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구뢰바왕(拘牢婆王)은 모든 신하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정전(正殿)에 앉아 존자 뇌타화라를 찬탄하였다.

“만일 뇌타화라 족성자가 이 유로타에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내가 꼭 가서 뵐 것이다.”

그리고 구뢰바왕은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서 유로타숲을 살펴보아라. 나는 사냥하러 나갈 것이다.”


사냥꾼은 분부를 받고 곧 유로타숲을 살펴보았고 거기서 존자 뇌타화라가 비혜륵나무 밑에서 니사단을 펴고 결가부좌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구뢰바왕과 여러 신하들이 정전에 같이 앉아 찬탄하던 그 사람이 지금 이미 여기에 있었구나.’

그때 사냥꾼은 유로타숲을 살펴본 뒤에 돌아와 구뢰바왕에게 가서 말씀드렸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저는 대왕의 뜻에 따라 유로타숲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대왕께서는 일전에 여러 신하들과 정전에 같이 앉아 이렇게 존자 뇌타화라를 찬탄하셨습니다.

‘만일 뇌타화라 족성자가 이 유로타에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내가 꼭 가서 뵐 것이다.’

바로 그 존자 뇌타화라 족성자가 지금 유로타 숲속 비혜륵나무 밑에서 니사단을 펴고 결가부좌하고 계십니다. 대왕이여, 보고 싶으시면 곧 가시지요.”


구뢰바왕은 이 말을 듣고 수레꾼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빨리 수레를 준비해라. 나는 지금 뇌타화라를 가서 뵐 것이다.”


수레꾼은 분부를 받고 곧 수레를 준비한 뒤에 돌아와서 말씀드렸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십시오. 수레 준비가 이미 끝났으니 대왕께서는 마음대로 하십시오.”


이에 구뢰바왕은 곧 수레를 타고 유로타숲으로 가다가 멀리서 존자 뇌타화라가 보이자 곧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존자 뇌타화라에게로 갔다. 존자 뇌타화라는 구뢰바왕이 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지금 당신 스스로 오셔서 앉고자 하십니까?”


구뢰바왕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내 경계에 와 있습니다만 나는 뇌타화라 족성자께서 저를 청해 앉게 하기를 바랍니다.”


존자 뇌타화라는 곧 구뢰바왕에게 청하였다.

“여기에 별도의 자리가 있으니 대왕께서는 앉으시오.”


이에 구뢰바왕은 존자 뇌타화라와 함께 앉아 문안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뇌타화라에게 말하였다.

“혹 가문이 쇠락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십니까? 만일 재물이 없기 때문에 도를 배운다면 뇌타화라여, 구뢰바왕 집에는 재물이 많습니다. 나는 그 재물을 내어 뇌타화라께 드리고 뇌타화라께 권하여 계를 버리고 도행을 그만두고 보시를 행하며 복업을 잘 닦게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뇌타화라여, 스승의 가르침은 매우 어렵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 또한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존자 뇌타화라는 그 말을 듣고 곧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대왕은 이제 부정(不淨)한 것으로 나를 청하는 것이지 청정하게 청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뢰바왕이 듣고 나서 물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청정하게 뇌타화라를 청하고

부정하게 청하는 것이 안 되겠습니까?”


존자 뇌타화라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이렇게 말씀하십시오.

‘뇌타화라여, 우리 나라 백성들은 안온하고 쾌락하여 두려움도 없고 싸움도 없으며 또한 형벌도 없고 괴로운 부역도 없으며 곡식은 풍족하여 걸식하기 쉽습니다. 

뇌타화라여, 우리 나라에 머무십시오. 제가 마땅히 법답게 보호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이렇게 하면 청정(淸淨)하게 나를 청하는 것이며 부정(不淨)하게 나를 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제 청정하게 뇌타화라를 청하고 부정하게 청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나라 백성들은 안온하고 쾌락하여 두려움도 없고 싸움도 없으며 또한 형벌도 없고 괴로운 부역도 없으며 곡식은 풍족하여 걸식하기 쉽습니다. 

뇌타화라여, 우리나라에 머무십시오. 제가 마땅히 법답게 보호하겠습니다.



또 뇌타화라여, 네 가지의 쇠함[衰]이 있습니다. 곧 쇠하고 쇠하기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병들어 쇠함[病衰]ㆍ 늙어 쇠함[老衰]ㆍ재물의 쇠함[財衰]ㆍ친척의 쇠함[親衰]입니다.


뇌타화라여, 어떤 것이 병들어 쇠함인가? 혹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병을 앓아 병이 매우 위중하고 고통이 극심할 때 그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오랫동안 병을 앓아 병이 매우 위중하고 고통이 극심하다. 나는 사실 욕망이 있지만 욕망대로 행할 수 없으니, 내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낫겠다.’

그는 그 뒤로 병들어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웁니다. 이것을 병들어 쇠함이라고 합니다.


뇌타화라여, 어떤 것이 늙어 쇠함인가? 어떤 사람은 나이 먹고 감각기관[根]이 문드러져 수명이 장차 다하려 할 때 그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나이 먹고 감각기관이 문드러져 수명이 장차 다해가고 있다. 내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낫겠다.’

그는 그 뒤로 늙어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웁니다. 이것을 늙어 쇠함이라고 합니다.


뇌타화라여, 어떤 것이 재물의 쇠함인가? 어떤 사람은 가난하고 궁핍하여 힘이 없을 때 그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가난하고 궁핍해서 힘이 없다. 내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낫겠다.’

그는 그 뒤로 재물의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웁니다. 이것을 재물의 쇠함이라고 합니다.


뇌타화라여, 어떤 것이 친척의 쇠함인가? 혹 어떤 사람은 친척의 종자가 끊어지고 죽어서 다 없어졌을 때 그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친척의 종자가 끊어지고 죽어서 다 없어졌으니 내 이제 차라리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낫겠다.’

그는 그 뒤로 친척의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웁니다. 이것을 친척의 쇠함이라고 합니다.


뇌타화라여, 옛날에 당신은 병이 없어 안온을 성취하고 평상시의 식도는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으며 순조롭고 안락하여 다른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먹고 마신 것은 안온하게 소화되었습니다. 

뇌타화라여, 그러므로 당신은 병의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뇌타화라여, 옛날에 당신은 나이 어린 동자로서 머리는 검고 말쑥하며 몸은 튼튼하고 건장하였습니다. 그때는 기생들의 풍류로써 스스로 즐겼고 몸을 치장했으며 항상 유희를 좋아하였습니다.

그때 친족들은 모두 당신이 도 배우기를 바라지 않았고 부모는 흐느껴 울며 걱정하고 번민하면서

당신이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웁니다. 

뇌타화라여, 그러므로 당신은 늙음의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뇌타화라여, 당신은 이 유로타(鍮蘆吒)에서 제일 큰 가문이며, 가장 훌륭한 가문이며 가장 높은 가문이라고 할 수 있으니 곧 재물을 말합니다. 

뇌타화라여, 그러므로 당신은 재물의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뇌타화라여, 이 유로타 숲속에는 재물과 세력이 많은 큰 친족들이 모두 존재하고 있습니다. 뇌타화라여, 그러므로 당신은 친족의 쇠함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뇌타화라여, 이 네 가지 쇠함 중에서 혹 쇠함이 있는 사람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제가 뇌타화라를 보건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게 할 만한 그런 쇠함은 도무지 없었습니다. 


뇌타화라여, 어떠한 것을 알고 보았으며 어떠한 것을 들었기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까?”



존자 뇌타화라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지자(知者)이시고 견자(見者)이신, 세존 여래(如來)ㆍ무소착(無所著)ㆍ등정각(等正覺)께서는 4사(事)를 말씀하셨습니다. 

저 또한 이 말씀을 좋아하고 마음으로 즐거워하였으며, 저는 그것을 보고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4사인가? 

대왕이시여, 이 세상에는 보호해 주는 자도 없고 의지하여 믿을 만한 자도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늙는 법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항상하지 않아서 마땅히 버려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은 만족할 줄 모르고 싫증낼 줄 몰라 이것에 애착하여 분주하게 부림당하고 있습니다.”



구뢰바왕이 물었다.

“뇌타화라여, 좀 전에 ‘대왕이여, 이 세상에는 보호해 주는 자도 없고 의지하여 믿을 만한 자도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뇌타화라여, 내게는 자손과 형제의 무리들이 있고 상군(象軍)ㆍ차군(車軍)ㆍ마군(馬軍)ㆍ보군(步軍)들은 다 활 쏘기와 말 부리기에 능하며 굳세고 용맹한 왕자인 역사(力士) 발라건제(鉢邏騫提)ㆍ마하능가(摩訶能伽)가 있으며 점쟁이가 있고 책사[策慮]가 있으며 계산하는 자와 글을 잘 아는 자가 있고 변론에 능한 자가 있으며 임금과 신하가 있고 권속이 있으며 주문을 가지고 주문을 아는 자도 있습니다. 그들은 어디서나 두려움이 있는 자가 있으면 능히 그것을 제지하여 줍니다. 

그래도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시여, 이 세상에는 보호해 주는 자도 없고 의지하여 믿을 만한 자도 없다’고 말하겠다면 뇌타화라여, 좀 전에 말한 것에는 어떤 뜻이 있습니까?”


존자 뇌타화라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제가 이제 왕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십시오. 대왕이여, 몸에 혹 병이 있습니까?”


구뢰바왕이 대답하였다.

“뇌타화라여, 지금도 내 몸에는 늘 풍병(風病)이 있습니다.”


존자 뇌타화라가 물었다.

“대왕이여, 풍병이 나서 매우 위중하고 고통이 극심할 때 대왕이여, 그때 저 자손과 형제와 활쏘기와 말 부리기에 능한 상군ㆍ마군ㆍ차군ㆍ보군과 굳세고 용맹한 왕자 역사 발라건제ㆍ마하능가와 점쟁이ㆍ책사ㆍ계산과 글을 잘 아는 자와 변론에 능한 자와 임금과 신하와 권속과 주문을 가지고 주문을 잘 아는 자에게 ‘너희들은 모두 와서 나를 대신하여 잠깐 이 못 견딜 고통을 받아 내가 병이 없이 안락을 얻게 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구뢰바왕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무슨 까닭인가? 내 스스로 업을 지어 그 업을 인연하여 혼자서 극심한 고통을 받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시여, 그러므로 세존께서

‘이 세상에는 보호해주는 자도 없고 의지하여 믿을 만한 자도 없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도 또한 이 말을 좋아하였고 마음으로 즐거워하였으며 나는 이것을 보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구뢰바왕이 말하였다.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시여, 이 세상에는 보호해주는 자도 없고 의지하여 믿을 만한 자도 없다’고 말한다면 뇌타하라여, 저도 이 말씀을 좋아하고 이 말씀을 마음으로 즐거워 할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 세상에는 진실로 보호해주는 자도 없고 의지하여 믿을 만한 자도 없기 때문입니다.”

구뢰바왕이 다시 물었다.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시여, 이 세상 모든 것은 늙는 법으로 향하여 나아간다’고 말한다면, 뇌타화라께서 좀 전에 말씀한 것에는 다시 어떤 뜻이 있습니까?”


존자 뇌타화라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제가 이제 왕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십시오. 만일 대왕의 나이가 24세 혹은 25세라면 대왕의 생각에는 어떠합니까? 그때의 민첩함[速疾]은 지금과 비교해 어떠하겠습니까? 그때의 근력과 형체와 얼굴빛은 어떠하겠습니까?”


구뢰바왕이 대답하였다.

“뇌타화라여, 만일 내 나이 24세 혹은 25세라면 나는 그때를 기억합니다. 민첩함이나 근력이나 형체나 얼굴빛이 저보다 나은 자가 없었습니다. 뇌타화라여, 나는 지금 아주 늙어 모든 감각기관은 쇠잔해졌고 목숨은 장차 다하려 하며 나이는 80이 꽉 차서 다시 일어날 수도 없습니다.”


“대왕이여,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은 늙는 법으로 향하여 나아간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는 이 말씀을 좋아하였고 마음으로 즐거워하였으며 나는 이것을 보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여, 이 세상 모든 것은 늙는 법을 향하여 나아간다’고 말한다면 나 또한 이 말씀을 좋아하고 마음으로 즐거워 할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진실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늙는 법을 향하여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구뢰바왕은 다시 물었다.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시여, 이 세상은 항상하지 않아서 마땅히 버려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뇌타화라께서 좀 전에 말씀하신 것에는 어떤 뜻이 있습니까?”


존자 뇌타화라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제가 이제 왕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십시오. 대왕이여, 대왕에게는 풍성한 구루국(拘樓國)과 풍성한 후궁(後宮)과 풍성한 창고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풍성한 구루국과 풍성한 후궁과 풍성한 창고가 있지만, 만일 유한한[時有] 법이 찾아와 의지하거나 좋아하고 즐거워할 수 없게 파괴하여 일체 세상의 것이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없다면 그때 풍성한 구루국과 풍성한 후궁과 풍성한 창고를 이 세상에서 뒷세상으로 가지고 갈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왜냐하면 나는 혼자로서 둘이 없고 또한 동무도 없이 이 세상에서 뒷세상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그러므로 세존께서 ‘이 세상은 항상하지 않아서 마땅히 버려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는 이 말씀을 좋아하였고 마음으로 즐거워하였으며 나는 이것을 보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시여, 이 세상은 항상하지 않아서 마땅히 버려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나도 또한 이 말씀을 좋아하고 마음으로 즐거워 할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 세상은 진실로 항상하지 않아서 마땅히 버려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시여, 이 세상 사람들은 만족할 줄 모르고 싫증낼 줄 몰라 이것에 애착하여 분주하게 부림당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뇌타화라께서 좀 전에 말씀하신 것에는 다시 어떤 뜻이 있습니까?”


“대왕이여, 제가 이제 왕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대왕이여, 대왕에게 풍성한 구루국과 풍성한 후궁과 풍성한 창고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풍성한 구루국과 풍성한 후궁과 풍성한 창고가 있지만, 만일 동방(東方)에서 믿을 만하고 맡길 만하며 세상을 속이지 않는 어떤 사람이 와서 왕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합시다.

‘저는 동방에서 왔습니다. 국토를 보건대 매우 풍성하고 즐거우며 백성들이 많습니다.’

대왕이시여, 대왕께서 그 나라 그곳의 재물과 백성과 부역을 얻을 수 있다면 대왕은 그 나라를 얻어 거느리고자 하겠습니까?”


“뇌타화라여, 만일 내가 그렇게 풍성한 나라와 거기에는 재물과 백성과 부역이 있는 줄을 알고 그 백성을 얻어 거느려 다스릴 수 있다면 나는 반드시 그것을 취하겠습니다.

이렇게 남방ㆍ서방ㆍ북방도 그러할 것입니다.”


“만일 큰 바닷가에서 믿을 만하고 맡길 만하며 세상을 속이지 않는 어떤 사람이 와서 왕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합시다.

‘저는 큰 바다 저쪽에서 왔습니다. 그 국토를 보건대 매우 풍성하고 즐거워 백성들이 많았습니다.’

대왕이시여, 대왕은 그 나라 그곳의 재물과 백성과 부역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나라를 얻어 거느리고자 하겠습니까?”


“뇌타화라여, 만일 내가 그렇게 풍성한 나라와 그곳의 재물과 백성과 부역이 있는 줄을 알고 그 백성을 얻어 거느려 다스릴 수 있다면 나는 반드시 그것을 취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이 세상 사람들은 만족할 줄 모르고 싫증낼 줄 몰라 이것에 애착하여 분주하게 부림당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는 이 말씀을 좋아하였고 마음으로 즐거워하였으며, 이것을 보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구뢰바왕이 말하였다.

“만일 뇌타화라께서 ‘대왕이여, 이 세상 사람들은 만족할 줄 모르고 싫증을 낼 줄 몰라 이것에 애착하여 분주하게 부림당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나 또한 이 말씀을 좋아하고 이 말씀을 마음으로 즐거워할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이 세상 사람들은 진실로 만족할 줄 모르고 싫증낼 줄 몰라 이것에 애착하여 분주하게 부림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존자 뇌타화라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지자(知者)이시고 견자(見者)이신 세존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저를 위하여 이 4사(事)를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 말씀을 알고 나서 마음으로 좋아하고 즐거워하였으며 이것을 보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이에 존자 뇌타화라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 세상 사람들 보건대

재물 두고 어리석어 보시할 줄 모르네.

재물 얻고도 다시 얻기 구하여

아끼고 탐내 재물 쌓기만 하네.


임금이란 자 천하 얻으면

그 능력 따라 다스리면 되는데

바다 안을 다 갖고도 싫증낼 줄 몰라

다시 바다 바깥까지를 구하네.


임금과 또 모든 백성들

욕심 못 버린 채 목숨 끝나면

머리털 산발하여 처자들 곡하며

아아, 괴로움은 항복받기 어렵다네.


옷을 입혀 땅에 묻거나

혹은 장작을 쌓아 불에 사르면

인연의 행을 따라 후세에 이르는데

다 사른 뒤에도 지혜의 생각 없네.


죽고 나면 재물도 따르지 않고

마누라 자식들과 또 종들과

그 많은 금ㆍ은 보화도 그러하니

어리석건 지혜롭건 또한 마찬가지네.


지혜로운 사람은 근심 품지 않고

오직 어리석은 이라야 슬픔을 안고 가네.

그러므로 지혜를 훌륭하다 하니

바른 깨달음의 길을 체득할 수 있다네.


‘가지자, 가지자’고 깊이 집착해

어리석고 미련하여 악을 행하며

법속에 있으면서 법 아닌 것 행하여

힘으로써 억지로 남의 물건 빼앗네.


지혜 적은 사람은 남을 본받아 익히고

어리석은 사람은 나쁜 일 많이 행하다가

태속으로 들어가 다음 생에 이르며

이렇게 끊임없이 나고 죽음을 받네.


이미 생명을 받아 세상에 나서

온갖 나쁜 일 혼자서 행하면

마치 도적이 다른 사람에게 포박 당하듯

스스로 악을 지어 해를 입는 것.


이와 같이 이러한 모든 중생들

여기서 죽어서 다음 생에 이르면

자기가 지은 그 업을 따라

스스로 악을 지어 해를 입는다네.


열매 익어 저절로 떨어지는 것처럼

늙건 젊건 다 이와 같아서

장엄과 아름다움 애욕을 즐겨하여

마음은 나쁜 색(色)을 좋아하여 따른다네.


욕심 때문에 묶여 해를 입고

욕심으로 말미암아 두려움 생기네.

왕이여, 나는 이를 보고 깨달아

이 사문의 미묘함을 안다네.


존자 뇌타화라가 이렇게 말하자, 구뢰바왕은 존자 뇌타화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