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이책이 좋아. 물론 책의 용도는 글을 읽는거고 간편함과 휴대성 등등 전자책이 훨씬 우월한건 맞아. 그런데도 종이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독붕이들은 다 알꺼야. 나는 매장가서 직접 사는걸 선호하는데 이 책 저 책 스쳐가면서, 종이향을 직접 맡으면서 끌리는 책을 찾는 과정도 독서의 과정이라고 생각해. 거기엔 후기도 적혀있지 않고 목차도 볼 수 없으며 보이는 거라곤 빤딱빤딱 거리는 말끔한 표지 밖에 없지만 사기 전 기대와 두근거림은 택배로 주문하거나 폰으로 결제해서 읽는거에선 절대 느낄 수가 없거든 빨리 집에가서 읽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지적인 나를 상상하면서 품에 살며시 안고 지친 몸 끌어서 손 씻기도 전에 행여나 책이 다치지 않을까 조심조심 비닐을 뜯지. 커터칼로 자르다가 책에 상처나면 내 심장이 아플 정도야.
그렇게 새끼강아지 다루듯이 겨우 꺼내면 처음 몇 줄 읽고 재밌다고 생각하면서 얼른 손씻고 책상 치우고 책갈피 꺼내서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의지로 몇 분, 몇 시간이고 책상앞을 지키지. 읽다보니 목 마르니까 레쓰비도 사오고, 출출하니까 후레쉬팡도 조금 준비하고,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이제 막 있을곳에 온 책향기를 맡으면서, 왠지모르게 내가 똑똑해진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면서, 그저 조용히 나와 책만이 이어진 세계에서 푹신함을 느끼는건 종이책 만이 가능하지 않을까?
글이 너무 길어졌네. 새벽감성 맞고 흑역사될 글좀 써봤어. 독붕이들 잘 자구 책 많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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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갬성...
전자책 누워서 읽을수 있는게 참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