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발췌)

현재 정암학당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젝트는 희랍어 원전 플라톤 전집 번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플라톤의 희랍어 원전 전집이 번역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뿐이다. 2007년 < 알키비아데스 > , < 뤼시스 > 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4권이 나왔다. 애초엔 2010년까지 30여권의 전집을 완간할 계획이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늦어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나칠 정도의 성실성이다. 1~2명의 번역자가 책에 이름을 올리긴 하지만, 이들의 작업은 사실상 '공동 번역'이다. 대표 번역자가 초벌 번역을 해오면, 연구원들이 모여 한 줄씩 읽어나가며 오역의 가능성을 줄인다. 읽기 쉽고 명확한 말을 고르고 또 고른다. 이 과정에 초벌 번역보다 몇 배의 시간이 걸린다. 이런 식의 공동 번역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생계다. 연구원들은 대부분 박사학위를 갖고 있거나 희랍어 번역에 능통하지만, 대학의 정규직 교수가 아닌 경우가 많다. 잘한 번역보다 못 쓴 논문을 더 인정하는 한국 대학들의 관행이 연구원들의 고달픈 생활에 한몫했다. 번역이냐 논문이냐는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전자를 택한다면 대학에서 자리잡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희랍어, 라틴어를 비롯해 4~5개 언어를 익혀야 하고 기원전 4~5세기 글과 씨름해야 하는 고대 철학은 철학계 내부에서도 인기가 없는 편이다. 전공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학당장은 "대학이 고대 철학으로 응용할 수 있는 교양 분야는 활용하려고 하면서도, 그 원재료를 내놓는 철학과는 고사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ttp://v.media.daum.net/v/20130307222208821


이 분들 고생하시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