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여기들어오는 갤러중에 모르는 사람이 있을거리곤 생각하지 않지만 설명을 위해 우선 파스칼의 내기가 뭔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파스칼의 내기란 프랑스의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이 제시한 기독교 변증법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이 존재하지 않지만 신을 믿을 경우 (신 없이는 죽음이 끝이라는 가정 하에)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신이 존재하고 신을 믿으면, 다시 말해 옳은 선택을 했다면 영원한 행복을 얻게 되는 것이다. 반면 신이 존재하지 않고 신을 믿지 않는다면 (마찬가지로 죽음이 끝이라는 가정 하에) 얻는 것이 하나도 없으나 신이 존재하는데 신을 믿지 않으면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오, 언뜻 보기에는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특히 죽기 직전의 사람들이나 종교에 거부감이 없는 비신자들에게는 유혹적일 법하다. 하지만


저 논증에는 여러 가지의 허점이 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첫 번째로 저 주장의 가정을 점검해 보자. 신을 믿을 때 잃을 것이 정말 없는가? 신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신을 믿을 경우에 


잃을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종교 교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그리고 의미없는-금기를 지켜야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잃는 


시간, 심각하게 종교에 빠질 경우 잃게 될 돈이나 인간관계 등 잃을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여기에 신이 존재하고 신을 믿을 경우에 그 신이 


신자를 구원해 줄 것이라는 가정도 틀릴 수가 있다. 신이 신자를 지옥에 쳐넣는 것을 즐기고 불신자에게 구원을 선물하는 성격이 좀 꼬인 


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 더해서, 사후의 보상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이 존재할지 아닐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있을 때 


대가를 치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일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미래에 얻을지 그렇지 않을지 모를 10억원을 위해 내 수중에 있는 


10만원을 포기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까?


 두 번째로, 기껏 신을 열심히 믿다가 죽었더니 사후에 만난 신이 다른 경우를 들어 반박할 수 있겠다. 다음 짤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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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서 구원받을 거라고 생각했던 불신자를 가네샤가 반겨주고 있다.


세계에는 당연히 기독교 외에도 수많은 종교가 있고, 상당수의 종교는 각자의 신과 내세관을 가지고 있다. 과연 어느 신이 정답인가? 


현재까지 어떤 종교도 자신이 믿는 신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한 적은 없고, 어떤 신이라도 신자에겐 충분히 있을 법한 신일 것이다.


설령 파스칼의 내기에서 제시된 가정을 받아들이더라도, 어떤 신을 믿어야 가장 구원받을 확률이 높은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그리고 신이 여러


개체일 경우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사후세계에서 만난 신이 자신이 믿는 신과 대립하는 신이라면?


마지막으로, 과연 저런 식으로 생각해서 믿는 것을 참된 신앙이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 특히, 파스칼의 내기가 기독교 측에서 나온


주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저 논리는 신성모독적이라고도 할 법하다. 신실함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신이 저런 타산적인 믿음을 반길까? 


과연 저런 믿음으로 구원받을 수 있을까? 본인은 빡친 야훼가 저런 논리를 펼치는 신도들을 다 지옥에 쳐넣어버려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논리를 펼치는 자들은 그들의 신이 호구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들은 그들의 신이 십계명으로 지시했던 것을 잊어버린 것일까.


 신이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다면 정직한 회의주의자(무신론자)보다 날조된 신앙을 더 좋아하진 않을 것이다.


이상으로 볼 때 파스칼의 내기는 매우 허점이 많은 논증이라고 생각된다. 이 논증에 설득되어 종교생활을 하게 된 사람이 있다면 그 선택을


제고해보는 것이 '옳은' 선택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