의 늪으로 데려가듯이 인물들은 비극의 늪으로 점점 빠집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 하였습니다. 우리가 책을 통해 4대(代) 이야기를 보면 참 희극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까지 읽고 책을 덮고 난 후에는 나도, 아니 우리도 비극을 가장한 희극 무대에 서있는 인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훈 작가의 말대로 책은, 문학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남의 생각과 인생을 엿보면서 우리는 보기 싫어도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식할 때가 많습니다. 삶의 경험이 축적될때 비로소 깨달음이 온다는 말은 아주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희극이라고 착각하고 물렁하게 생각하게 되면 삶의 활력은 없어집니다. 삶을 비극으로 깨닫고 희극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희극의 주인공이 되려는 노력이, 삶을 만들고 우리를 이끌어주지 않을까요? 그 쓸모없는 책들 속에 비극을 읽으면서 우리는 느껴봅시다. 희극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