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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08년부터(엄밀하게는 그보다 조금 전부터지만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기준으로) 18년까지의 세계를 조망하며
경제 위기가 왜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터질 위험이 있던 것이었는지,
이 위기가 어떻게 유로존 사태로 이어졌는지(또한 유로존 사태가 경제학적으로 어떻게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동일했는지),
그리고 아직까지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현대까지 이 위기가 어떻게 정치적/지정학적으로 다양한 양상을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준다.
신케인즈주의를 기반으로 경과를 분석하는 경제학 서적이지만,
사태에 대한 경제적 분석 뿐 아니라 그와 연결된 역사적 배경과 지정학적 갈등 등을 함께 이야기하는 정치/역사서에 가깝다고 본다.
실제로 경제 위기의 경과와는 별개로 이 경과 과정에서 어떻게 수많은 국가의 정권들(특히 최후반에 한 장을 통째로 다시 할애하는 미국)이
사람들의 신뢰를 잃었는지를 이야기하고 그 결과 다양한 국가들에서 어떻게 극단적인 정권이 수립될 수 있었는지 역시 이야기한다.
동일 저자의 <대재앙: 1차 세계대전과 국제질서의 재편 1916-1931(Deluge: The Great War and the Remaking of the Global Order 1916-1931)>을
읽어보고 싶었지만 번역이 되지 않은 관계로 잡았던 책인데 생각보다 훨씬 알차고 생각 못한 측면들을 부각시켜줘 즐거웠다.
미묘한 것은, <대재앙>이 1차 대전 이후 극단적 허무주의가 가득한 유럽 대륙을 미국이 어떻게 휘어잡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들었는데
<붕괴> 역시 저자가 (그 책에서 아마도 주장했을 것이라 생각되는) 20-30년대의 재앙을 미국이 해결해낸 과정과
08년~10년대의 경제 위기를 미국이 대처한 것을 대조시키듯 이야기한 다음, 그런 미국이 어떻게 10년대에 변덕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줬는지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아마도 본인의 책에서 이야기한 '다극화 시대'를 전혀 바라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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