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밸런스의 세상임
이게 주역에서 그리 강조하던 음양이론 아니겠음?
양이 있으면 음이 있다 = 이게 태극의 개념이잖아
태극이라는 건 어떤 극과 극이 서로 맞물려 움직인다는 개념이야
그래서 사회가 평화로우면 반드시 전쟁이나 사고가 터지는 거임
그리고 전쟁이나 사고가 장기화되면 또 평화가 찾아오는 거고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태극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임
그래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나면 그 반대편에 있는 극단적인 생각으로 번지게 됨
죽고 싶은 마음은 극단적인 마음이지만, 그 마음을 버텨만 내면 그 다음부터는 "에라이! 이왕 이렇게 된 거 똥꼬 빠지게 살아보자!"
라면서 새로운 극으로 치닫는 거라고
이처럼 세상은 저울의 세상임. 그래서 저울을 영어로 Balance라고 하는 거고
그런데 수행자들은 여기서 뭘 노리는 거냐
이 태극이라는 저울이 ㅡ 이런 식으로 평행상태를 유지하는 구간이 있어
이건 극과 극의 관점에서 볼 때 저기 끝까지 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 끝까지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래서 바로 이 상태를 불교에서 '무극'이라고 하는 거임
이 경지가 바로 우리가 흔히 아는 모든 것에 집착도 안 하고 심드렁하고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는 해탈의 경지와 일맥상통하는 거란 말야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뭐냐면
인간은 절대로 극한의 악으로 영원할 수도 없지만
인간은 절대로 극한의 선으로 영원할 수도 없다는 거임
인간 세상은 그따구로 설계가 되어 있는 거야
내가 아무리 선해지려고 노력해도 내가 악이 되든지 아니면 악한 상황이 찾아오든지 둘 중 하나야
그래서 선한 사람에게 꼭 이상하게 원하지 않은 악질적인 상황이 펼쳐지는 거고
그 반대로 똑같지. 악한 사람에겐 정의가 실현되잖아. 즉각적이진 않더라도
그러니 우리가 생각하는 대다수의 종교관에서 "사람은 무조건 선해져야만 한다"라는 공식은 사실 잘못된 해석인 거야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 왜 있겠어
도인들이나 종교쟁이들의 말에 따르면 "신이 일부러 그렇게 배치를 해놨다"라고 말을 해
왜냐하면 그래야 사람은 성장하니까.
어느 조직을 가도, 어느 회사로 이직을 해도 꼭 웬 또라이 한 명이 섞여 있는 이유는 그걸 통해 사람은 성장하기 위해서라고 해
그러니까 결국 내가 아무리 선해져봤자, 내 주변에는 성장을 위해 필요한 '필요 악'이 한 명씩 배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거야
내가 선한 사람이 됨으로써 내 주변 환경이 선해지고 내 삶은 선함으로 충만할 거라는 건 대단한 착각이라는 거지
그래서 중요한 건 인간은 절반이 선하고, 절반은 악하다는 사실을 그냥 인정하는 게 진리인 거야
이게 진리야. 태극의 원리가 작동하는 이상, 이 세상은 100% 선해질 수도 없고, 100% 악해질 수도 없는 세상인 거야
끝도 없이 이 사이에서 저울은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는 거지
그렇잖아? 우리가 한우 세트 사서 내 자식 배불리 먹이고 싶은 마음은 선함이지만
그 한우는 생명이고 그 생명을 도축한 결과로 얻은 선행이라는 건 왜 등한시 해?
우리가 자식에게 선한 부모로 남고 싶다고, 살생과 도축이라는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거잖아
그 선함이란 악을 통해 잉태되고, 악 역시 선을 통해 잉태되는 거야
마치 까뒤집으면 검은색이 나오고, 그 검은색을 또 까뒤집으면 하얀색이 나오는 고무공 같은 것이 진리인 거야
그래서 궁극적으로 우리는 극한의 선함을 추구해선 안 돼
그건 반드시 극한의 악행을 불러일으키니까
어쩌겠냐. 그게 인간 세상이고 지구 꼬라지가 설계된 형태인데.
그래서 상대성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야
상대적으로 선한 사람은 절대적 선함 입장에선 상대적 악 아니야?
100% 순수 하얀색인 사람 입장에서 99% 하얀 사람은 1% 시꺼먼 악질적인 사람인데?
진리라는 게 그렇다
인간은 인간이 선하지만 동시에 대단히 악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해
인간은 절대로 절대 선을 추구할 수가 없어. 그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보겠다는 모순이고, 이 세계의 구조를 무시하는 짓이야
조금 악해져도 돼
조금만 선해져도 된단 말야
중요한 건 이를 통해 내가 어제의 나보다는 그래도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는가이고
내가 그만큼 성장했는가일 뿐이야.
선함에 집착하면 '선민의식'이 생긴다. 우월주의가 생긴다고. 그렇게 되면 악이지. 히틀러와 나치 독일이 딱 그런 생각을 하다가 철퇴 맞은 거고
이 진리를 이해해라. 악해져도 된다. 인간은 악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만, 내가 악을 통해 과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했는지만 들여다 볼 수 있으면 되는 거다.
알겠냐? 세상의 진리는 저울이다. 누구도 절대 선이 될 수도 절대 악이 될 수도 없다. 그런 거야 말로 진짜 '미신'이지.
정말 좋은 글 영감 받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