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녁이 가까웠는데, 이곳은 집과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황량한 곳이고, 그늘이 지고 축축한 곳입니다. 얼마 안 있어, 여기서는 저희들이 볼 수도 없고 걸어 다닐 수도 없게 될 것입니다. 달은 늦게 뜹니다. 사람들을 돌려 보내셔서 다리케아나 요르단강 근처 마을들에 가서 음식을 사고 잘 곳을 찾게 하십시오.” 조금 전에 그애가 율법학자의 아들과 다른 어린이 둘과 같이 왕놀이를 하면서 꽃으로 관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륵지암을 거의 동시에 찾아냈다. 아이는 식량이 든 배낭을 어깨에서 허리로 비스듬히 메고, 머리에는 참으아리의 긴 덩굴을 메고, 허리에는 참으아리 덩굴 허리띠를 맸는데, 거기에서는 검 대신으로 부들이 매달려 있다. 칼밑은 부들 전제로 되어 있고, 칼날은 부들대로 되어 있다. 마륵지암과 함께 같은 차림을 한 어린이 일곱 명이 있다. 그들은 율법학자의 아들을 따라다니는데, 이 아이는 많이 고통을 당한 사람다운 매우 사려 깊은 눈을 가진 대단히 가냘픈 어린이로, 다른 아이들보다 더 화려하게 꾸며져서 왕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어린이들도 그를 따라온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이내 꽃줄 장식을 한 어린이들에게 둘러싸이신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쓰다듬어주신다. 그동안 필립보는 배낭에서 빵이 있고 그 가운데 큰 생선 두 마리, 2킬로그램 혹은 조금 더 되는 생선이 들어 있는 꾸러미를 꺼낸다. 열일곱, 아니 마나엔까지 치면 열여덟 명이 되는 예수의 일행에게도 부족한 양이다. 그 음식을 선생님께 가져온다. ”예수께서는 여전히 당신 곁에 남아 있는 율법학자를 똑바로 들여다보시며 물으신다. 거의 5천명이나 되는 사람을 배불리 먹이실 생각입니까?” 그리고 율법학자는 꽤 작은 바구니를 가지고 돌아온다. 그가 믿었기 때문에 또는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가장 크다고 생각 되는대로 골라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율법학자는 잠시도 눈을 예수에게서 떼지 않는다. 그런 다음 예수께서는 빵 다섯 개를 쪼개서 열여덟 몫을 만드시고, 생선 두 마리도 마찬가지로 열여덟 몫을 만드신다. 예수께서 생선 한 조각을, 아주 작은 조각을, 바구니마다 넣으시고, 빵 열여덟 덩어리를 가지고 한입에 들어갈 만한 크기로 쪼개신다. 덩어리 하나하나를 여러 입거리로 쪼개신다. 그 조각들은 비교적 많아서 스무개 가량 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이렇게 쪼개진 다음 빵 덩어리 하나하나가 생선 조각과 함께 바구니에 넣어진다. 그는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것처럼 걷는다. 사도들과 제자들과 마나엔과 율법학자는 마륵지암이 가는 것을 바라다보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를 모른다.… 그러다가 바구니를 들고 머리를 흔들면서 서로 말한다. 좀 저쪽 나무가 없는 곳은 아직 꽤 밝은데, 예수께서 계신 나무 그늘 밑에는 그리 환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로 가서 나누어주기 시작한다. 그들은 주고, 주고, 또 준다. 그들은 점점 더 멀리 가면서 놀라 이따금씩 예수 쪽을 돌아다본다. 예수께서는 팔짱을 끼고 나무에 기대어 서시어 그들의 대경실색을 보시고 빙긋이 웃으신다. 그는 그 많은 가엾은 어린이들의 손에 빵과 생선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 기뻐서 싱글벙글한다. 예수께 돌아오는 것도 그가 제일 먼저이다. 이제는 사라진 추억 속에서나 그럴 뿐 야윈 얼굴이 아니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면서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를 쓰다듬어 주시니 그 어린 얼굴에 다시 환한 미소가 돌아온다. 마륵지암은 탁 믿고, 그의 선생님이요 보호자이신 예수께 몸을 기댄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웅변보다도 더한 행동을 한다. 무릎을 꿇고 예수의 옷자락에 입맞춤을 하는 것이다. 그동안 배부르게 먹은 사람들은 그들의 느낌을 서로 말한다. 예수 둘레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마륵지암을 바라다보면서 감히 말을 한다. 마륵지암은 생선을 마저 먹으면서 다른 어린이들과 장난친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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