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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며, 보들레르와 플로베르에서부터 태동한, 아니, 길게는 중세 음유시인들로부터 태동한 <모더니즘>의 시대도 어느새 그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선배 모더니스트들도 죽고, 1세대 모더니스트들도 하나둘씩 죽거나 틀딱이 되어갔으며 2세대마저도 더는 새롭지 않게 되며 마침내 모던의 시대도 끝나가려고 할 때,


마지막에 가장 화려하게 빛나듯, <최후의 모더니스트>라 불리는 한 작가가 <모더니즘>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다.


물론, 그가 정말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거나, 가장 나중에 나온 자는 아니었으나, 그만큼 <최후의 모더니스트>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자도 없었다.


왜 갑자기 마지막 모더니스트를 이야기하냐고? 

아직 나오지도 않은 작가도 많은데 벌써 때려치우려는 건가라고 생각한다면, 마지막 작가를 마지막으로 이야기해야한다는 편견을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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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년, 머피들의 고장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샘 '머피' 바클레이는 프랑스에서 이주한 신교도들, 일명 위그노의 후예 집안에서 태어났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샘은 골수 카톨릭이 판치는 아일랜드에서 소수자에 가까운 신교도 집안이었고, 이를 믿었다.

이런 점은 같은 아일랜드의 대선배이자 신교도 집안에서 자란 예이츠와도 왠지 모르게 겹치는데, 위그노 조상을 둔 배경은 알게 모르게 미래의 머피 '샘'이 쓸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대체 이 샘 바클레이가 누구냐고? 물론 바클레이는 성이 아니라, 중간 이름이다.


참고로 샘의 아버지는 윌리엄 베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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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뮤엘 바클레이 베켓, 오늘날은 그냥 간단하게 사뮈엘 베케트로 알려진 소년은 비교적 평범하게 자라난다.


공부야 그럭저럭 잘 했고, 아버지의 일도 돕기도 하고 또 음악을 잠깐 배우기도 하고 이것저것 한다.


운동도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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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대학에선 대학 크리켓 팀의 주전으로도 활약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머피는 몸을 쓰기 보단 머리를 쓰는 쪽에 더 관심을 가진다.


아일랜드에서 프랑스 조상을 둔 기이한 집안에서 태어난 까닭일까?


머피는 이 모든 것에 관심을 가졌다.


가령, 아일랜드인들을 가리키는 '머피'에 관하여, 자신의 첫 장편 <머피>를 쓴다는 점을 보면, 아일랜드는 그와 언제나 떼어놓을 수 없는 무언가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불어에도 관심을 가진다.



그리하여,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 입학했을 때, 베케트는 영어, 불어 그리고 이탈리아어와 관련 문학을 전공한다.


'존재=지각'을 주장한 극단적인 아일랜드의 경험주의자 조지 버클리를 공부하였고, 나중엔 아예 통째로 버클리 사상에 관한 영화 시나리오까지 쓴다.


또한 그 당시 핫했던 베르그송을 공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들의 사상은 그의 작품 세계의 근간이 된다.


하지만 왜 뜬금없이 이탈리아가 등장했을까?


미래의 독자들에겐 불행하지만, 사실 이탈리아는 베케트의 가장 중요한 밑바닥이자, 때론 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이탈리아를 알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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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모 레오파르디의 시와 글, 그리고 사상은 베케트에게 크나큰 감명을 주었고, 레오파르디 편에서도 이야기했듯, 베케트는 레오파르디의 직계 후손격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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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학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철학자 지암바스타 비코에도 우리의 베케트는 심취하였다.


불행하게도 이 이탈리아 철학자는 어떤 모더니스트에게도 크나큰 감명을 주어 오늘날까지 악명을 떨치고 있는데, 조금만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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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설을 주장하다가 화형당했다, 그래서 갈릴레이에게 충격을 주었다는 걸로 유명하여 왠지 모르게 과학자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철학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이유로 그런 걸 주장했던 이탈리아의 사상가 지오다르노 부르노 또한 베케트가 심취한 이였다.


얼마나 심취했는지, 나중에 자신의 첫 출판 글의 상당수는 부르노에 관한 글이었다. 물론 이 첫 출판 글은 비코에 관한 글이기도 했는데, 대체 뭐길래 그러냐고?


그것도 조금만 기다리자.


단테? 말할 것도 없다. 


단테....그는 유럽의 신이야...!!!! 신곡 펀치! 신곡 펀치!!!

번역본 밖에 못 읽던 유럽 작가들도 빨아재끼는데, 이탈리아 원문으로 읽는 베케트야 당연히 좋아죽었다.


공부는 잘 했다. 최우수학생으로도 뽑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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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한 베케트는 잠시 북아일랜드에서 대학 강사를 하며 살아가지만,


우연치 않게도 그에겐 프랑스로 갈 기회가 찾아왔다. 


파리 한 대학에서 영어 강사로 고용된 것이다. 아일랜드 촌놈 베케트는 그대로 자신의 조상들의 고향 프랑스로 넘어간다. 


그곳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여러 친구들도 사귀며 평온하게 시간을 보낼 것만 같았다. 작가를 꿈꾸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문학 청년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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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가 직장에서 사귄 아일랜드 친구이자 시를 쓴다던 토마스 맥그리비가 한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맥그리비 또한 아일랜드 문학 모더니스트이기도 하다, 참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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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내가 정말 죽여주는 사람, 아니...선배님을 소개시켜줄게."



어쩌면 우리의 샘이 대학에서 기괴한 이탈리아 철학자와 작가들에 심취하고, 아일랜드 촌놈으로서 파리 한 복판에 온 것은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맥그리비가 소개시켜준 이는 베케트의 잃어버렸던 '아버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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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your f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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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출신이라고? 이탈리아를 좀 알아? 비코도 좋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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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1928년, 베케트는 자신의 잃어버린 아버지, 제임스 조이스와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대중적으론 알려지지 않았을지 몰라도, 당시 조이스는 일명 문청들에겐 신과 같은 존재였다.


더군다나 아일랜드에서 온 문학 청년에겐 아일랜드산 조이스는 신이자 아버지 그 자체였다.




조이스 또한 이 영특한 어린 아일랜드 친구를 아주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나이조차 자신의 아들뻘이었다. 실제로 베케트는 조이스의 아들보다 한 살 아래였으니까.


거기에 한때 이탈리아에 살았고, 이탈리아 문학도 좋아하고, 당시에 이미 '비코의 철학'을 밑바탕으로 하는 <진행중인 작품>을 쓰고 있던 조이스에게 있어


아들뻘 되는 이 재능많은 청년은 여러모로 자신과 너무나도 잘 맞는 이였다.




이후 어린 베케트는 그대로 조이스의 비서로 납치되지만, 사실상 유사 부자 관계에 가까웠다.


더욱이 어린 베케트는 이러한 신과 같은 조이스의 거대한 영향력에 흠뻑 빠져 헤어나올 줄 몰랐다.


조이스 또한 이러한 베케트와 더욱 깊은 관계를 원하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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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케트야, 이젠 너도 진짜 우리 가조쿠가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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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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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너 좋아한대."





어린 베케트는 조이스와 그 동안 무슨 관계를 가졌던 것인가?


우리의 베케트는 조이스와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께속.





모더니스트의 기묘한 모험


- 20세기 최고 시인 예이츠의 환상록과 자서전 읽으쉴?

- 프루스트와 조이스의 자존심 강한 제자 대결

- <율리시스>는 어떻게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는가?

- 냉혹한 이탈리아의 마피아 작가

- 폴란드식 기묘한 모더니즘 작명법

- 조이스의 기묘한 유언

-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

- 유교 탈레반은 파시즘을 꿈꾸는가? (1), (2)

- 뿌슝빠슝 안아키를 하던 극작가가 있다?!

- 위대한 피츠제럴드 (1), (2)

- 아일랜드인들의 아름다운 전통이란?

- 본인 오늘 마초 되는 상상함

-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약이 필요한가?

- 냉혹한 남아공의 파시스트

- 모더니스트란 누구인가?

- 그렇다면 모더니즘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공무원

- 오 빅보스 마이 빅보스

- 작가는 권력가를 꿈꾸는가?

- 토끼공듀의 삶

- 오 캡틴 마이 캡틴

- 양키인 내가 대영제국 시민?

-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것은?

- 오늘은... 바람이 소란스럽

- 테에에엥 마망 (ᗒᗣᗕ)՞

-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 슈르레아아아아알 - 다다다다(2)

- 초현실대전 - 다다다다다슈르레아아아알(3)

- 1억의 비명을 대신 쏟아내는 지친 입

- 자동차박이들의 찬가

- 특성 없는 제국, 특성 있는 남자

- 나보코프가 뽑은 4대걸작을 알아보자

- 켈트의 동정 대마법사 (1)

- 너 나 지큼 동정해?

- 연극이여 신화가 되어라

- 부조리를 기다리며

- 주나, 살아있니?

- 나치참기 LV 99

- 독일 소설은 어떻게 노잼의 대명사가 되었는가?

- 밤 끝으로의 파시즘 여행

- 잔혹한 위뷔가 지배한다

- 베케트는 배우들을 좋아해

- 내가 엠마 보바리다

- 하늘에선 시인의 왕, 그러나-

- 뿌슝빠숑! 비트겐슈타인이 찬양하던 시인이 있다?!

- "대충 알았다 너희들의 레벨"

- 영국적인, 가장 영국적인

- 모더니스트들이 즐기던 게임

- 레닌이 매료되고 스탈린이 반한 참된 시인

- 러시아에서의 흑사병 연대기

-"사실 할로윈이란 것도 아일랜드에서 온 거거든요."

- 조이스가 매료되고, 쇼가 반한 민중의 적

- 트렁크 속에 우주를 숨긴 남자

- 안데스에서 온 전령

- 달리야, 나도 순정이 있다.

- 원고는 불타지 않는다

- 만델스탐의 노래

-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 악어들의 거리

-저를 슈베이크라고 소개시켜주시겠어요?

- 독일인이 오리라

- 혁명가는 모더니즘을 꿈꾸는가?

-광기....모더니스트의 오랜 친구여

-키메라의 절망

-소리와 분노로 가득한 백치의 이야기

-오 멋진 신세계여

-루마니아로 보내줘

-디오니소스와 소피아

-전쟁과 평화

-과거와 미래 사이의 기묘한 막간극, 혹은 긴 여로

-크리스마스엔 캣츠를!

-스트린드베리와 지옥불 극장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이미지즘 전쟁

-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모더니스트의 선조들

-지나간 모더니스트는 어디에 있는가

-셰익스피어와 사라진 연극들 - 영국 르네상스 (1)

-고래박이 멜붕이의 삶 (1) (2) (3)

-단테....쇼펜하우어, 니체.....베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