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한가?
어떤 사람이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이 나란타(那難陁) 안의 모든 중생을 하루 동안에 쪼개고 토막 내며 베고 도려서 하나의 고기 뭉치로 만들고 하나의 고기 더미로 만들 것이다.’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은 과연 이 나란타 안의 일체 중생을 하루 동안에 쪼개고 토막 내며 베고 도려서 한 고기 뭉치를 만들고 한 고기 더미를 만들 수 있겠는가?”
“아니오. 왜냐하면, 이 나란타 안은 매우 풍요롭고 즐거워 백성들이 많기 때문에 그 사람은 이 나란타의 모든 중생을 하루 동안에 쪼개고 토막 내며 베고 도려서 한 고기 뭉치를 만들고 한 고기 더미를 만들 수 없을 것이오. 구담이여, 그 사람은 한낱 매우 번거롭고 고단하기만 할 것이오.”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한가? 어떤 사문 범지가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고 큰 위덕(威德)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威神)이 있어 마음의 자재를 얻고서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한 번 성을 내어 이 나란타 안을 모두 불태워 재로 만들 것이다.’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한가? 그 사문 범지가 과연 나란타 안을 모두 불태워 재로 만들 수 있겠는가?”
“구담이여, 어찌 다만 한 나란타뿐이겠으며 어찌 다만 2ㆍ3ㆍ4의 나란타뿐이겠소? 구담이여, 그 사문 범지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어 마음의 자재(自在)를 얻었으므로 만일 한 번 성을 내면 능히 모든 나라와 모든 백성을 불태워 재로 만들 수 있는데 하물며 한 나란타뿐이겠소?”
“거사여, 너는 마땅히 생각해본 뒤에 대답하라. 그대의 말은 앞의 것은 뒤의 것과 어긋나고 뒤의 것은 앞의 것과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다. 너는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말하였다.
‘구담이여, 나는 진실하게 살고 있으니 진실하게 대답하겠소. 사문 구담이여, 오직 나와 함께 이 일을 토론합시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너는 혹 일찍이 큰 연못의 한가로움[大澤無事]ㆍ기린의 한가로움[騏驎無事]ㆍ사슴의 한가로움[麋鹿無事]ㆍ정적의 한가로움[靜寂無事]ㆍ빈 들판의 한가로움[空野無事] 등 한가로운 곳을 한가롭게 만든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구담이여, 내가 들어본 적이 있다.”
“거사여, 네 뜻에는 어떠한가?
그 누가 큰 연못의 한가로움ㆍ기린의 한가로움ㆍ사슴의 한가로움ㆍ정적의 한가로움ㆍ빈 들판의 한가로움 등 한가로운 곳을 한가롭게 만들었는가?”
우바리 거사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빨리 대답하라. 거사여, 빨리 대답하라. 지금은 잠자코 있을 때가 아니다. 거사여, 너는 이 대중 가운데서 스스로 말하였다.
‘구담이여, 나는 진실하게 살고 있으니 진실하게 대답하겠소. 사문 구담이여, 오직 나와 함께 이 일을 토론합시다.’”
이에 우바리 거사는 잠깐 동안 잠자코 있다가 말하였다.
“구담이시여, 제가 잠자코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다만 이 뜻을 생각할 뿐입니다.
구담이시여, 저 어리석은 니건은 잘 깨닫지도 못했고 잘 해득하지도 못했으며, 좋은 밭[良田]을 분별하지도 못했고 스스로 자세히 알지도 못했으면서 오랫동안 저를 속였고,
저는 그 때문에 그릇되게도 사문 구담에게 ‘몸의 형벌을 가장 무거운 것이라 주장하여 악업을 행하지 않게 하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하는데, 입의 형벌과 뜻의 형벌은 그보다 못하다’고 말했었습니다.
만일 제가 사문 구담의 말씀을 좇아 그 뜻을 안다면 선인(仙人)이 한 번 성을 내면 능히 큰 연못의 한가로움ㆍ기린의 한가로움ㆍ사슴의 한가로움ㆍ
정적의 한가로움ㆍ빈 들판의 한가로움 등 한가로운 곳을 한가롭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나는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저는 이미 해득하였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받아들이셔서 우바새가 되게 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몸을 마치도록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너는 잠자코 실행하되 의견을 공포하지 말라. 이렇게 훌륭한 사람은 잠자코 선행(善行)을 한다.”
“세존이시여,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세존에 대한 기쁨이 더욱 더합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거사여, 너는 잠자코 실행하되 의견을 공포하지 말라. 이렇게 훌륭한 사람은 잠자코 선행을 한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다시 다른 사문 범지의 제자가 된다면 그들은 곧 당번(幢幡)과 덮개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나란타에 명령을 내려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우바리 거사가 내 제자가 되었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거사여, 너는 잠자코 실행하되 의견을 공포하지 말라. 이렇게 훌륭한 사람은 잠자코 선을 행한다.’”
우바리 거사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모든 니건들이 우리 집 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세존의 4부대중[四衆] 곧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사(優婆私)만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저 니건들은 네 집에서 오랫동안 존경을 받았다. 만일 저들이 오거든 너는 마땅히 힘닿는 대로 저들을 공양하라.”
“세존이시여, 이 때문에 제가 세존에 대한 기쁨이 더욱 더합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거사여, 저 니건들은 네 집에서 오랫동안 존경을 받았다.
만일 저들이 오거든 너는 마땅히 힘닿는 대로 저들을 공양하라.’
세존이시여, 저는 이전에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마땅히 내게 보시하고 다른 이에게 보시하지 말라. 마땅히 내 제자에게 보시하고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지 말라. 만일 내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 복을 얻을 것이고 만일 다른 이에게 보시하면 큰 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 내 제자에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 복을 얻을 것이고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면 큰 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
“거사여, 나는 ‘마땅히 내게 보시하고 다른 이에게 보시하지 말라. 내 제자에게 보시하고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지 말라. 만일 내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 복을 얻을 것이며 만일 다른 이에게 보시하면 큰 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 내 제자에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 복을 얻을 것이며 만일 다른 이의 제자에게 보시하면 큰 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라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거사여, 나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이들에게 보시하고 마음대로 기뻐하라.
다만 정진(精進)하지 않는 자에게 보시하면 큰 복을 얻지 못할 것이며 정진하는 자에게 보시하면 반드시 큰 복을 얻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염려 마십시오. 제 스스로 니건에게 보시할 경우와 니건에게 보시하지 않을 경우를 알아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받아들이셔서 우바새가 되게 해주십시오. 오늘부터 몸을 마치도록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겠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우바리 거사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모든 부처님의 법과 같이 먼저 단정법(端正法)을 말씀하셔서 듣는 이가 모두 기뻐하게 하셨다.
곧 보시(布施)를 말씀하시고 계(戒)를 말씀하시며 천상(天上)에 나는 법을 말씀하시고 욕심을 꾸짖어 재환(災患)이라 하시고, 나고 죽음을 더러움(穢)이라 하시며 욕심 없음을 찬탄하셔서 미묘한 도품(道品)의 백정(白淨)이라 하셨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이러한 법을 말씀하신 뒤에 그가 기뻐하는 마음[歡喜心]ㆍ구족한 마음[具足心]ㆍ부드럽고 유연한 마음[柔軟心]ㆍ참고 견디는 마음[堪耐心]ㆍ위로 오르는 마음[昇上心]ㆍ한결같은 마음[一向心]ㆍ의혹이 없는 마음[無疑心]ㆍ덮임이 없는 마음[無蓋心]이 있으며, 능(能)하고 힘이 있어 바른 법을 감당해 받을 줄을 아셨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른 이치대로 세존께서는 곧 그를 위하여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말씀하셨다.
우바리 거사는 곧 그 자리에서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를 보았으니, 마치 흰 천이 물들기 쉬운 것과 같이 우바리 거사는 곧 그 자리에서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보았다.
이에 우바리 거사는 법을 보고 법을 증득해 희고 깨끗한 법[白淨法]을 깨달았으며,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다시 다른 높일 이가 없어 남을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이미 과증(果證)에 머물렀고 세존의 법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게 되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세 번째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원하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받아들이셔서 우바새가 되게 해주십시오. 오늘부터 몸을 마치도록 귀의하여 목숨을 다하겠습니다.”
만나고 있어 과정 중
말이 맞다 진리