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누가 만들지 않았다》

옛날 어느 날,

한 수행자가 마음 깊은 물음을 품고 외로운 산속으로 들어갔다.

하늘을 향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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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누가 만들었는가?

나는 왜 태어났고, 어디로 가는가?

오 창조주여, 이 모든 것을 지으신 분이여,

당신은 어디 계시며,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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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랜 세월 명상하며 창조주를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도해도, 그 마음의 빈칸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별빛보다 고요한 달빛이 계곡에 드리우고,

마치 꿈처럼 한 스승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 스승은 다정한 눈빛으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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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창조주를 찾고 있구나.

하지만 그대여,

창조란 인연의 한 점일 뿐이니라.

진정한 진리는 시작도, 끝도, 만드는 자도 없는 법.

『화엄경』에 이르기를:

‘일체제불과 일체중생의 심이 곧 법계이니라.’

이는 세상을 만든 누군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는 곧 진리의 드러남이라는 뜻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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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는 놀라며 물었다.

“그렇다면 진정한 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창조주보다 위에 있는 그 진리는 누구입니까?”

스승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손을 가리켰다.

그 손끝에 찬란한 빛의 불상이 떠올랐다.

바로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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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이 분은 우주의 본체이자 진리의 몸,

모든 부처의 근원이시다.

『화엄경』에서는 비로자나불을

*‘법계의 몸이요, 진리의 광명이며, 무량한 세계를 비추는 분’*이라 했고,

『대승기신론』에서는

*‘모든 만유가 법성에서 나오며, 그 법성이 곧 비로자나불이다’*라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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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는 ‘만드는 자’로 머무르나,

비로자나불은 ‘있는 그대로의 법’으로 존재한다.

그는 만들지도, 부수지도 않는다.

다만 인연 따라 드러나고,

인연 따라 모든 중생 안에 깃들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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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는 문득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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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나는 늘 누가 만들었는지만을 물었지만,

진리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며, 누군가의 창조도 아니다.

그것은 항상 거기 있었고, 지금도 나와 함께 숨 쉬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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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 손을 모아 무릎을 꿇고 진언을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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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르타야 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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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그는 더 이상 “누가 만들었는가?”를 묻지 않았다.

그는 『법화경』의 말씀처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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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불세존은 오직 일대사 인연으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불지견(佛知見)을 열어 보이고,

깨닫게 하시어 그 길에 들게 하려 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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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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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는 시작의 이야기이지만,

부처는 지금 이 순간,

나의 마음 안에 드러나는 진리 그 자체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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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은,

말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살아지고 체험되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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