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서성한 문관데 애들이 책을 안 읽음.
연고대 애들도 물어보니까 안 읽음.
서울대는 좀 읽는다더라고? 여윽시.
대학생 1년 평균 독서량 권수로 10권 미만 시대임.


경쟁력 제고하려면 책 읽을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할 수 있는데,
애초에 책 읽는 사람들은 공부 시간 쪼개서가 아니라 남들 폰질/겜질/흡연질 할 시간에 하는 거. 효용충들 생각과 달리 독서가 휴식의 영역에 들어가 있어서 그럼. 휴식 시간 머리를 인터넷 똥글로 채운 사람 vs 책으로 채운 사람(비문학이든 문학이든), 그 차이는 당장은 안 나도 누적되면 눈에 띌 거라고 생각함. 1차적으로 어휘력, 독해력, 문장구사력, 맞춤법, 문법에서, 2차적으로 논리, 철학에서 그 차이가 있을 것임. 예전에는 집에서 할 게 없으니 죄다 책을 봤지만, 요즘은 공부 좀 한다는 놈들도 책을 잘 안 봄. 그래서 독서가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거지.  

내가 독서 부심을 부린다? 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올해 독서를 시작한 독린이 중 독린이임. 또한 독서는 아무나 쉽게 시작할 수 있음. 진입장벽이랄 게 딱히 없잖아? 심지어 나라에서 제발 책 좀 읽으라고 소득공제도 해주고 도서관도 막 지어. 도서정가제는 음 패스하자.

나는 효용충들 심리를 잘 앎. 남고를 나왔고, 고등학교 땐 이과였어. 쉬는시간에 소설 읽는 애가 있으면 꼭 “비문학도 아니고 그걸 왜 봄? ㅋㅋ” 소리를 듣곤 했어. 얘네 사이에서 자라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문학은 물론이고 그냥 책 자체를 멀리하게 되더라. 그런데 어느 날 폰질을 하는데, 이런 글을 본 거야. 최고의 소설 도입부 탑10이었나? ‘나를 이스마엘이라 불러라’,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살았습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민음사판 왜 눈의 고장인데 십새들아). 퍄...... 이과 친구들과 노느라 거의 죽어가던 감수성을 제대로 불타오르게 했고, 저 소설들만큼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한 건 대학생이 되고 나서긴 했지만, 저게 결정적인 계기인 건 확실해.

무슨 말을 하고 싶냐? 효용충들은 그 마인드로 독서 시작 못함. 해도 재미 없어서 오래 못해.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온 사람은 그냥 그게 일상이고 휴식이야. 반면 나처럼 늦게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은 대체로 어떤 계기가 있을 텐데, 그 계기 중에 효용 따윈 없어. 나처럼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봤거나, 우연히 책 한 권을 봤는데 그게 너무 재밌어서 다른 책들도 계속 보게 됐거나.

효용충이고 꼭 독서를 시작하고 싶다면, 일단 너한테 가장 재밌는 책부터 읽어.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효용성이 있든 없든. 그 책부터 시작하는 거임. 그렇게 차근차근 책을 쌓아나가며 독서에 재미를 붙이면 효용성 따위는 까맣게 잊게 돼 있음. 그런데 독서가 효용성이 분명히 없지 않잖아? 효용성을 잊어야 독서를 할 수 있고, 그렇게 독서를 하다보면 (부분적으로) 효용성을 성취할 수 있다... 뭐 이런 소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